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인도네팔여행 (5) 바라나시
콜카타에서 내려와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에 새벽 3시에 도착했다.
그 시간에 뭘 할 수가 없어서, 사람들이 다니는 시간까지 노숙을 했다.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야간에 인도의 기차역은 집없는 불가촉천민들의 집이 된다.
발 디딜 틈없이 역사안이 잠자는 사람들도 꽉 찬다.
그래서 선로 옆 플랫폼에 자리를 깔았다.
여럿 사람이 함게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
이 남자는 자기가 인도인이라고 했다.
티벳인이었다.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가 인도로 오기 전 부터,
인도 북부 지역은 원래 티벳땅이었다.
그래서 북부는 티벳 장족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사람이 다니는 시간이 되어
갠지스 강가로 이동했다.
홀리축제일에 맞춰서 바라나시로 이동한 거였는데,
우라질 것들이 멀리서 색소물을 넣은 물풍선을 던져서 골탕을 먹였다.
생각보다 사진이 많지 않다.
홀리축제에 카메라 고장날까 싶어 들고 나서질 않았나 보다.
인도에 온지 보름이 지나면,
더 이상 카레는 쳐다보기가 싫어진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지역엔 그래도
한국인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어 다행인데,
바라나시도 그런 곳이다.
저녁에 김치와 라면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갔다.
인도사람들은 고급식당 아니면 종업원들이 외국인이 불러도 잘 안온다.
종업원을 불러도 안와서 답답하던 찰나,
옆에 있던 젊은 인도인 손님이 나를 대신해 종업원에게 뭐라 그러니
종업원이 메뉴를 들고 나에게 왔다.
주문하고 나를 도와준 남자랑 얘기를 했는데
스무살이고 자기도 여행 중이란다.
그리고 신기한 건,
이 남자애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의 마음 속 말을
이 남자가 나에게 얘기를 한다.
이게 뭐지?
"너 어떻게 알아?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건데."
자기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순간은 당황스럽고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몰라서
그와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악수하고 헤어졌다.
후에 태국에서 생활하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밤에는 띠야를 띄우고,
새벽 일찍 갠지스 일출을 보러 강가로 나간다.
그리고,
지난 날 홀리축제의 처참한 잔해
바라나시에서 시내버스로 한시간,
부처님의 최초 설법지인 사르나트를 갔다.
여러 나라에서 최초 설법지를 기념하기 위해 사찰을 세워놨는데
한국은 녹야원이라는 절이 있다.
사르나트가 녹야원(鹿野園), 사슴공원이란 뜻이다.
아쇼카왕이 최초 설법지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사르나트 대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