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이 된 코로나전 푸켓 여행기(4)-세얼간이
Day7
날씨 때문에 눈을 뜨는게 조금은 두려워졌습니다.
날씨의 저주를 받았다는 염세주의녀는 그냥 현실을 벗어난걸로 됐다 했지만 이상한 책임감이 생깁니다.
다행히도 오늘 날씨가 좋습니다.
해도 쨍쨍하고 습하지도 않습니다.
드디어 염세주의녀의 저주가 풀린 모양입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조식을 먹으러 나갑니다. 날씨가 좋아서 모두가 신났습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날씨에 일단 열심히 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인테리어가 이쁜 조식당]
조식에서는 각기 주력하는 주메뉴가 있습니다.
랍쇼는 빵순이, 썸띵드링크녀는 달걀 파이터, 염세주의녀는 볶음밥 최상위 포식자 입니다
조식 바에 사탕수수 착즙쥬스가 있는데
썸띵드링크씨는 몸에 좋다면 일단 입에 털어놓고 보는편,
랍쇼는 일단 효능 검색하고 마시는 편,
염세주의녀는 아는 맛 아니면 함부로 입에 안 넣는 편 입니다.
각자의 스타일이 같은 듯 다르고 서로 존중하거나 때로는 무심한 편입니다.
본인의 스타일을 강요하거나 딱히 권하지도 않고 권한다고 해서 듣지도 않습니다.
우유부단하지만 고집있고 편견과 꼰대력 높은 여자셋입니다.
카탈스러운듯하나 다루기는 쉽습니다.
비슷한듯 다른 미지근한 온도의 친구군을 가진 분들이라면 공감할 것입니다.
쨍쨍한 날씨 덕분에 풀에서 신나게 즐깁니다.
수영하고 태닝하고 최선을 다해 격렬하게 먹고 마시고 쉬면서 인생을 낭비 합니다.
[물놀이에 진심인편]
그렇게 풀에서 놀고 쉬다가 해가 지기전에 비치에 나갑니다.
날씨가 약간 흐려지긴 했지만 괜찮습니다.
오늘 바다가 너무 이쁩니다.
비치 앞 rock salt bar에서 투숙객에게 타월과 파라솔을 빌려 줍니다.
무겁게 싸들고 나가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타월을 깔고 앉아 파도소리를 듣고 바다를 바라봅니다]
[물에 빠진거 아님.]
파도가 엄청 심합니다.
바다에 들어가 허리가 휘어지게 파도를 맞습니다.
잠시동안 뭘 해도 좋을 나이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뭐가 그리 재밌고 신났던걸까요?
파도에 자빠져 허우적 허우적 대면서도 깔깔거렸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악명높은 까따 비치에서 파도에 한번 휘말린적이 있어서 혼자 있으면 바다에 안들어갑니다.
빠져도 별 도움이 안되는 친구들이지만 그래도 같이 있으니 의지가 됩니다.
바닷가에서 첨벙대며 파도에게 농락당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세얼간이는 그렇게 의미 없이 체력을 낭비 합니다.
호텔로 돌아 오면서 컵라면과 싱하, 쏨땀을 사옵니다.
역시 수영후엔 라면이쥬?
알쓰들이지만 오늘은 맥주도 한캔씩 먹기로 합니다.
셋이 두캔 가지고 나눠 먹을까? 했지만
썸드녀가 우린 으른이니깐 낮술로 한캔씩은 먹어야 된답니다.
그리하야 1인 1캔.
룸으로 들어와 드넓은 테라스에서 펼쳐놓고 먹습니다.
[ 이젠 하나의 의식이 된 '테라스정찬' ]
맥주 한캔씩을 마시고 셋다 고구마가 됐습니다.
이젠 테라스에 누워 해가 지길 기다립니다.
염세주의녀는 '맨날 지는 해따위.....더워~!!' 라며 시크하게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만
들어가는 뒷모습에서 행복 스멜 진동~
드링크씨와 둘이 신본부부처럼 테라스에 누워 썬셋을 즐깁니다.
푸른 하늘빛과 썬셋의 붉은기가 섞이면서 보랏빛 그윽한 하늘로 물듭니다.
너무 예뻐..................
썬셋을 즐기는 일은 여행에서의 가장 중요한 일과중 하나입니다.(별 일과도 없지만..)
