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2024 - 2. 몽족 로드 between 폰사완 and 남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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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2024 - 2. 몽족 로드 between 폰사완 and 남칸

역류 6 445

910812d8a63cb32b360eb6099e43d41109372abf.jpg하루는 느린데 반해 한 달은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아마 긴 길을 달리며 생겨난 시간에 대한 무심함과

아직 그 길의 끝을 정하지 않은 이완된 유랑이 곱해져서 생겨난 착시인 듯하다.

여하튼 무비자 체류 갱신을 위해 남칸을 다녀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되어간다.


aa42399540ad5ceddf10e64aa2fbf40165a82ba1.jpg그래서 다시 체류 갱신을 위해 폰사완의 차가운 아침 바람에 일어나 므앙캄을 거치고 

농헷을 거쳐 남칸 국경으로 간다.

폰사완에서 농헷에 이르는 120여 km의 길을 '몽족 로드'라고 이름 붙이고 싶은 이유는

폰사완이 지금의 몽족 중심 도시이고 농헷이 과거의 핵심 마을이며

이 두 곳을 잇는 7번 국도에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몽족의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02ecfafd4dffb54d05c6cbbff0fa81fded5dbab1.jpg그리고 이 길은 '옥수수 로드'이기도 하다. 아마 험한 지형이나 암석 지질, 추운 기후가 계단식 논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음을 계단식 논 만들기의 전문가인 몽족도 체득한 듯하다.


1d71e0185a8d420dc05e5fa51a47fe45f4cc4e38.jpg그래서 그들은 밟을 수 있는 모든 땅에 옥수수 밭을 개간하고 씨앗을 파종하고 알맹이를 수확하고 

온전하게 다듬어서 인근의 가축용 사료 가공 공장에 판매하는 옥수수 농작민으로 변화 혹은 진화한 듯하다.


069e6d265c3ae77adb4d1ef435dba26f367fc2d7.jpg'몽족 로드'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대형 화물차와 대형 여객차량이 만들고 정부가 방치한 여러 먼지늪이 있고

많은 먼지 구멍이 있지만 가장 깊고 가장 탁하고 가장 위험한 늪은 파탕과 팍켓느아 사이의 늪일 것 같다.


eaf9ad65d222dddfef62e297f2e9c445bacf24d9.jpg이런 먼지늪은 건기에는 미세한 흙먼지로, 우기에는 미끄러운 진흙으로 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삼킨다. 

물론 대부분은 흙먼지 샤워나 머드 팩을 하며 탈출은 한다.


ae60fb02747b579bc9a5efad966ebe19e56a4800.jpg수십 번의 흙먼지 샤워를 마치고 남칸 국경에 도착해서 라오스 출국-베트남 입국-베트남 출국-라오스 입국 신고를 불편 없이 진행하여 다시 30일의 무비자 라오스 체류를 확인받는다.


fee116a34e5a4a3370089a95b3082f8a965702ef.jpg다만 지난달에 가능했던 나의 베트남 오토바이의 라오스 입국 정식 신고에 대해서는

지금은 허용되지 않아 '신고되지 않은 동력 탈 것'이 되어 노상의 검문소에서 긴장해야 하고, 

라오스 출국 시에는 라오스 세관이 부과하는 1일 10만 킵의 벌금을 각오해야 한다.


705c4043107d8937f7624334e2f295ce63b227df.jpg라오스 재입국을 하지 않고 베트남으로 입국하면 이런 정당한 듯 부당한, 합리적인 듯 불합리한 처사에

기분 상하지는 않겠지만 곧 몽족의 새해 축제가 열리고 나는 그곳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돌아가는 편을 택했다.


2137c1dca8c62c467f513e402ead038ddefb235a.jpg찜찜한 갱신을 끝내고 몇 시간 전에 건넜던 몽족 로드의 먼지 늪과 먼지 구멍을 거치며 

다시 수십 번의 먼지 샤워를 한 후

므앙캄의 어느 한적한 숙소에 여장을 풀고 먼지 샤워에 쌓인 먼지를 찬 물로 헹구어 흘러 보낸다.


9aaa2cfce48a09d15941ae3bf406c4466a5b7f46.jpg내일은 폰사완의 익숙한 숙소에서 남은 먼지를 세탁하고 위와 폐가 아픈 나의 오토바이를 치료해야겠다.



6 Comments
타이거지 01.08 12:29  
이빨 빠진 호랭이 타이거..
옥수수 로드에서 칩거하며..
옥수수 죽으로 때우며..몽족 아해들과 놀고 시퍼요.

어제 푸켓 지인과..
신오복 순대국집..
수육이 땡기신다 하여..검색에 검색..
낙찰 한 곳인데..
알고보니..브로이님 지인이시더라구요.

