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판SuPan에서의 지난 5일을
필요할 때에 일어나서 숙소의 강아지들과 반가운 아침 인사를 나누고
간단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숙소의 조식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는 비가 없는 날이면
숙소 뒷편의 수판 마을이나
계곡 건너편의 따반 마을,
혹은 따반 마을 위쪽의 라오차이 마을에서
초록에 쌓인 골목길을 오르내리며
친절하게 상업화된 혹은 수줍어하는 몽족 사람들이나 자오Dzao족 사람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거나 소소한 매매를 하며 보낸다.
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빗소리에 쌓여 더욱 평화롭고 조용해진 숙소에서
비에 젖어가는 초록에 눈이라도 젖거나
비에 쫓기는 사람들을 눈으로라도 쫓거나
비에 심심해진 강아지들을 달래며 한나절을 보낸다.
어둑해질 무렵이면 숙소에서의 정성이 담긴 저녁을 먹고
깨끗하고 선선하고 가벼운 공기를 마시며 주변을 거닐다가
필요할 때에 짙은 어둠에 묻혀 깊은 잠에 든다.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 앞으로의 수판에서 머물 날들도
거의 그렇게 여유롭고 개운하게 일어나서 잠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