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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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엥

뽀뽀송 2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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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의 기록입니다.)


베트남 훼에서 마지막 머물던 숙소에서 만난 

일본인 두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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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사완나켓으로

이른 아침 출발했다.


하루 나절을 다 쓰는

긴 여정이었다.


버스 옆자리에

태국계 미국인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라오스말과 태국어가 비슷해서 80% 정도는 알아듣는단다.


그건, 사투리 수준 아닌가?

라오스랑 태국이랑 같은 민족인가?


전혀 배경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생소한 정보였다.


비엔티안에서 태국으로 넘어갈 거라고 해서,

비엔티안까지 동행하자고 했더니 흔쾌히 동의한다.

그러나,

사완나켓에 도착하고 보니

태국으로 배타고 메콩강을 넘어가는 보더 이미그레이션이 있더라.

온리 태국인과 라오인만 다닐 수 있는 국경.

태국 여권과 미국 여권을 모두 들고 있던 그는

사완나켓 국경을 통해 태국으로 넘어가 버렸다.


일본인 친구들과 적당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대강 씻고

메콩강변으로 나가니,

해가 뉘어서 태국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강변 나무그늘 터에 앉았다가

찐하고 걸쭉해보이는 리어카 냉커피 한잔을 주문했는데,

미리 타놓은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 커피를 얼음잔에 부어준다.

세상 이래 달고 맛있는 냉커피가 다 있나 싶었다.


이 때 까지,

난 커피를 거의 마시질 않았다.

평생 열잔이나 마셨을까.


이 날 이후로

커피를 맛보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비엔티안으로 가는 완행버스를 탔다.


마을 외곽길에서

해가 떠오르는 둔덕길 위로

탁발승 무리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데,


금강경 첫 구절,

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入舍衛大城 乞食 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處

이 때 세존께서 밥 때가 되어 옷을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 큰 사위성에 들어가셔서 발우를 비시었다.


부처 살아 생전의 실제 모습이 저렇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 들어

너무나 감동했었는데,

이동길에 뭐 있겠나 싶어 계속 카메라를 들지 않아서

베트남에서 부터 비엔티안까지 사진이 하나도 없다.


비엔티안과 방비엥까지 일본인 친구들과 동행했고,

일본인 친구들은 태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비엔티안으로 돌아갔고

나는 방비엥이 너무 좋아 홀로 더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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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가 너무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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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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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되고픈 마음도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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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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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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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머물고 싶은 곳.

허나, 그럴 순 없기에

다음 여정을 위해

루앙프라방으로 떠났다.


아마,

여긴

또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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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왔다.

2 Comments
동쪽마녀 2023.10.18 12:15  
뽀뽀송 님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느낌이 온 곳이 방비엥이었어요?
저는 다큐멘터리 여행 프로그램은 잘 보는 편인데,
백종원 오빠 미식 프로그램 빼고
(음식 유래, 음식 궁합 같은 것 얘기해줘서 그건 좋아해요)
예능 여행 프로그램은 잘 안 보거든요.
특히 연예인들 여럿 몰려가서 여기 저기 돌아다닌 데는
최소 5년은 가지 말아야겠구나, 그래요.
조용했던 데라도 방송을 기점으로 여행자들 급증하니까요.
한창 '꽃보다' 시리즈 해줄 때 출연자들이 방비엥 갔었잖아요.
그래서 라오스 여행 계획 짤 때 동선에서 방비엥을 지웠어요.
라오스 가보고 싶어서 여기 저기 검색하고 알아보는데,
제가 농키여우하고 므앙응어이 가볼까, 그런다고 했더니,
카페 어떤 분이 풍경은 방비엥이 가장 예쁘다고 하더이다.
고민하다가 방비엥, 농키여우, 므앙응어이 다 뺐어요.ㅋㅋ
위쪽으로는 안 갈려고요.
근데 라오스 다녀온 분들 중 저를 아는 분들 99 퍼센트가
'당신은 루앙프라방 가면 정말 좋아할 거예요,' 라고들 하시는 거예요.
제가 신뢰하는 분들이 입을 모아 그렇게 말씀들 하셔서
루앙프라방은 꼭 가기로 하였어요.
뽀뽀송 님 다음 여행기는 루앙프라방인 거죠?
뽀뽀송 님 눈으로 보는 루앙프라방은 어떤지 엄청 궁금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두 번째 젊은 일본인 오빠들 사진이요.
보면서 빵, 터졌어요.ㅋㅋ
왜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 여행 중 일본인 만나면
백 퍼센트 구분 가능하거든요.
지난 번 수코타이에서 저희 묵던 숙소에 동양인 아저씨가 왔는데,
첫 눈에 일본인이구나, 알아봤어요.
주인 마님하고 대화하는 것 듣고 백 퍼센트구나, 했지요.
그 오빠가 굳이 저희 방 앞에 세워놓은 저희가 렌트한 자전거를 막 탈려고 하길래,
'그건 내 거예요, 저기 자전거 많으니까 저 중 하나 렌트하세요,'
그랬더니 대뜸 '나는 일본인이예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알아요, 영어 하시는 것 듣고 바로 알았어요. 나는 한국인이예요,' 했지요.
내적 친밀함이 들었는지 (왜지??) 떠나는 날까지
저랑 도로시에게 여행 동선이며 나가는 차편까지 다 물어보더라고요.
수코타이 서늘한 새벽에 새소리 들으면서 숙소 마당에 서 있었는데,
자기 지금 떠난다고, 방콕 들러서 귀국한다고.
밀고 쓰는 관광지에서 단체여행자로 만나는 사람들 말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개별 일본인 여행자들은 매너 좋고 나름 귀여웠던 기억입니다.
암튼 일본인들은 늘 구분 가능하였는데,
일본인들도 우리를 구분할 수 있을지
뽀뽀송 님 여행 사진 보니 문득, 궁금해졌어요.

오늘 너무 화창한 가을날이어서 마음이 자꾸 날아갑니다.
어디든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럽니다요.
여행기 고맙습니다, 뽀뽀송 님.
뽀뽀송 2023.10.18 18:26  
[@동쪽마녀] 루앙프라방과 므앙응어이가 남았어요.

태국-캄보디아-베트남-라오스 여행은 두 달이 걸렸네요.

네이버 카페는
사진넣고 글넣고 사진넣고 글넣기가 쉬워서 빨리 올릴 수 있는데,
사이트는 사진 넣기가 불편해서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지난 주에도 질질 끌어서 넘겨버렸는데
이번 주 내로 후다닥 마무리 지어 놓으려구요.

구글포토가 서비스 되기 이전에
찍어 놨던 여행사진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하드 포멧하면서 옮기지 못하고 날려버린 사진들이 많아요.
기억엔 남아 있으나, 데이터로 남아 있지 않은
2007년 후반기 2008년 전반기 여행 사진들이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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