중국인,현지인..한국인..사람이 바글바글^^
룸도 꽉 찼어요.

제 결론은..순대국밥과 깍두기의 조합..
성공의 비결..
지인께서..역류님이..좋아 하시겠네..

몸에서..사리가..열 자루 ㅎㅎ
역류님께서..하도..약을 올리셨다는 앙갚픔이래요

푸켓 선진국서 온 사람은 면도기도 틀리고
치솔도 틀리고 ㅋㅋㅋ

브로이닌 아시는 집이라..
온통 라오스 캠핑 이야기..즐거우셨던 모양이예요.

어디에 계시던..어느 길 위에서 라도..
반가운 동행이 이루어지길 소원합니다!
역류 01.09 15:16  
[@타이거지] 저는 하나도 부럽지 않습니다.
선진국의 문물도,
브로이님 지인의 순대국밥도....ㅜㅜ
그런데 깍두기는 조금 부럽군요 ㅋ
내일부터 지방정부가 정한 몽족 설날입니다. 모레부터 저는 세상의 모든 색들이 모인 축제장의 꽃들에 파묻혀 행복할 것입니다. 부러워해주세요~~~
동쪽마녀 01.08 21:05  
저 그 프로그램 잘 보는 편이거든요.
'세계 극한 직업'
거기에 미얀마하고 라오스 우기 진흙 길이 나옵니다.
대형 트럭이 진흙탕에 빠져서 바퀴가 헛도는데
그보다 작은 차들이 와서 어찌 어찌 빼내더라고요.
매 해 우기마다 겪는 일일텐데
그 괴로움은 언제나 힘없는 국민들의 몫이구먼요.
두 나라 모두 참 답 안 나오는 정부들입니다.
근데 제 눈에는 되게 심각한 상황으로 보이던데
막상 진흙탕에 빠진 차의 기사는 엄청 담담하더라고요.
'시간 문제일 뿐 언제나 빠져나왔었다.'
그런 상황을 늘 겪으면서 안달복달하는 것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인 걸까요.
그 사람들이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진흙탕을 지났을까요.

근데 벌금.
1일 1십만 낍.ㅠㅠ
30일 체류면 도대체 얼마가 되는 건가요.ㅠㅠ
그걸 기분 상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시는 역류 님의 담담함이 경이롭습니다.
어휴, 저는 정말이지 흉내 조차도 불가능하고요.

므앙캄 거쳐 다시 폰사완으로 복귀하시려나 봅니다.
길 위의 먼지에 역류 님의 오토바이는 폐와 위가 아프군요.ㅠㅠ
하지만 그 먼지가 역류 님을 아프게도 낡게도 할 수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역류 님.
역류 01.09 15:27  
[@동쪽마녀] 먼지 늪을 대하는 자세는 부정적 체념이 아니라 긍정적 수용인 듯도 합니다. 왜 이러해서 이렇게 해야하나가 아니라  이러하니 이렇게 하지 머 식의.
그 벌금이란 것도 예전 경험에 의하면 반으로 줄여주기도 하고 그것도 부담되어서 다른 국경을 찾아 잃어버렸다고 하니 그냥 보내주기도 했고...이런 경험을 믿고 덜 조급했는지도 모르겠어요. ㅋ
이제 곧 몽족 설 축제가 이곳 폰사완에서 1주일 동안이나 열립니다. 매 해마다 기다려지는 날들이어요.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불편과 불만과 불안이 해소되는 날들이지요~~~
동쪽마녀 01.09 23:34  
[@역류] 어, 몽족 설이요?
정확한 날짜가 있는지요?
우리는 설날이 음력이잖아요.
그래서 양력으로 하면 매 년 바뀌는데
몽족 설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소수 민족 축제 되게 궁금해서
미얀마 오지에도 가 볼까, 생각한 적이 있었거든요.
날짜 맞춰서 갈 수 있으면 좋겠구먼요.
몽족 설 풍경 보여주실 거죠?^^
늘 고맙습니다, 역류 님.
역류 01.10 10:19  
[@동쪽마녀] 몽족의 설은 알기쉽게 보자면 양력12월에 있는 음력 30일로 보시면 거의 맞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몽족의 설도 해마다 날짜가 바뀌며, 집단으로 모여서 축하하는 날짜는 지역마다 차이가 나며 더구나 올해는 실제 설날이 12월13일 이었는데 이곳 지방 정부가 1월10일로 연기해서 지정했습니다.
대게 설날 당일 저녁에는 가족 친지가 모여서 조상과 주변의 신들에게 제를 올리고
다음날부터 1주일에서 열흘동안 공터에 모여 사랑의 공던지기, 소싸움, 말달리기, 팽이싸움 등등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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