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았던 태국 3박5일 - 4.농눗빌리지와 알카자쇼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너무 짧았던 태국 3박5일 - 4.농눗빌리지와 알카자쇼

오이풀 9 2032

아침에 일어나 로비에 있는 식당으로 가보니

이미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뷔페로 여러 종류가 많아서 먹을 만했다.

남편과 아들 든든히 배를 채운다.

둘다 아침밥 꼭 먹어야 하는 체질로 밥 안주면 회사고 학교고

안 가려는 스타일들이다.


난 아침엔 원래 적게 먹는지라 가볍게 먹고.

김치에 태국식 젓갈을 넣은 듯 좀 달달했으나

나름대로 맛나서 많이 가져다 먹음.


택시타고 동대문으로 가니 투어 가려는 사람들이 속속 들어온다.

9시반까지 오랬지만 출발은 10시 15분쯤 한다.

작은 봉고에 골목을 돌며 우리 3식구, 총각 2명, 처자 2명,

커플 2명이 탔다.

1박2일 동안 같이 투어하는 우리 팀이다.


좀 자며 얘기하며 파타야 도착.

역시 방콕보다는 바람도 시원히 불고 공기도 좋다.

코알라 느낌의 홍익비치 하우스 사장님 반갑게 맞아 주신다.

친절하고 입담이 아주 재미있는 분이다.

좀 뒤에 친정아버님 모시고 온 남매분 가족이 따로 합류했다.

방은 크고 깨끗하고 방콕 팔래스보다 쾌적하다.

방바닥에 타일이 깔려 있어 특이했다.


점심은 한식.

홍익비치 하우스에선 이틀내내 한식으로 준다.

밥줄 때 서빙해주는 현지인 아줌마가 계셨다.


우리 파랑새, 집에서부터 연습한 “컵쿤 캅”을 이분께

처음 시도해봤는데 글쎄 마치 태국아이처럼

두손모아 정중하게 고개까지 숙이며

“컵쿤 캅!” 을 하는 게 아닌가?

아줌마 기특하다는 듯 활짝 웃으며 그 다음부턴

눈만 마주쳐도 아이한테 따뜻한 미소로 응답하신다.


파랑새 이날 일기장엔 컵쿤캅을 하고나니

훨씬 태국사람과 친해진 느낌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런 게 여행으로 배우는 공부가 아닐까.


그 다음부턴 컵쿤캅이 잘도 나온다.

첫날 비행기에선 쑥쓰러워서 못 하겠다더니.


밥 먹고 첫 코스는 농눗 빌리지.

육교 같은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정원 풍경이 일품이다.

정말 아름답게 잘 꾸며 놓았다.

옥의 티라면 정원이 전부 인공적이라는 점.


img_8318.jpg
전통공연과 코끼리쇼 입장권


048.jpg

전통공연중 한장면


사진도 많이 찍고 태국 전통공연도 보고

코끼리쇼도 보고 나름 즐겁게 보낸 곳이다.


img_8285.jpg

img_8281.jpg

환상적인 정원



021.jpg


코끼리쇼 볼 때 두 번째 줄에 앉았는데

코끼리에게 바나나 주라고 바나나를 40바트에 판다.

파랑새도 코끼리 다가올 때마다 바나나 먹이려고 달려갔건만

너무 많은 아이들이 몰려서 서로 주려고 난리니

매번 주지 못하고 실망한 얼굴로 그냥 돌아옴.


img_8405.jpg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는 코끼리들

너무 많이 주니까 코끼리가 다 받아 먹지도 못한다.

나중에 쇼 다 끝나고 나서 드디어 소원성취!

바나나 주고 싶으면 맨 앞줄에 앉아야 한다.


정원 구경 끝나고 만나는 장소에 가니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도

우리 팀 총각, 처자들 벌써 와 있다.

아무래도 20대들에겐 정원 구경이 그리 매력적인 코스는 아닌가보다.

우리 가족은 시간이 남았으니까

알뜰하게 옆의 난정원까지 다 둘러보고

사진찍고 출발 5분전에 봉고로 돌아가니 이미 다들

차안에 타고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네.


안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괜히 우리가 늦은 거 같은 분위기.

이 동작빠른 친구들 땜에 이틀내내 우리 가족이

항상 늦는 사람들처럼 되어 버렸다.

실은 늘 약속시간 5분전에 돌아왔는데도 말이다.

그때 그분들, 우리 늦은 거 아네요~


숙소로 돌아가 저녁 먹고 알카자쇼를 보고

워킹스트리트엘 간단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초등생 아이가 있는지라

좀 망설여졌다.

사장님, 아이가 봐도 별 무리 없다고는 하시지만

굳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은 코스다.

끝까지 싫다고 하기도 그래서 그냥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시내까지 가는 길에 사장님,

파타야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신다.

은퇴한 서양 노인들이 정착해서

현지인 여성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 등등.

사장님은 그런 서양노인들 나쁘게만 보지 말고

불쌍하게 봐줄 수 있다 그러신다.


그런 얘기 들으며 나는 서양 노인들은

물가 싼 나라에 정착해서 노년을 즐긴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하는 이 나라 여성들의 인생은 뭔가 하는

씁쓸한 생각을 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이차를 뛰어넘는 진실한 관계도 있을 테지만 말이다,

그 커플들이 진심으로 서로가 좋아서 같이 사는 걸까?

