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사랑스런 여인,
내가 디엔비엔푸에서 숙식이 편하다.
또한 맘이 편하다.
무앙쿠아에선 밥때가 되면 고민이었다.
먹는데 썩 내키는 구석이 없으니 밥때가 되면 동네를 빙빙돌았다.
삼거리 식당은 고무줄이었다.
술팔아 줄때만 좋다하고 밥만먹을땐 내가 얻어 먹으러 들어간 기분이었다.
찬밥 신세란 생각이지만 여기라도 아니면 또한 먹을때가 없다.
그나마 위생상태가 나은곳이 여기기에 난 할수없이 먹다 굶다했다.
내돈주고 먹으면서 소외된 기분을 들게 하는것은 이들의 행태 때문이다.
자국인 우선 주의다.
내가 먼져 식당에 들어왔건만 뒤에 들어온 라오인 식사부터 해결하는걸 보고
난 차라리 내가 굶더라도 안팔아준다 였다.
난 삼거리 식당에서 두번에 걸쳐 술을 팔아줬다.
무개념,고무줄 개념을 알지만 나도 수가 안맞으면 안본다.
하여간 무앙쿠아에서 먹거리로 고생을 했으니 디엔비엔푸로 넘어 오니
먹을것 천지로 보인다.
난 디엔비엔푸 도착하자마자 옛터미널 맞은편 중국식당으로 가서
푸짐한 점심밥을 먹고 나왔다.
그리고 디엔비엔푸 시내 한바퀴를 돌고 왔다.
오늘 완전 여름날씨라 땀이 삐질삐질 났지만
난 베남인들의 생활모습들을 보면서 찐한 클래식 향수를 맛봤다.
난 저녁때도 점심먹었던 집으로 들어갔다.
주인장 주방에서 내온 볶음밥을 보고 나에게 넘버원이냐고 물었다.
볶음밥 양이 두그릇도 넘게 나왔는데 맛은 영 아니었다.
말라 비틀어진 찬밥을 모야 수북하게 볶아온거 같은데 모래 씹는것 같았다.
비가 몰아쳤다.
금새 장마가 질듯 홍수가 났다.
비바람에 식당에서 꼼짝 못하고 있다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틈을타
난 숙소로 뛰었다.
비는 소강상태지만 도로는 한강물이 되어 흘러가는데
난 숙소 맞은편까지와서 한강물을 건너야하는 상화이 되었다.
그리고 비는 다시 기세를 올리고 난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내앞에 단발머리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으니 난 행운이었다.
내가 머무는 숙소 맞은편 게스트하우스에서 나를 보고
우산을 들고나온 여인이 있었으니
난 아주 잠깐 미모의 여성이란걸 알아챈 순간
그녀는 내손을 잡고 내게 우산을 들려주고 그녀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느낀건 영화같은 감정이다.
그녀와 내손이 접촉한 순간은 단1초지만
난 그녀의 손끝 부드러운 감촉이 아직까지 전해지는걸로 봐서
난 내일 그녀 게스트하우스 앞을 기웃거릴게 뻔하다.
아니면 뭐라도 사들고 가서 어제저녁 감사했다고
인사라도 할까,
이리저리 궁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