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낭 일주일 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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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 일주일 살기 (1)

고구마 2 824


장기여행을 할 때 간혹 겪게되는 여행말기병에 걸려버렸습니다. 귀국하기 대략 10일전부터는 뭘 봐도 심드렁하고, 우리의 주 대화는 “한국에 가면 뭐 맛있는거 먹을까?” 내지는 한국에서 해야할 일들 미리 생각하기 뭐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하게되어요. 마음이 이미 반즈음은 우리나라로 뜬거죠. 

사실 이건 체력적인 부분과도 많이 관련이 있는데요, 열대지방에서 떠돌이 배낭여행으로 두달 정도 동가식서가숙하다보면 기본체력이 소진되어버렸달까... 뭐 그런 상태가 되더라고요. 이 시기에 은근히 잔병(몸살, 배탈 등)도 잘 걸리구요. 


하여튼 밑밥으로 장광설이 길었던 연유는...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페낭에서 일주일 살기를 하게 되었어요. 관광이나 투어 같은 건 안하고 아주 게으르게 지내다 가겠다는 거죠. ^^

사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살기’라는 단어를 붙인다는건 좀 맞지않을수는 있겠습니다.


그럼 일단 이런 목적에 맞는 숙소를 구해야할텐데 날짜가 거의 임박해서 구하자니 눈에 확 차는게 없어요. 지역으로 보면 우리는 올드타운의 분위기가 제일 좋긴한데 거기 집들은 면적이 다들 고만고만해요. 좀 넓은곳은 가격대가 높고요.

그래서 짧은 검색 끝에 고른 곳이 페낭 동북쪽의 ‘탄중 토공’이라는 지역에 있는 ‘랜드마크’라는 고층 콘도였어요. 매우 긴 수영장이 있고 야경이 멋들어진 곳이라고 호스트가 아주 자신감 빵빵하게 선전하는 곳!

사실 전 수영도 안하는 편이라 저 장점이 큰 어필은 아닌데, 낡지않고 넓은곳을 찾다보니 이곳으로 오게되었어요. 1주일 렌트비는 36만원


아참, 랑카위에서 페낭으로 올 때 미리 비행기를 예약했어야하는데, 게으름병 말기에 걸려 예약을 놓치고 조금이라고 저렴하게 가보겠다고 배+버스 조합으로 페낭에 도착했는데요. 이건 정말로... 고난의 연속입니다. 한국인여행자중에서는 이렇게 다니실 분은 없으니 아예 이런 지난한 과정은 기록조차도 안하고 싶고요. 다음에는 재빨리 일정을 확정해서 비행기표를 예매하자~~ 가 이 구간의 답입니다요. 


하여튼 아침에 랑카위에서 출발해서 저녁나절에나 도착한 우리의 일주일 숙소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꽤나 넓네요. 근데 침대가 왜 이렇게 많은걸까. 많은 인원도 묵을수 있는 방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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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부려놓고 숙소 근처의 나시 깐다르 집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막집이 있네요. 나시 깐다르는 백종원의 음식탐방 프로그램에 나와서 많이들 아실텐데 맛있는 요리들을 밥 위에 골라먹는 시스템이에요. 태국의 카우깽 같은건데 말레이시아의 나시깐다르는 중국식이 있고 인도식이 있어요. 중국식도 맛있는 반찬이 있긴 한데 우리는 인도식을 더 좋아합니다. 나시깐다르도 있고 로띠도 하는 말레이시아의 인도식당을 ‘마막’이라고 해요. 랑카위 체낭에서 가본 마막집에서는 좀 실망을 했는데 여기와서야 우리의 말레이식 인도음식에 대한 욕구가 제대로 채워지네요 ^^

둘이서 한끼 음료 포함 21링깃(1인당 3000원 선)이니 저렴한 편이죠.

사실 카우깽도 마찬가지지만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은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맛의 차이가 있어 뭘 골라야 할지 쉽지는 않아요. 식당의 종업원들도 거의 다 인도계 남자여서 친절함이라곤 한톨도 기대할 수 없긴합니다.



