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를 찾아서 - 21. 꽃이 되다 at 몽족 미인 선발대회 in 비엔티앤
난 몽족의 딸이다.
갓난 동생을 잘 돌본다.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드는 것도 능숙하다.
집안 일은 여섯살때 부터 해온 일이다.
아침과 저녁으로 소를 모는 날도 많다.
모를 내는 3월에는 손가락이 퉁퉁 붓는다.
벼를 베는 9월에는 손바닥에 굳은 살이 베긴다.
난 호기심이 많은 소녀이다.
난 예뻐지고 싶은 소녀이다.
난 내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
난 꿈을 꾼다.
오늘 밤, 가장 아름다운 몽족의 여인이 되는 꿈을 꾼다.
인삿말을 외운다.
동작을 맞춘다.
동선을 기억한다.
수많은 사람앞에 나서는 것이 두렵기는 하다.
더구나 처음으로 무엇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진 날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가장 화려하고도 강한 꽃이 되는 꿈을 꾼다.
열일곱의 어느날 밤, 내가 세상의 중심이었음을 알아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