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ized 2022 - 33. 라오스의 힘 of 전국체전 in 씨엥쿠앙
2022년 11월과 12월은 라오스 전국 체전으로 씨엥쿠앙 주가 들떠있다.
2020년에 열렸어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2년이나 연기되었다.
여하튼 전국 체전 덕분에 씨엥쿠앙 주 특히 폰사완으로 라오스 시도를 대표하는
운동선수들과 관람객이 몰려오고
자본이 따라오고 소비가 넘쳐난다.
숙박업소에는 빈방이 없어지고 식당에는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조용하고 서늘한 변방의 도시가 폐회를 하는 12월 22일까지는
라오스에서 가장 활기차고 뜨거운 중심의 도시가 될 것이다.
모든 경기장을 찾아 모든 경기를 모든 시간 동안 관람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물리적으로 무리인 것은 차치하고 비싼 숙박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5일 동안의 제한된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한다.
석궁 경기가 이채롭기도 했지만 참가 선수의 대다수가 몽족이라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몽족이 많이 사는 북부 지방의 성적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럭비 경기도 의외이다. 작은 체구의 라오스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어릴 때부터 익숙한 뛰고 잡고 구르는 능력만큼은 뛰어난 듯하다.
시범 종목인지 몰라도 비엔티안과 씨엥쿠앙의 고등학생들이 팀을 만들어서 출전했다.
농구나 배구, 축구 같은 구기 종목은 생활 체육 팀들이 시도를 대표해서 나온 듯하다.
연령대는 물론 직업군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경기 수준은 높고 경기 내용은 재미있다.
격투기 종목은 다년간 체육관에서 수련한 전문 선수들이 참가한 듯하며
국내 선수의 숫자가 적다 보니 친분이 돈독해 보인다.
우리나라에 비해 비록 경기장의 규모는 적고 시설은 열악할지라도,
비록 관중의 수는 적고 응원의 방식은 단순할지라도,
비록 경기의 수준은 낮고 내용은 빈약할지라도,
경기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진심은,
고장의 영광과 선수의 영예를 응원하는 진심은,
개인의 승리와 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심은
절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너그럽고 겸손한 라오스이다.
승자의 요란한 허세도, 패자의 과도한 위축도 없다.
경쟁보다는 놀이에 가까워 보인다.
그래서 라오스를 비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공존을 지향하고 조화를 추구하는 라오스의 위대한 힘으로 보인다.
그 위대한 힘에 눌려 므앙쿤까지 밀린다.
한산한 이곳까지 그 힘이 내일에는 밀려온다고 숙소 주인이 일러준다.
더 밀릴 수는 없으니 그 힘에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