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 내려오는 설날은 정해져 있지만
언제 설날 축제를 위해 어디서 모이는지
아는 사람이 드물고 알려주는 곳도 없다.
겨우 시작하기 한 달 전에야 수소문해서 알 수 있었다.
축제장에서 설날 축제가 끝이나고도
드문드문 전통복장을 입은 몽족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한 명 한 명 붙잡아 어디를 가는지 물어보니
다들 폰사완 종합운동장으로 놀러 간다고 한다.
바로 따라가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랑의 공 던지기를 하고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소싸움을 응원하고 사진을 찍고
도박놀이를 하고 음식을 먹고 있다.
무려 8일 동안을 이곳에서 이렇게 더 논다는 것이다.
가뜩에나 공허함을 달랠 꺼리를 찾고 있었는데
덤같은 8일의 축제가 생겨 더없이 신이 난다.
이곳에서의 축제는 축제장에서의 축제보다
이미 떠난 사람이 많기에 모이는 사람이 적고,
시내에서 거리가 훨씬 멀어 오가기가 불편하고,
날씨가 쌀쌀해져서 전통복보다는 평상복을 입은 사람이 많고,
공간이 꽤 넓어서 사람들이 분산되어 집중하기에 힘들지만
여전히 화려한 색과
달콤한 향과
익숙한 얼굴과
행복한 표정과
들뜬 소리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한나절처럼 느껴지는 무려 17일 동안의
행복했던 나의 2025년 몽족 설날 축제를 끝낸다.
올해에도 꽃이 필 때 나도 피고
꽃이 질 때 나도 진다.
이제 더 깊어진 공허함을 길 위에서 달래기 위해
오토바이를 점검하고 흩어져 있는 짐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