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영어도 못하는 남자 나홀로 여행-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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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세 영어도 못하는 남자 나홀로 여행-1

우야제 22 1555

2019.9.26 목요일 출발

이제 나도 꾼이 되었는지 아님 늙어 가는 건지 여행의 설렘이 많이 줄었다.

당초 계획은 집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김해 경전철 타고 공항으로 가려 했다.

겁나게 피곤하면 비행기 안에서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근데 왜 그렇게 잠이 오는지……. 결국 집에서 푹 자고 간다.

 

중전 나 내일 새벽 530분에 경전철 타고 공항으로 갈 예정이요

그냥 내가 공항까지 태워 줄게

아니오 중전, 피곤할 터이니 혼자 가리다

그럼 리무진 버스 타는 곳에 데려다 줄게

 

아침 6시 리무진 버스 정거장까지 중전이 에스코트 해주었다.

 

중전 매년 가는 게 지겹도 안하나?”

중전 딴 데 좀 가지?”

딴 덴 마사지가 영 시원찮다.”

마사지가 여행 목적의 반인데 이냥이면 잘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

중전알아서 혀~”

 

버스터미널에 날 내려주고 중전은

잘 갔다 와~ 어디에 있던 숙소는 꼭 알려주고~”

잘 다녀오리다

시크하게 중전은 떠났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내 공항버스는 왔다.

헐 대박

만석이다!”

버스 자리 없어요~~~”기사분의 소리에 큰일이다.

리무진 놓치면 비행기 시간이 안 맞는데…….

결국 공항리무진을 타고 입석으로 공항까지 왔다.

리무진도 입석이 되긴 되더라…….

고속도로를 입석으로 버스타고 왔다…….

공항도착 후

타이항공 티켓팅 줄이 긴 것에 짜증이 나고 또한 화물이 많은 승객들이 짜증난다!

퍼뜩 퍼뜩 지나가면 좋을 건데…….

이게 내가 이번 여행의 핑계였다.

왠지 짜증이 많이 나고, 아무것도 아닌데 성질이 나고,

남한테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계속해서 심술궂은 영감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럴 땐 여행을 가야한다.

이제 더는 안가도 될 것 같은데! 또 핑계를 대고 여행을 떠난다.

나는 오늘 또 이렇게 다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해외여행이 주는 설렘이 좋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설렘보다는 안락을 추구하게 된다.

이제 태국은 지겹지도 않나?”중전은 늘 나에게 묻는다.

? 나는 태국이 좋을까?”

정답은 하나다.

마사지다.”

그리고 오롯 시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운 모양이다.

그래서 이제는 마사지 반, 혼자 멍 때리러 가는 거 반 인 것 같다.

일상에서 늘 되지도 않는 스트레스를 핑계로…….

마사지를 핑계로…….

멍 때리러 간다는 핑계…….

 

마음속 깊은 곳의 정답은

태국에 나 홀로 가면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좋아서 가는 게 정답일지 모른다.

사무실의 업무도, 집안에서의 소소한 마찰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는 느낌.

마사지 가게에서, 식당에서 혹은 맥주 집에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도 주문할 수 있는 그런 부자가 된 느낌

이런 느낌에 중독되어 이젠 안와도 되겠다.” 싶다가도 항공권을 검색한다.

22 Comments
필리핀 2019.11.01 20:12  
49세면 영감 아니에요ㅠㅠ
아재입니다~^^;;

근데 사진이 없어서
넘넘 아쉽네요ㅠㅠㅠ
우야제 2019.11.06 21:29  
사진을 안 좋아해서
죄송합니다
마음은 청춘인데...
우야제 2019.11.06 21:47  
곧 수정하겠습니다
킁타이 2019.11.01 21:22  
헉49에 영감?
그럼 우리는 고려장. ㅎㅎ
우야제 2019.11.06 21:30  
어르신 죄송합니다
그냥 제 느낌을 적다보니...
송구합니다
kairtech 2019.11.03 08:21  
이제 겨우애벌레네
쫌만더있으면 뻔데기될라나....
우야제 2019.11.06 21:32  
어제 번데기 많이 먹었는데
누에고치에서 번데기 나오는거 알정도 입니다
어르신께 죄송한 표현을 했습니다
송구합니다
샌디7 2019.11.05 14:56  
ㅎㅎㅎ말투가 재밌으세욯ㅎㅎ글고 적당히 끊어놓으셔서 올려두신 글 다 보게 되네요ㅎㅎ
우야제 2019.11.06 21:34  
코믹한 옛글을 가끔 봅니다
집 컴퓨터에 있는거 보다 태사랑에 올려 놓으면 옛생각이 많이 납니다 ㅅㅅ
최병훈 2019.11.06 12:26  
글이 재미있네요. 뒷글도 기대하고 볼게요. ^^
우야제 2019.11.06 21:34  
감사합니다
제발 휴지 주신 어머니 남편이 봐 주세요
우야제 2019.11.25 12:28  
건강관리에 중요성을...
젊은 몸과 젊은 마인드가...
류썽 2019.11.07 11:18  
후기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새둥지 2019.11.10 21:37  
42세...태국 여행 계획중인데 마시지는 1일 1회 가야겠군요
죠스17 2019.11.12 12:31  
나이만 약간 다르고 저랑 비슷하시네요;; 용기가 납니다~!
머독 2019.11.12 17:42  
처보다 조금 젊은데 ㅎㅎ 저랑 많이 비슷하네요. 맥주며 마사지며 유독 태국을 좋아 태국을 자주  가는거 하며. 저는 49살에 처음으로  가족여행 말고 혼여로 방콕을 다녀왔네요.. 전 집사람 허락을 득하는게 가장 힘든 일이었는데 처음이 힘들었지 큰 애 군대 가고 나니 크게 뭐라하진 않네요. 올해 6월말에서 7월초에 갔다왔는데 휴가를 11월 말쯤에 10일정도 쓸수 있어서 짐 가려고 하는데 집사람 한테 아직 말을 못하고 있네요. 아 집사람도 직장생활을 하는데 휴가가 자유롭지가 않아서 저만 움직일수가 있어서요.
마하로 2019.11.20 23:11  
저도 혼자가는 여행 준비하고 있는데
용기가 부럽습니다//
짱짱스79 2019.11.25 12:16  
저도 이번에 혼자 여행을 가게 될 것 같은데...여행기 보고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혼자가는 여행이라 저도 기대가 되네요
아를별밤 2019.12.01 18:29  
저도 이번에 혼자갈꺼같은데 힘이나네요
헤룡 2019.12.16 17:20  
예전부터 여행기 잼나게 보고있습니다 우야제님 예전에 가셨을때 저도 첨으로 혼자가보고 몇년이 지났는데 아직혼자못가 봤네요 저도 다시한번가봐야 겠습니다 가슴이 뛰도록 ㅋ ㅋ
하노이거주 2019.12.19 16:31  
ㅎㅎ글을 너무 재미있게 적으시네요ㅎㅎ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수박우유 2019.12.31 07:03  
필력 좋습니다. ㅋㅋ바로 다음화 읽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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