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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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뽀뽀송 6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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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의 기록입니다.)


루앙프라방에 오후 4시쯤 도착했다.

여행자 거리에 내렸으나,

숙소는 검색조차 안한 상태라 발품을 팔아야 했다.


한적해 보이는 골목에서

적당한 게스트 하우스를 찾았다.


하루에 '2달러'

너무 싸다.

방이 작긴 했으나 깔끔해 보였다.


이 게스트 하우스는

동물들을 키운다.

고양이와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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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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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랑 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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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머물고 있던

머슴애들이 나왔다.

뉴질랜드와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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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자기들이 술을 잘 마신단다.

지지않는다고.

누가 잘 마시는지 겨뤄보자네.


호~

감히 한국인에게 술을 겨뤄보자네.

너희들이 뜨거운 맛을 못 봤구나.

OK. 가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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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겼다.


소주가 없다.

데낄라를 주종으로

이 양주 저 양주

더블샷으로 계속 시킨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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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못 차리겠다.

내가 졌다.


원래는 12시에 나와서 볼링을 치러 가자고 했는데,

너무 취해서 도저히 운동을 할 자신이 없었다.

뚝뚝에 올라타고 가자는 쟤들을 보내고 GG.


패배의 쓰라림을 안고

그냥 자러 갈 수가 없었다.

터벅터벅 걷다보니

새벽 1시가 다 된 시간인데도

불이 훤히 켜져있고 

주민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집이 있었다.


뭐지?


상가집이었다.

떠난 이를 보내는 또 다른 축제.


테이블 중 빈 의자가 보여서 그냥 가서 앉았다.

사람들이 쳐다본다.

거나하게 취한 내 상태를 보고 웃으며 받아주고 술잔을 내어준다.

같이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하다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 날, 숙취로 힘들었다.

독일 뉴질랜드 술꾼 두 명에게 무조건 항복선언하고.

걔네들은 멀쩡했다.

역시, 한 살이라도 젊은 게...


침대에 누우면 몸이 슬슬 근지러운 게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침구류를 정리만 했지 빨지를 않아 긴머리카락이 묻어있는 게 보인다.

아, 방값이 싼 이유가 이거였구나.

내일 떠나야 겠군.



다음 날 아침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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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에만 있는 대규모 탁발을 보러 여행자 거리 큰 길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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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많은 승려를 필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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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의 연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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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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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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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사찰 단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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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탁발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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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하는 외국인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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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탁발하는 주민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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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의 결과는 매한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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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업(善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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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여지는 없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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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손을 거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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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위생은 어떻게 되는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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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음식이 함께 담긴 발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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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만 담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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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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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마음을 뭐라할 수는 없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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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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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이 받아가는 승려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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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를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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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구걸의 생태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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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너무나 확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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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잡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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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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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하는 이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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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하는 이들의 기묘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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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탁발쇼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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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되풀이 되는


혼돈의 쇼가 아닐런지...


6 Comments
동쪽마녀 2023.10.18 22:17  
묵으셨던 숙소 원숭이는 아직 애기인 것 같은데,
어쩌다 그곳에서 목줄에 묶여 지내게 된 것일까요.
뽀뽀송 님 손가락을 잡은 작은 손에 마음이 아파서.ㅠㅠ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린 시절에는 제대로 보호 받으며 자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유독 루앙프라방 탁발이 관광객을 위한 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기나 긴 루앙프라방 탁발 행렬 이면에는
무릎 꿇고 앉을 자리,
발우 공양을 위한 밥, 과자, 음식 등을 빌려주거나 판매하는 상인들이 있고요.
탁발 행렬이 지나는 길의 어디에서 어디까지는 상인 김씨가,
어디에서 어디까지는 상인 이씨가 관할하는 일종의 구역이어서,
탁발에 참여하고 싶은 관광객은 해당 상인에게 돈을 주고 자리 하나를 얻어야 하고,
자발적으로 음식을 들고 와서 참여하려는 관광객은 가열차게 쫓아내더라고요.
어느 유튜버의 영상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무슨 종교든지 종교는 그저 종교 자체인 건데 사람이 . . .
에효.
'할많하않' 입니다.
 
치앙라이 왓 프라깨우에서 출가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왓 프라깨우 본당은 온통 붉은 색이잖아요.
주황 장삼을 두르고 머리와 눈썹까지 파르라니 민 어린 청년들이
엄숙한 출가 의식을 치르는 모습에 숙연했었는데,
의식 마치고 본당 밖으로 나와서는 서로 장난치고 막.ㅋㅋ

근데, 루앙프라방에서 뽀뽀송 님은 술 드시고 탁발 구경하시고
그 외 다른 곳에는 안 가셨어요?
슬쩍 궁금.

