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판에서 1달 이상 머물기로 작정을 하니 다녀 볼 시공간이 넘친다.
이린호YLinhHo는 라오차이와 깟깟 사이에 있다.
여느 곳 보다 가파른 산사면에 길을 내고 집을 짓고 논을 만들었다.
그런 이유로 사파 인근에서 가장 극단적인 계단식 논이 있고
그런 이유로 가장 숨이 차는 길을 즐기는 객이 많다.
다시 비가 없는 날을 잡아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반덴과 므앙보를 지나 호앙리엔 국립공원의 속을 파본다.
들어 갈수록 길은 거칠고 사람은 드물고
들어 갈수록 산은 깊고 물은 맑다.
들어 갈수록 숨어 살아야 했던 몽족의 고난이 깊게 전해진다.
비 내리는 날이 잦다.
어쩔 수 없이 전망이 좋은 숙소의 옥상에서
늘 다른 구름을 따라가고
늘 다른 바람을 쐬고
늘 다른 밤을 맞이한다.
잠시라도 비가 그치면
단골이 된 자오Dzao 사람의 수박을 사러 가고
수판의 좁은 길을 걸으며 몽족 말을 배우고
호치민에서 온 화가들의 좋은 일에 기웃거리고
좋은 일을 배우는 몽족 아이들에게 농담을 나눈다.
시공간이 여유로우니 내가 여유롭고
내가 여유로우니 세상이 여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