오늘은 드물게 맑고 고요한 정신으로 지는 해를 말없이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눈과 귀가 편안하루.
[테라스에 나타난 찡쪽씨]
'도망쳐 찡쪽!!!'
염세주의녀 눈에 띄기전에 딴방으로 보내줍니다.
day8.
아침에 비가 온 듯 했으나 날씨가 괜찮습니다.
혼자 있을 때 운동 좀 해볼까 하고 운동화를 가져왔는데 당연히 안 했습니다.
운동녀인 썸띵드링크씨가 근손실 방지를 위해 짐에 간다기에 따라 나섭니다.
염세주의녀에게도 같이 자가고 하니
'운동 같은 소리하네...'라며 냉소적으로 꺼지랍니다.
[오션뷰의 호텔gym]
이상은 바다를 보며 멋지게 러닝을 하는 거였지만 현실은 짐볼 껴안고 사족보행 입니다.
인증샷만 찍고 운동한 척 합니다.
그리곤 조식을 먹고 풀에 나가 놉니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안한 이 시간이 제일 그립습니다.
좋은 날씨와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며 누워서 빈둥 댑니다.
중력의 노예들이라 최대한 누워 있어야 됩니다.
아무도 없길래 풀에서 셋이 달리기 시합도 하며 깔깔대고 시간을 보냅니다.
말이 달리기지 걷는 것 보다 느립니다.
지나가던 마린보이가 하찮다는듯 웃어줍니다
그래도 세얼간이는 좋습니다.
[영상캡춰.비디오 판독을 위해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저녁에 램힌씨푸드를 가기로 해서 간단히 먹습니다.
순서대로 들어가 씻고 준비를 하고 써니네와 함께 램힌 시푸드로 향합니다.
두번째 가도 그곳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염세주의녀와 드링크씨도 램힌의 분위기에 바로 스며듭니다.
[여기저기서 포토타임을 즐기며 신난 우리.]
이제 이분들께도 이 환상적인 음식을 맥여 드려야 합니다.
줄줄이 십여가지의 음식이 나옵니다.
입맛이 쇄국주의인 염세주의녀도 너무 맛있다며 만족했고 썸띵드링크녀는 태국 식사중 가장 맛있었다며 엄지 척척 올렸습니다.
뭘이렇게 많이 시켰냐는 말이 무색하게 열정적으로 먹어서 그 많던 음식이 금방 순삭 됐습니다.
몇일 사이 두번 온 저는 행운입니다.
자고로 아는 맛이 제일 무서운법.
음식은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위안거리라 하였습니다.
충분히 위안받고 모두가 맘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멋지게 올킬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차오도이 커피 한잔 마시고 빅씨가서 한바탕 쇼핑을 합니다.
올드타운을 스치듯 구경합니다.
[올드타운 벽화]
그리곤 데자뷰 같지만 또 bepop에 갑니다.
좋은걸 어쩌냐..........
친구들도 음악을 들으며 좋아해 주긴 했지만 진짜 좋았던 건지 좋은척만 했던 건지는 모릅니다.
화요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파티피플들이 있었다면 더 재밌었을텐데...
더 놀고 싶었으나 계획녀들에게 끌려 나옵니다.이날 저랑 써니만 과음을 했구요,
계획녀들은 술도 계획적으로 마십니다.
호텔로 돌아와 내일 마이카오로 옮겨야 하니 짐들을 다시 쌉니다?
저는 옮길때 그냥 캐리어에 대충 다 때려넣는 스타일이고
이 둘은 각 잡아서 다시 싸는 스타일 입니다.
썸띵드링크씨의 여행일과 중 하나는 밤마다 짐정리 다시하기 입니다.
[누가봐도 누구껀지 알것같은 캐리어 상태]
염세,썸드 둘다 정리 요정이라 혼자 쓸때보다 셋이 쓸때 방이 더 깨끗합니다.
나만 어지르는데 그렇다고 잔소리를 하지도 않습니다.
짐은 둘만 열심히 싸고 난 또 테라스에서 베짱이 처럼 놉니다.
내일은 마이카오 샬라 리조트로 갑니다~~~
[속도를 줄이고 인생을 즐겨라
너무 빨리 가다 보면 놓치는 것은 주위 경관 뿐이 아니다.
어디로 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에디 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