뽀뽀송 님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 내가 시니컬한 사람을 좋아하는 건가, 하는 것이예요.
그러니까 뽀뽀송 님의 사고가 제가 생각하는 '적절한' 시니컬이어서
뽀뽀송 님 글을 읽는 게 편하다는 겁니다.
같은 교육을 받은 같은 세대일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하고요.
좋아요.^^
읽기 즐거운 글 고맙습니다, 뽀뽀송 님.
뽀뽀송 2023.10.18 23:12  
[@동쪽마녀] 비엔티안에서부터 마주치며 방비엥 루앙프라방까지 겹쳤던 네덜란드 남자랑 함께 밥 먹고,
푸시산에 가고, 왓씨앙텅, 야시장에서 7천낍이었던가 싶은 접시 뷔페도 먹고 했는데
모든 기억을 기록하는게 목적이 아니다 보니,
잔가지는 쳐야죠.

근데, 저에겐 루앙프라방이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하는 그런 곳은 아니었어요.
feel 이 오질 않았거든요.ㅋㅋㅋㅋㅋ

마지막 남은 므앙응어이 여행기를 쓰면
2007년 전반기 여행은 마무리 지을 수 있네요.

2007년 9월에 다시 태국을 갔고 방비엥도 또 갔었어요.
이 때는 여행이라 생각지 않고
방비엥에 처박힌다는 생각으로 간 거라,
사진도 없고 글로 옮기지 못할 에피소드 몇 개만 기억에 남아 있네요.
망고찰밥 2023.10.18 23:45  
[@동쪽마녀] 저도 예전에 루앙프라방에서 음식을 조금 사서 탈발에 참여했던적이 있는데 요즘은 그러면 해당구역 상인에게 쫒겨나는군요. ㅎㅎ
동쪽마녀 2023.10.19 00:38  
[@망고찰밥] 라오스를 여행하고 싶어서 열심히 자료도 모으고 공부도 하다 보니
지금의 라오스는 예전의 기억을 그리워하는 여행자들의 그 라오스가 아니라는 글을
종종 읽게 됩니다.
비엔티안이나 루앙프라방은 라오스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니
20년 전 혹은 10년 전과 비교하여 가장 많이 달라졌겠지요.
그건 세월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있을 테고요.
저는 가 본 적이 없으니 비교할 예전 기억은 없지만,
최근 유튜브를 보니 탁발이 그렇더라고요.
ㅠㅠ
망고찰밥 2023.10.19 10:45  
[@동쪽마녀] 라오스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져서 돈을 밝힌다면 그나마 음식 위생상태라도 나아졌으면 다행일텐데 싶습니다.
2009년도 라오스에 처음 갔는데
수도 위앙짠으로 들어간 첫날 강변 야시장에서 밥먹고 장염걸려서 15일정도 라오스에 있는 동안은 완전히 낫지를 않았는데요.
루앙프라방 가서도
가난한 여행자라 싼음식 찾으니 뭔가 변변한 음식도 보이지 않고
서양인 학생 여행자들도 돈이 별로 없으니까 야시장에서 볶음밥 대량으로 파는걸 사먹던데
저도 사먹어보니 상하기 직전의 냄새가 났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제대로 가게가 있는 식당에서 찰밥과 채소음식을 주문했더니 그냥 찰밥+삶은채소 조각 몇개 + 간장을 주더군요. 그게 식당 요리라는것도 어이없고 가격도 어이없었습니다. 그래도 그건 뒤탈은 없었습니다.
2018년도 제 여행기에서도 다시 라오스 위앙짠에만 들어갔는데 시장음식은 별 나아진게 없더군요. 심하게 산패된 기름에 튀긴걸 팔고요.
혹시 라오스에 가신다면 비싸더라도 음식값은 아끼지 말고 좋은 식당에 가서 바로 조리한 음식만 드세요. 시장음식, 길거리 음식은 드시지 말고요.
동쪽마녀 2023.10.19 17:46  
[@망고찰밥] 딸내미가 길거리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될 수 있으면 '지붕'이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해요.
미얀마는 숙소의 경우 가격대비를 따질 수 없는 곳이라는 마음으로 다니는데,
라오스는 전반적으로 그런 형편인가 보구먼요.
ㅠㅠ
라오스 여행하게 되면 망고찰밥 님 말씀 명심하며 다닐게요.
고맙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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