노인들이 같이 사는 현지인 여성들을

아내로 여기기는 할까?

같이 살면서 밥해주고 빨래 해주고 치다꺼리 하다가

노인이 세상을 뜨고 나면 이 여성들의 인생은

어찌 되는 건가...


자세한 사정이야 잘 모르겠지만

내 눈엔 확실히 서양 노인네들보단

외국의 돈 있는 노인들에게 자기 삶을 기대는

현지인 여성들이 더 안돼 보인다.

그런저런 상념 끝에 알카자쇼장에 도착하여

쇼를 봤다.

쇼는 그런대로 볼만 했지만

어설픈 장고춤, 부채춤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 뻔했다.

역시 아이 데리고 가기에 좋은 곳은 아니다.

아이도 별로 재미를 못 느끼고 요란한 무대에 정신없어 한다.


131313131313-6.jpg

워킹스트릿 입구

img_8437.jpg

워킹스트릿에 있는 태국식 맥도날드



워킹스트릿 끝 해변가에 꼬치파는 노점이 있어

몇 개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 캔맥주와 꼬치로 건배하고

둘째날 밤을 보냈다.


9 Comments
순진무구녀 2007.02.25 11:28  
  카오산-파타야 눙죽 알카쟈 ㅎㅎ
저와 비슷한 일정을 밟으셨군요
월야광랑 2007.02.25 12:41  
  맥 아저씨 사진 왼쪽 아래에 "파랑새"라고 써 있군요. ^>^
오이풀 2007.02.25 21:56  
  지가 찍었다고 파랑새라고 써넣었는데
프로그램이 이상이 있는지
어떤 건 써지고 어떤 건 안 써지고 그러네요.
스타탄생 2007.02.27 20:25  
  느끼는 건 개개인마다 모두 다르죠..
전 오토바이 타고 혼자 농눗 갔었읍니다. 패키지와는 달리 혼자서 여유롭게 누비면서 다니긴 했었죠. 전통쇼도 재밌고 코끼리 쇼도 재밌게 봤읍니다. 다만... 입장료가 400바트 ㅠㅠ(가이드북엔 100바트라고 나와있음) 본전 뽑을때까지 다녔고요. 바나나파는거 미리 알았기에 귀찮지 않게 뒷편에서 봤어요. 가족끼리 오신분들 많아서 부러웠읍니다.

알카자쇼도 역시 혼자서 봤고요. VIP 500바트. 일반석 400바트에 여행사에서 취급하더군요. 처음엔 시시한건가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 재밌게 봤읍니다(개인적). 전 그 당시가 여행 80일째 정도 됐었는데 아리랑과 함께 부채춤을 출때 웬지 모르게 그냥 눈물이 나더군요. 아.. 얼마 있으면 한국에 가는 건가??  그냥.. 아무생각안했는데.. 눈물 나서 창피했어요.. 패키지 관광객님들 모두 박수 치던데요..?? 왜 거기서 수준 높은 한국춤을 기대 하셨는지는 모르겠네요 ^^:;;

여느 동남아나라에나  서양노인들 혹은 젊은이들이 현지 여자들과 어울리며 다니는 것 많이 봅니다. 저도 역시 눈을 찌뿌리긴 합니다만. 우리나라도 불과 몇십년전에 그러지 않았나요?? 서로의 이해관계에 관계된 것이니 가이드분 말씀 대로 그런가 보다 생각하심이... 다른곳도 아니고 유흥도시인 파타야에서 그것도 워킹스트리트에서 왜.. 사랑을... 생각 하셧는지...
흐음..., 2007.02.28 18:03  
  저도 예전에 홍익비치하우스에 갔을때 사장님보고 그런생각 했었는데....^^
오이풀 2007.02.28 22:14  
  후기를 워낙 많이 봐서 알카자쇼가 어떤지는 저도 이미 알고 있었구요, 수준 높은 한국춤 절대 기대 안했답니다.
저도 박수 열심히 친 사람중 하나입니다^^ , 패키지 관광객은 아니었지만.

다만 맨 앞줄에 앉아 보니 넘 자세히 보여서... 한복치마를 대충 걸치기만 해서 돌때마다 허연 맨 허리와 엉덩이까지 다 보이고.
그래도 꽤 볼만한 기타 다른 쇼순서에 비교해보면 너무 성의없게 하는 거 같아 외국인들에게 한국전통춤은 겨우 저정도구나 하는 편견을 줄 거 같은 걱정이 살짝 되더이다.

그리고 알카자쇼나 워킹스트릿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라면 대부분 그리 맘편히 느껴지는 곳은 아니리라 생각되는군요. 유흥도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건 남의 나라건 가난한 나라의 여자 입장이 또 같은 여자로서 떠올려지는 거구요. 비록 이해관계라 해도 말이지요.

말씀대로 느끼는 건 다 다르겠지요.
오중이삼춭 2007.03.02 16:57  
  아니 홍비치 사장님 우린 중.고딩 애덜두 안보는게 낫다구 워킹스트리트 빼고 가시더니.. 이 분들은 초딩도 개않다고 하시면서 데리고 가셨네(살짝 배신감 드네요).
오중이삼춭 2007.03.02 16:59  
  그래서 난생 처음 구경간 파타야, 밤 문화 엿보지도 못했네요ㅠㅠㅠ.
SG 2007.03.05 19:17  
  ㅋㅋㅋ  저랑 같이 여행 한 가족이네요  반갑습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