달콤 짭짤한 닭다리와 양배추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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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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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커리와 무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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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띠 짜나이(로띠+커리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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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싸떼 노점에서 사온 소고기(1.6링깃)-닭고기(1.2링깃) 싸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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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에서의 이동은 그랩 또는 버스였어요. 

버스는 올라가서 행선지를 말하면 기사가 요금을 말해주고, 승객이 그에 딱 맞게 돈을 내는 시스템인데 사실 우리같은 외국인들이나 이렇게 타지 주민들은 터치앤고로 지불하는듯했어요. 우리나라 교통카드처럼요. 근데 현금을 더 냈다할지라도 거스름돈은 안나오는 시스템이라 동전을 잘 준비해야합니다.


구글로 집 근처 아침시장을 검색해서 도보로 다녀오는데, 와... 말레이시아도 길을 걷기 만만치 않았답니다. 사거리에 보행자 신호는 있는데 당췌 보행자 파란 신호가 안들어오는곳이 있는가하면, 길에 보행자 구역이라고는 전혀 없어서 달려오는 차에 치일거같은 공포를 느끼며 걸었습니다. 차를 몰고오는 운전자들도 왜 이길에 사람이 있어! 했을거 같아요.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걸어서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도대체 뚜벅이들은 어떻게 다니라고...-_-;;

아침에 시장 가는거 좋아하고, 태국과는 달리 위협하는 개도 없어서 자주 다녀볼까 했는데 도저히 다시 도전해볼 용기가 안났어요. 하여튼 아침시장에서 산 튼실한 망고 3킬로에 15링깃이면 저렴한 편이죠. 지내는 동안 내내 좋은 후식이 되어주었어요. 


우리 숙소 근처에 메르카토Mercato랑 길 건너에 빌리지 그로서Village grocer 같은 슈퍼도 있어서 현지인 흉내 살짝 내면서 장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입니다. 단지 슈퍼에서 생필품 사는 아주 일상적인 것일뿐인데도, 이런 낮선 곳에서 하는건 뭔가 생경한 느낌도 들고 재미가 있어요. 이것이 여행의 맛인가...? ^^


우리도 좋아하고 페낭에 오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랜드마크인 조지타운 구시가~

페낭에 아주 오랜만에 왔더니 그동안 예쁜 벽화거리가 생겼어요. 그것들을 찾아서 찍으러 다니는게 재미도 있고 좀 고달프기도 하네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금방 지치게 됩니다. 

예전에는 이 구역의 숙소에 묵었는데 이번에는 다른지역에 묵게 되니 버스를 타거나 그랩으로 오게 되었네요. 남들도 다 가보는 ‘추 제티’에서 사진도 찍고요, 장바구니로 쓸만한 큼직한 가방이 단돈 6링깃밖에 안해서 이것도 사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출리아의 레인보우 거리는 주점들로 빽빽해졌어요. 이른바 힙 해졌다고 할까나... 언제 이런게 다 생겼대? 하긴 우리가 십몇년만에 페낭에 들리긴했습니다.

가게 외관이 샤방샤방하고 주인장이 친절해보이는 곳에 들러 생맥 3잔하니 27링깃이였어요. 맥주 비싼 말레이시아에서 이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네요. 

여기서 오종종하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보고 있으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주 어린 시절에 이곳의 빈대 나오는 저렴이 숙소에서 지내곤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힘들게 여행했나몰라요. 

그 당시 사람들도 그다지 많이 다니지 않았던 거리에 이렇게 술집들이 줄지어서 있는 광경을 마주하니 맘이 싱숭생숭해진건... 아마 약간의 알콜탓일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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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민자들의 수상마을 '츄 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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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에서 가장 유명한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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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2 Comments
필리핀 2023.05.10 15:16  
페낭...왠지 망명자들의 도시 같은 곳이죠^^
저는 2000년 봄에 바투페링기에서 한달 살았어요.
그때 방 2개에 거실 딸린 아파트가 월 30만원이었어요.
아침마다 먹던 나시레막도 그립고
출리아거리도 그립네요...
고구마 2023.05.15 19:47  
[@필리핀] 2000년 봄...정말 아득하게 느껴지는 시절이네요.
젊은 이방인으로서 필리핀님이 그 해변에서 느꼈을 정취가 마치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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