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소도시여행 - 차이낫 Chainat 1
=================
2019. 01. 19 토요일 - 씽부리에서 차이낫으로 이동
아침에 일어나보니 모기장 활대가 부러졌습니다. 이거 난감하네요. 여행초반인데 이렇게 되다니....
그런데 사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저 텐트형 모기장을 제가 여행에 가지고 다닌지는 오래되었는데요. 원래 수명이 길지 못했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활대가 강철선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스프링강을 이용해서 만들어져 무겁고 튼튼했는데 문제는 활대 끝 부분을 맞대어 이어놓은 금속부분이 잘 부러졌습니다. 태국여행 한번만 다녀오면 부러져서 매년 새로 구입해야만 했는데요. 그래도 여행중에는 대강 보수해서 사용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활대가 FRP(강화플라스틱섬유)로 만들어져 나오더군요. 훨씬 가벼워진 것은 장점이었지만 여행중에 부러지니까 더욱 난감했습니다. 활대 연결부분은 안망가지고 활대 자체가 중간에 부러져버렸는데요. 문제는 FRP섬유는 부러지면 아주 작은 바늘같은 섬유파편들이 빠져 나옵니다. 이 파편들이 둘러싼 천을 뚫고 나와서 침대에도 흐르고 가방안에도 여기저기 흘렀습니다. 그리고 눈에도 잘 안보이는 유리바늘같은 미세한 조각들이 피부를 찌릅니다. 침대에 누우면 여기저기 가렵고 따끔거리더군요. 결국 여행중에 모기장과 배낭까지 다 버린적이 있습니다.
귀국후 다시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좀 더 오래가길래 일단은 가지고 왔는데 결국 부러졌습니다.
위험물 다루듯이 조심조심해서 일단 싸기는 했는데 며칠안에 본격적으로 천을 뚫고 나올거라서 빨리 대책을 세워야만 합니다.
갑자기 큰 고민이 생겼네요.
일단 오늘은 이동을 하면서 더 고민해보기로 합니다.
하늘을 보니 날씨가 흐립니다.
09:40 씽부리 버스터미널입니다.
터미널 안에 보이는 차는 대부분 롯뚜(미니밴)이고 롭부리 가는 버스만 완행버스인것 같습니다.
롭부리-씽부리 사이 완행버스는 수시로 있습니다.
롭부리 가는 버스는 굳이 시간표를 알 필요 없습니다. 자주 운행하네요. 05:40 - 18:00
BTS 방탄소년단 가는 차는 자주 있습니다. 근데 그냥 BTS라고만 쓰여있네요. 방콕 어디가는거냐?
BTS 큰 글자 아래 Singburi-Bangkok이라고 쓰여있는데 방콕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시간표가 굳이 필요없을만큼 자주 있습니다. 새벽4시-저녁6시
이 터미널에 행선지가 영문 표기된 것은 이것저것 있지만 실제로 운행되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실제 운행되는거라면 시간표시가 있어야할텐데 방콕가는 차와 롭부리 가는차 말고는 시간표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씽부리에서 왓씽-우타이타니까지 적힌 곳이 있습니다. 저걸 타고 차이낫 갔다가 다음에 우타이타니까지 가면 될것 같네요.
버스들의 출발과 도착을 표시하는 모니터 화면이 있습니다.
저런게 실제로 잘 되면 좋겠지만 제 생각은 지금은 저런거보다 개선해야될 다른 문제가 더 크고 많은것 같습니다.
방콕가는차 기사들이 저한테 방콕가냐고 묻길래 차이낫이라고 하니까 뭔가 자기들끼리 잠시 이야기 하다가 저쪽으로 가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와보니 조금전 그 우타이타니까지 간다는 승강장입니다.
근데 여기에 표파는 사람도 없고 시간표도 없습니다.
정말 운행하는건지 그냥 미래의 계획으로 그냥 붙여놓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전 기사들이 곧바로 여기라고 하지 않고 뭔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한것도 이상하고요. 적당한 차편이 있다면 굳이 수군거리다가 알려줄 이유가 없거든요.
10:16 다른 승강장에 방콕-왓씽 버스가 들어왔습니다. 혹시 저거 타면 차이낫 가는거 아닌가?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으니 일단 기다려 봅니다.
