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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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렌트

고구마 0 432
(2003년 글입니다.)



요왕이 오토바이를 몰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 스러운 일이다. 적어도 태국 에선 말이다. 차를 빌리기에는 요왕의 운전실력과 우리나라와는 반대인 교통흐름 등등 기타 다른 문제들로 인해 좀 버거운 면이 있다. 그렇다고 썽태우를 내내 대절해 다니기에는 비용적인 면에서 너무 비효율적이다. 이동이 많은 우리 여행의 특성상 오토바이 만큼 제격인것도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사고의 위험성과 더불어, 혹시라도 오토바이에 약간의 데미지 라도 생기게 된다면 반드시 그 댓가(다소 비싸기 까지 함...)를 치러야 한다는 거다.
사무이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나톤항을 갔다 오는길에 요왕이 말한다.
“ 오토바이가 좀 이상한거 같애... 넌 못 느꼈어?”
“ 아니...난 잘 모르겠는데...”
“ 너 좀 내려 봐라...”
요왕은 뒷바퀴를 쿡쿡 눌러보더니 바퀴의 상태가 거의 펑크 직전 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걸 모른체 계속 달렸다면 오토바이 휠 자체가 휘어 졌을지도 모른다.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오토바이를 끌고 얼마 가지 않으니 다행히도 수리점이 있어 안도의 한숨을 쉴수 있었다.
“ 여기 안쪽 튜브가 낡았어요. 갈아야 되요”
“ 얼마에요?”
“ 튜브 가격이...80밧이에요..”
수리를 부탁하고 우리는 이 비용을 당연히 오토바이 오너에게 청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튜브가격에 더해 수리 비용까지 더해질 거라는 우리의 걱정과 달리 수리공은 우리에게 80밧만 요구했고 영수증 까지 써주었다.
숙소로 돌아와 카운터에 이야기 했더니, 여 종업원이 계약서를 꺼내서 4번 항목을 읽어보란다. 거기에는 오토바이를 빌린 이후의 그 어떤 데미지도 모두 빌린이가 책임져야 된다는 내용이 써있다.
“ 하지만 말이에요...문제는 타이어의 외부에 있었던게 아니에요. 외부쪽이라면 그건 우리 잘못이겠지만...이건 타이어 안쪽 튜브가 낡았던 거라구요. 이게 우리의 잘못인가요?”
“음....그렇다면...난 책임자가 아니에요. 오토바이 주인은 이미 퇴근하고 없으니까 내일 아침에 다시 그 책임자 한테 이야기 해보세요..”
결국 다음날 아침 문제의 그 영수증을 들고 이야기 하려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분명히 화장대 위에 올려져 있던 영수증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비용이 크지 않아 망정이지 만약 큰 데미지 였다면 얼마나 곤란했을까......우리는 자칫 휠이 휘어지기라도 해서 우리 몸이 다치거나 아니면 더 큰 비용을 수리비용으로 쓰지 않은 것에 위안 받으며 그냥 기분 좋게 이곳을 나가기로 했다.
결국  돈을 받는걸 포기하고 그날 아침 우리는 꼬 따오로 향했다.
참 희한하게도 그 영수증은 며칠 뒤 요왕의 지갑안에서 발견됐다.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내가 요왕의 지갑안에 영수증을 구겨넣은 기억이 나는거 같기도 하다.
정말로 그날 아침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었는데........아마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피곤한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내 무의식이 작용을 했나보다.

사진 : 라마이 노네임 옆에 카오산 버디와 수지펍의 분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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