태국음식의 고향을 찾아 떠난 여행 (4) 선전(심천)
후이저우역에서 선전동역까지는 고속철도 말고 일반열차를 타고 갔어요.
고속열차는 아니지만 편명 앞자리가 Z로 시작되는 직통특급으로 중간에 동관에서만 한번 정차하고 2시간 반정도 걸려 왔어요. 요금은 4천원 정도
내려서 보니 이 기차는 하얼빈 북쪽의 치치하얼에서 출발하여 41시간이나 달려 온거였네요. 와우~
1박에 4만원 정도 하는 호텔인데 지낼만 했습니다.
중국 이쪽 지방 숙소의 스탭들은 꽤 친절한편이에요. 왜냐하면 별점 5점을 받기 위해서죠.
체크아웃할때 별점5개 후기 좀 남겨달라고 부탁하는 곳이 꽤 있고요, 어떤 곳은 나중에 위챗으로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
숙소들이 대체적으로 가성비도 좋고 친절해서 괜찮았어요.
선전 첫날 저녁식사. 서로 다른 소고기 볶음덮밥 두개와 완탕국수
완탕과 면발 가는 밀가루 국수는 광동 중에서도 이쪽 광저우, 홍콩음식이에요.
완탕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훈뚠馄饨으로 부르던 만둣국이 이쪽 지방으로 전래 해온 것인데요, 만두피를 얇게 만들어 훌훌 잘 넘어가게 변형이 되었어요.
훈뚠馄饨은 광동 사투리로 완탄이라고 발음하는데 음식의 특성을 살려 같은 발음이지만 '구름을 삼키다'라는 뜻의 '완탄云吞'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태국에서는 이 완탕(완탄)을 '끼여우เกี๊ยว'라고 합니다. 사실 끼여우는 '교餃'에서 온 말로 보통 찐만두나 물만두를 말하는데 태국에서는 어찌된것인지 완탕을 뜻하는 말이 되었어요. 그럼 태국에서 군만두는 뭐라고 할까요? 끼여우싸เกี๊ยวซ่า(교자餃子)라고 합니다. 군만두를 일본식당에서 주로 팔다보니 일본식대로 부르게 된 거죠. 참고로 중국에서 군만두는 궈티에锅贴라고 합니다.
홍콩식 밀가루 국수는 태국에서 '바미บะหมี่'라고 하는데요, 고기국수를 뜻하는 복건어 바미肉麵에서 온 말입니다.
태국은 바미 국수집에서 끼여우도 같이 하죠. 광동(광저우,홍콩) 음식이라 바미집에서 국수의 고명으로 양념하여 쇠꼬챙이에 끼워 구운고기 '무댕'이나 화덕에서 오래 구워 비계 부분이 바삭한 '무끄럽'을 올려 주는데, 광동말로는 각각 '차슈叉燒', '슈육燒肉'이라고 합니다.
간식으로 찐빵(빠오즈包子) 하나 사 봅니다.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빠오즈에요. 태국에서는 쌀라빠오ซาลาเปา라고 부르죠.
선전은 베이징, 샹하이, 광저우와 함께 중국의 4대 1선도시에요.
굉장히 개발된 도시이고 전자제품 공장이 많기로도 유명하죠. 우리가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사는 전자기기들이 대개 이쪽 지방에서 만들어집니다.
이번에 와서 놀란 것은 거리에 미국차, 일본차가 많이 다니는 것이 었어요. 아니 중국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미국, 일본 아닌가?
일반시민들은 그렇지 않은가 봐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도 많이 보이고 일본풍으로 코스프레한 아이들도 흔히 보이더라고요.
선전의 전자상가 거리 근처에 있는 쾌찬快餐식당.
고기반찬 몇개, 채소반찬 몇개 골라서 밥위에 얹어 먹습니다. 올리는 종류와 갯수에 따라 가격을 매겨요.
고기반찬 1개+채소반찬 1개 11위안(2000원)부터 시작
차슈와 족발조림
호곡, 여기서 말로만 듣던 가짜고기를 만났습니다. 이건 생전 처음 느껴 보는 질감!
전자 상가는 부품 위주였어요. 딱히 볼만한게 없었네요.
다시 지하철 타고 쇼핑가인 동문보행가로 이동~
중국 최초의 맥도날드 지점이래요.
바오안 해변 문화공원에서 노을을 봅니다.
선전 시내 남쪽의 씨월드
씨월드 앞 누와 공원
튤립 스트릿. 시기가 안 맞아서인지 튤립은 없어요.
맵고 신 당면 국수 '쏸라펀'. 맵찔이인 제게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맛이 강렬하네요.
에그타르트도 빵집마다 슈퍼마다 있어요. 1개에 400~600원 선
마지막 날 저녁은 객가음식을 하는 식당 '객가3도채'를 찾아갔어요.
1 닭, 2 소, 3 두부를 대표음식으로 표방하는 곳입니다.
황소고기 채소절임 볶음, 청채볶음, 그리고 고기로 속을 채운 두부인 양두부가 나오는 2인세트메뉴(밥, 차 포함)
앱에서 할인받아 115위안(2만원 선)
이 세트 중에 제일 비싸고 메인인 황소고기 채소절임 볶음. 맛은 있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기대했던 것은 바로 이것. 용따오푸(양두부釀豆腐)!
'양두부'는 '속을 채운 두부'란 뜻으로 말레이시아 음식 '용따오푸', 태국의 '옌따포'의 기원이 된 음식입니다.
두부 가운데를 파내어 양념한 고기로 속을 채운 뒤 기름에 부친 것인데요 보들보들 고소한 것이 정말 맛있었어요.
양두부에서 옌따포까지의 과정은 아래 글 참고해 주세요.
어묵국수의 발자취를 따라서~ 용따오푸-옌따포-어묵국수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eat2&wr_id=11430
후식으로 선초젤리인 량펀涼粉(태국말로는 차오꾸어이เฉาก๊วย)까지 알차게 잘 먹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