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다.
고분 하게 살지 않은 몽족의 설을 달리고
수백 킬로에 떠도는 안개 같은 먼지를 헤치며 달리고
보름동안에 세번의 같은 루프를 달리고
의미없는 스무 일을 달린다.
허영의 언어를 달고
위선의 동작을 이끌며
오만의 사고를 목도하면서
그럼에도 의미없는 스무 일을 달린다.
그리고 잠시 머문 사이에 나를 돌아본다.
나의 얇아진 지갑을,
나의 먼지때가 베긴 옷을,
나의 피곤해진 몸을,
나의 부족한 선의를,
나의 마음이 만든 의미없는 나의 모든 상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