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2024 - 5. 다시 벌이 모인다(3) 몽족 설 축제, 씨엥쿠앙 on Jan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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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2024 - 5. 다시 벌이 모인다(3) 몽족 설 축제, 씨엥쿠앙 on Jan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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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4d064bbc5fa778e50b9129d69186513a78c61.jpg다시 벌이 모인다.


1e62ea9f0771cee4d710c2405c3bdf67a3553c38.jpg자연의 시간과 조건에 맞추어 꽃은 피고


490f387ee4a8789b44c374d116c2e0384984a8c6.jpg꽃이 피는 때에 맞추어 벌이 꽃을 찾아든다.


d72454a815cfb618e345018cd8f859fd7f44d530.jpg꽃은 생식과 번식을 위해 매개체인 벌이 필요하고


92b6e2e266d532c7113ea8dcc76634c56267e2d1.jpg벌은 무리의 보존과 번영을 위해 꽃의 꿀이 필요하다.


3646500410cce1692c5b5652427a944f9cde1940.jpg사랑의 공 주고받기, 포포는 몽족의 설 축제를 대표하는 행사이다.


618f57029a48cf23deda2cb6989076cbf2c59e17.jpg 포포는 미혼의 남녀가 2열로 줄을 서서 공을 주고받으며


d2f8ff4aacb44c3ea7d3e674fbdd2abab595bdc0.jpg상대를 탐색하고, 관심을 나타내고, 관심에 호응을 하면서


2c98e41a0665601952bc24f8c04c895b5f216e29.jpg구애를 하고 혼사를 이루는 큰 행사이다.


b3fb8df15c383adebb2f1a5037a6c24e27939935.jpg주로 처자는 그 자리를 지키고 총각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공을 주고받는다.


e0034af702ad3805f7d959e4c660b38eb3294d48.jpg관심은 공을 반복적으로 주거나 일부러 공을 놓치는 것으로 표현한다. 


d0c4aa0209b5a4939ffaae58b7f02e5cc57c0b19.jpg공을 놓치게 되면 놓친 이는 소지한 물건 하나를 던진 이에게 줘야 한다.


3dfcd5a32cba6bca43e33370233ead56f7c3bb59.jpg지금에 와서 포포는 많이 변형되거나 변질된 것도 같다.


c317317678805be809cbe2e05157940efa693c17.jpg일단 남녀 성비는 여성이 훨씬 많으며


29a22ccf4e652bb9d7d7ba0d8f9f5dc1b63511c9.jpg기혼의 남녀나 어린아이들도 포함한 가족이 놀이 삼아서 공을 주고받기도 한다.


8dac38fcd4f984eff8f2cb0aceb2243a4b289b00.jpg시간이 흐른 만큼 세상의 논리나 가치가 바뀌는 것은 몽족 설 축제에서도 유효하다.


1d09f09793e524cfacc1966caedc2276b671bce5.jpg복장의 화려한 진화도 그럴 것이고 포포에 참가하는 동기도 그럴 것이다.


bc6d772be013e371933672a0c8746d7e6a8c398f.jpg스마트폰과 SNS의 시대적 등장도 포포의 양상을 바꾸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 


6e2f25611d17516207e160c8f1fbb72c69da0e4f.jpg물론 구애의 전통도 여전히 남아있긴 하다.


8cc78ca26977210eee079c2b7ffeb9e213ce8aaa.jpg화려하고 향긋한 꽃이 피니 사방에서 벌이 모여든다.


d724764dcdc65bf8722508c242bbd4c3a3efabe1.jpg그 사이에 악취 나는 파리도 끼어든다.


b44e0b21511c6e0651fcc55161ba8d4c3c7af0a9.jpg구애를 표현하는 벌이 대부분이지만 호기심과 만만함에 날아든 파리도 있다.


cf93cb115b30bd57537eb64b2518b118fc96de41.jpg벌의 대부분은 몽족이지만 파리의 대부분은 해외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이다.


cc369584c8d154ebd5b9d977f43dd2dfd6b72e7a.jpg벌은 꽃의 관습과 문화를 공유하며 같은 언어로 소통하지만 파리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71115da1a3c0e278c5f3a4466b724d1872b16469.jpg그래서 파리들은 꽃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에서 벗어나 불완전한 의사로


335f28b7a54376608c00390a8f91d84582c60256.jpg과도한 기대를 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밀접한 신체접촉을 하며 꽃을 꺾으려 든다.


114ab6536178fbbb8034a8ae6b0b1553c31e9f55.jpg벌이 되지 못해서 파리로 살아서는 안될 일이다. 


b29d07a0bf8f4a59cbf1b2e114e0a82be570e519.jpg그저 1년에 한 번 부는 계절풍이 되어 꽃과 벌을 스치며 바라만 봐도 과분할 일이다.

 




 


 

 


6 Comments
타이거지 01.14 10:26  
사랑의공..주고 받기..폽폽^^!
재미지겠어요!!

옛 사람이라,
옛 것이 좋은..
재기차기..윳놀이..쥐불놀이..

신선한 몽족 축제에도,
떵파리,날파리가 있군여 ㅠ

전자 파리채 들고 갈까여?! ㅡ..ㅡ"
역류 01.15 11:16  
[@타이거지] 파리는 사람사는 곳에는 어디든 있나 봅니다 ㅜㅜ
뽀뽀송 01.14 11:39  
파리든
외래종 벌이든

꽃이
저리 이쁜데,
안달려들 수가 있을까.

가족여행가면,
대판 싸울 듯.
역류 01.15 11:18  
[@뽀뽀송] 저리 이쁜데 벌이 꽃에 다가가듯이 예를 갖추고 조심스럽고 다감하게...
동쪽마녀 01.14 13:50  
어디나 벌인 척 하는 드러운 등에 시키들은 꼬이는가 봅니다.
배설물에나 가서 들러붙을 일이지
저렇게 고운 꽃들한테 질척거리다니. 
꽃들이 똘똘해서 더럽다고 휘릭, 쫓아내겠지만,
저런 것들은 어디 한 군데 작신 부러져봐야 정신 차리겠네요.
다 큰 딸내미 키우는 입장에서 진심 짜증.

몽족 축제가 갖는 의미의 큰 줄기는 그대로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조금씩 변형된다는 말씀은 너무 이해가 잘 됩니다.
저는 우리나라 예전 설 풍속이 잘 살아있었던 적당한 지방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또 그것을 정확히 기억할 만큼 적당히 어린 때까지 지방에서 살았어요.
몽족의 경우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우리나라(현대 사회)에서
가족 혹은 이웃이 갖는 의미나 범위가 예전하고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라져가는 것들도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타깝지만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써 놓고 보니 좀 서글퍼지는구먼요.ㅠㅠ
그런 면에서 큰 줄기를 그대로 간직한 몽족 설 축제는
이방인의 눈에도 참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아름다운 사진과 말씀들 늘 고맙습니다, 역류 님.
(사실 매 번 너무 좋아서 되게 열광(오두방정)하면서 읽는데
 글은 나름 꽤 점잖게 쓰고 있는 겁니다.ㅋㅋ)
역류 01.15 11:24  
[@동쪽마녀] 그대로 머무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부처의 말씀이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관통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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