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이 된 코로나 전 푸켓 여행기(2)-with비밥
day3.
담날에도 날씨는 죽였고 바다를 보며 조식을 먹고
사부작사부작 거리며 태닝 좀 하다가 또 게으르게 늘어져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느끼는 긴장감을 여행에서 완화하며 치유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책이나 핸드폰도 보지 않고 마냥 널부러진 채로 늘어져 있습니다.
이정도면 산소도둑 입니다.
분명 조식 먹을땐 식당에 사람이 많은데 풀에서는 혼자입니다.
다들 어딜간건지 궁금합니다. 아무도 없으니 조용하고 너무 좋습니다.
풀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 파도 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를 듣습니다.
일상에서 듣기 싫던 소음은 하나도 들리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초점을 잃은 채 몽롱하게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을 구경합니다 .
구름 구경을 하며 자다깨다를 반복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빛의 속도로 흐르고,
조용히 눈이 부신시게 아름다운 썬셋을 즐깁니다.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본 하늘과 바다 ]
아....썬쎗........
널 가져야겠어!
그 시간,그 공간만이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지금이 딱 그때.
아...오늘 너무 완벽해…
오늘 저녁은 써니가 새로 생긴 센트럴에 스시부페를 데려갑니다.
여기 너무 괜찮습니다. 음식이 깔끔하고 퀄리티도 좋은편입니다.
[회는 살안쪄~]
왕창 먹고 센트럴을 누비며 여자들만의 쇼핑을 합니다.
그리곤 오늘도 bebop으로 향합니다.
노래도 좋고 뮤지션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심지어 오는 손님들까지도 좋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다정합니다.
오늘 저녁엔 시원하게 비가 내립니다.
빗소리에 섞인 농염한 섹소폰 소리,
기타리스트의 섹시한 연주, 거기에 젖어드는 베이스,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보컬의 노래가 몽환적인 밤을 선사해 줍니다.
바로 옆에 앉아서 섹소폰을 불어 주시는데 심장 터져 죽는지 알았습니다.
모두가 여유로운데 나만 쫄보처럼 앉아 있네요.
역시 악기든 남자는 언제나 섹시합니다. ♥.♥
이날 써니양도 무대에서 노래 한곡을 불러 줍니다.
써니가 노래 진짜 잘하는건 안비밀이죠^^
그리하야.......
간만에 둠칫둠칫 리덤 타면서 술도 마시고 재밌게 놀고 축지법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상하게 하루가 너무 빨리 갑니다.
별거 안했는데 알찬 기분~
Day4
뭐야 지금 6월 맞어???
우기인데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썬셋과 오션뷰에 최적화된 곳인데 손님은 별로 없습니다.
그외에도 오션뷰 호텔이라 그런지 다이닝이 잘되어 있습니다.
조식당 겸 레스토랑&바 Cosmo restaurant &bar , 스시바 hansh ,비치 옆rock salt restaurant &bar 까지
어디든 오션뷰 입니다.
오늘은 어제 비밥에서 들었던 Meghan Trainor의 like I’m gonna lose you 를 하루종일 듣습니다.
내가 이렇게 음악에 진심이였나? 싶게 조석으로 끊임없이 음악만 듣고 있는 내가 왠지 좋습니다.
날씨는 좋은데 오늘도 수영장엔 아무도 없습니다.
직원 두명과 저 뿐입니다.
마린보이 옷을 입은 직원이 함빡 웃어주네요.
오랜만에 자본주의 미소가 아닌 훈남의 해맑은 미소를 보니 맘이 세상 몽글몽글해 지네요.
저도 엄마미소로 화답해 줍니다.
마린보이가 콤플리멘터리 푸드라면서 바구니에 과일을 들고 형식적으로 돌아다닙니다.
풀에 사람이 없으니 돌아다니면서 계속 저한테 더 먹으랍니다.
조금 있으니 또 작은 케이크를 나눠줍니다.
'그..그만 줘....'
나중엔 잔반처리반 마냥 제가 다 먹었습니다.
조식도 먹고 잔반처리도 하고 배도 안꺼지길래 점심은 간단히 프렌치프라이로 때우고 마사지도 받으러 가봅니다.
저녁은 또 써니를 만나기로 합니다.
센셋을 보고 같은시간에 또 사부작 대며 일어나 준비를 합니다.
데자뷰인가요?
함께 로컬 식당에서 쏨땀뿌 및 쌀국수, 영롱한 얌운센, 무양, 어묵? 등을 먹습니다.
쏨땀과 무양,뽀얀 어묵도 너무 맛있습니다.
지금은 파블로의 개처럼 쏨땀의 ‘쏨’자만 들어도 침이 흐르네요.
빨리 떠나야겠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차오도이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또 bebop으로 향합니다.
3일째 출근입니다. 되게 죽순이네요.
그래도 오늘은 불금이니까요.
불금 답게 사람도 많습니다.
춤선이 이쁜 오빠님이 무대도 없는 홀을 섹시댄스로 장악했습니다.
순간 내가 브라질에 온건가 했네요. 모두가 저세상 흥입니다.
게이오빠의 매운맛 트월킹이 끝나고 이번엔 엄청난 실력자님이 라틴댄스를 춥니다.
앉아서 얼씨구 절씨구 하며 어깨춤을 추고 있는데…
실력자님이 저에게 다가옵니다.
“쉘위댄스?”
하시길래 맨홀 뚜껑 열고 숨으러 갔습니다..
이럴줄 알았다면 고등학교 체육시간에 탱고라도 열심히 배워둘걸 그랬습니다.
역시 배움이란 언제 어디선가 꼭 쓸모가 있는 것을..
내적댄스로 나름대로 흥을 채웁니다.
박수만 신나게 친 덕에 수족냉증이 다 치료됐습니다.
써니와 서로 깔깔대며 얘기도 하고 음악도 들으며 스텝들과도 재밌게 놀았습니다.
원래 빡침 포인트가 비슷한 사람끼리 말이 잘 통한다는데 써니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년만에 봐도 어제 본 친구처럼 쓸데없는 얘기에 같이 흥분하고,
필요 이상의 상상을 얘기하며 행복해 하곤합니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1도 없는 멋진 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비밥에서 보냅니다.
돌아오는 길엔 내일 도착할 친구들을 위해서 웰컴드링크와 과일을 삽니다.[코코넛,요쿠르트,녹차,레드불,망고 등을 채워넣습니다.]
셋다 알콜쓰레기들이라 술은 1도 없습니다.
이날은 약간 술에 취하고 흥에 취했던거 같습니다.
남은 흥을 달팽이와 채우고 방으로 데려와 같이 놀다가 잡니다.
모든게 완벽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