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태국 여행기-대구에서 방콕으로
여행 짐을 꾸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몸 안에 무언가 가득 차오른다고 느껴질 때.
그걸 비워내지 않으면 온몸이 터져버릴 것만 같을 때.
이제 어딘가로 떠날 때가 되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그렇게 훌쩍 떠나서 낯선 곳을 떠돌며 새로운 걸 보고 듣고 느끼며 기존의 삶과는 다른 삶을 잠시나마 체험하게 되지요.
그런 체험을 하면서 지나온 삶의 잔상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또 다른 날들을 살아갈 힘을 얻고 돌아오게 되지요.
그런 힘을 얻기 위해서 이번 추석 연휴를 틈타 태국에 다녀왔어요.
제가 사는 대구에서 태국 직항은 티웨이항공밖에 없어요.
티웨이는 시간대도 좋지 않고 요금도 사악해요.
그래서 동방항공을 타고 갔어요.
지난 설날 연휴 때도 동방항공 타고 방콕 다녀왔어요.
시간대도 괜찮고 갈 때 경유시간도 길지 않아서 좋았어요.
요금은 티웨이의 반값인데 기내식도 주고 위탁수하물도 무료고 대한항공 마일리지까지 적립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죠?
9월 13일부터 항공료가 비싸지길래 9월 12일 방콕 출국, 9월 20일 푸켓 귀국으로 발권했어요.
푸켓에서 귀국하는 이유는, 여행코스를 방콕-끄라비-피피-푸켓으로 정한 데다, 지난 설날 때 방콕 귀국편은 상해공항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쫌 힘들었거든요ㅠㅠ
근데 푸켓 귀국편은 상해공항 대기시간이 길지 않았어요.
9월 12일 오전 9시.
버스를 타고 대구공항으로 향합니다.
30분 만에 공항에 도착해요.
체크인 카운터로 가니 설날 때보다 탑승객이 많아요.
한국인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인 같았어요.
2시간이 안 되는 짧은 비행인데도 기내식을 주네요.
설날 때 기내식과는 내용물이 조금 달라졌어요.
이번 것이 더 맛있어요^^
아재의 공항 패션? 공항의 아재 패션?
집에서 버스 타고 30분만에 도착한 대구공항
12시 뱅기 타고 상해로 간다
빨간 뚜껑 속의 내용물...먹을만 했다^^
종이박스 속의 내용물...역쉬 먹을만 했다.
상해공항에서는 “TRANSFER” 문구만 따라가면 환승 어렵지 않아요.
설날 때는 셔틀트레인 타고 다른 건물로 이동했는데, 이번에는 같은 건물에서 환승해서 더욱 쉬웠어요.
경유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인데 시간이 남아요.
잠시 기다리다 방콕행 뱅기 타는데 역시 승객이 많아요.
간단한 기내식을 또 주는데 맛은 그저그렇네요^^;;
참고로 대구-상해는 동방항공 뱅기, 상해-방콕은 상해항공 뱅기예요.
대구-상해는 동방항공.
태국시간으로 오후 6시, 방콕 수완나품공항에 도착했어요.
한국-방콕 직항은 약 6시간이라 조금 지루한데, 뱅기를 한번 갈아타서 그런지 견딜만 했어요^^
입국장이 붐비지 않아서 10분 만에 입국수속을 마쳤는데 짐이 늦게 나오네요.
짐을 찾고 지하 환전소로 가서 환전을 했어요.
방콕 시내에도 환율 좋은 환전소가 있지만, 일부러 그곳까지 가려면 시간 낭비 교통비 낭비니까 공항에서 환전을 해요.
공항 지하에는 환율 좋은 환전소가 3곳이나 있다.
방콕의 숙소는 카오산이애요.
공항에서 카오산 가는 방법은 승용차(택시 또는 픽업 포함), 공항철도+택시, 공항버스, 이렇게 3가지가 있는데, 그동안은 주로 공항철도+택시를 이용했어요.
이번에는 공항버스를 타보기로 해요.
공항버스는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느려요.
저는 이동도 여행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간이 더 걸려도 경유 편을 이용하고, 느리게 가지만 다양한 이동방법을 경험해보는 걸 즐겨요.
공항에서 카오산까지는 60밧.
에어컨 시내버스랑 똑같이 생겼다.
그런데 공항버스가 너무 느려요.
평소에는 1시간 남짓 걸리는데 이번에는 2시간이나 걸렸어요.
퇴근시간이랑 맞물려서 방콕의 교통지옥을 제대로 체험했어요.
7시 버스 탔는데 9시가 넘어서 카오산에 도착했어요ㅠㅠ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방에 짐만 던져놓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어요.
람부뜨리거리 북쪽 끄트머리에는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노점식당이 여럿 들어서요.
그곳에서 방콕의 첫 식사로 돼지완자가 들어간 죽을 먹어요.
비에 젖은 람부뜨리 거리가 반겨준다.
람부뜨리빌리지에 체크인을 한다.
싱글룸이라 베개도 하나^^
비에 젖은 거리를 따라 저녁을 먹으러 간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문을 여는 노점식당가.
속을 부드럽게 해주는 죽.
제가 방콕에 오는 이유의 90%는 카오산에 묵기 위함이고, 카오산에 묵는 이유의 90%는 애드히어블루스바에 가기 위함이에요.
애드히어블루스바는 카오산에서 10분쯤 걸어가면 있는 쌈쎈의 작은 바에요.
매일 밤 9시부터 12시까지 공연을 하는데, 공연 팀이 매일 바뀌어요.
저의 최애는 목욜 10시~12시 밴드!
그래서 이번에도 목욜에 방콕 도착했답니다^^
방콕 최고의 라이브바, 애드히어!
애드히어블루스바는 공간이 협소해서 때로는 낯선 이와 합석을 해야 하지만, 공연 실력만큼은 방콕 최고, 아니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오늘 공연도 역대급이었어요.
자정까지 공연을 흠뻑 즐기다 숙소로 돌아왔어요.
이렇게 첫날 일정이 끝났어요!
코앞에서 최고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