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그때와 거의 같은 행장을 꾸려
다시 하장 루프의 북로를 비행한다.
거의 같은 강을 비켜서
거의 같은 산을 넘으며
거의 같은 안개를 헤치고
거의 같은 구름비에 젖으며
거의 같은 바람을 맞는다.
그때와 같은 유랑자를 지나치고
그때와 같은 몽족의 삶을 동정하고
그때와 같은 너에 대한 그리움을 쌓으며
그때와 같은 나에 대한 자책을 한다.
그대로 머무는 것이 하나도 없겠지만
4년의 시간이 바뀌는 만큼
모든 것이 흘렀겠지만
4년 전의 이 공간에 메여있는 나는
흘러버린 모든 것을 아직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