10:36 다시 또 방콕-왓씽 버스가 들어왔습니다. 어쩌면 지금 왓씽가는게 아니라 방콕으로 가는것일지도 모릅니다.
음... 아직 한시간밖에 안지났으니까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자.
승강장에 있던 책상에 사람이 한명 와서 표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차이낫?"이라고 했더니 방콕이랍니다. 뭐야 이거?
11시 넘었는데 제가 기다리는 승강장에는 차가 안옵니다. 그냥 방콕가는 차를 여기다 대놓고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냥 차이낫까지 행선지 표기만 있고 실제로 없는것 아닌가? 그래도 가까운 도시인데 차편이 없다는 것도 이상하기도 하고요.
기다린지 2시간 넘어서 몸 컨디션도 급 다운되어서 이온음료도 하나 사서 마시고 화장실도 다녀왔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면 지금쯤 차이낫 숙소에서 쉬고있어야 되는데....
방콕가는 차와 롭부리 가는 완행버스 외에는 뭔가 운행을 하기는 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12:26 터미널에 버스가 한대 들어왔는데, 제 앞에 방콕행 표를 팔던 사람이 저 뒤에 있는 버스를 타라고 합니다.
태국사람들한테 목적지를 미리 알려두면 이럴때 잘 알려주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목적지를 알려두면 삐끼들만 모이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 차가 어디가는지 모르겠지만 돈받는 사람한테 "차이낫?"이라고 하니까 "고투 싸판마이. 고투 차이낫."이라고 하네요. 일단 싸판마이란 곳에 가서 다시 차이낫으로 가야한다는 말이겠지요. 여기서 바로 차이낫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말이지요. 뭐, 일단 가서 해결하면 되겠죠. 지금 차편은 이것 뿐인것 같으니 더 알아보고 어쩌고 할게 없습니다. 싸판마이란 곳에 가면 차이낫까지 교통편은 있으니까 말해주는것이겠죠.
버스터미널에 온지 거의 3시간 지났습니다.
12:35 씽부리 출발. 에어컨버스 50밧입니다.
강변 가까운 도로를 따라가지만 강변이 보이는 곳은 없습니다. 강변가까운 도로라서 굽은 도로가 많아 조금 속이 안좋습니다. 아까 이온음료를 마신것 때문입니다.
13:37 싸판마이라고 내리랍니다. 차이낫에서 남쪽으로 몇km 떨어진 강 건너쪽이군요.
이상한데 내렸네요. -_-;
내려보니 작은 사거리입니다.
여기가 간이 버스정류장입니다.
여기에 기다리는 랍짱이 있습니다. 캐리어도 무겁고 배낭도 무거운 상태라 뚝뚝을 타고싶은데 없습니다.
"차이낫. 버커써. 타오라이캅?" 하니 40밧이랍니다. 생각보다 싸게 부르네요.
배낭이면 그냥 타면 되지만 캐리어는 꽤 불편합니다.
작은 배낭은 등에 매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 다음 캐리어를 양 무릎위에 올립니다.
한손은 엉덩이 뒤로 가서 오토바이 손잡이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캐리어를 손잡이를 붙잡습니다.
오른손으로 뒷좌석 손잡이를 잡는 바람에 손을 뗄 수가 없어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왼손을 뒤로 잡아야되는건데 왜 그랬을까....
캐리어 가지고 이렇게 타는건 자주 해봤지만 그래도 좀 위험스러운 탑승이라 손잡이를 꽉잡아야 합니다. 갑자기 출발하면 뒤로 굴러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내의 남차이 호텔앞에 세웠습니다. 기사가 저한테 뭐라뭐라 묻는것 같은데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여기맞느냐고 하는것 같아 그냥 OK. OK하고 요금을 지불했습니다.
나한테 뭐라고 말하려던 걸까.....
구글지도에는 여기가 버스터미널이라고 쓰여있지만 아무래도 버스터미널로 보이지 않습니다. 시외버스나 롯뚜나 썽태우 같은것도 아무것도 없고 터미널 건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동네 주차장으로 보입니다.
고개를 위로 들어보니 여기가 NUMCHAI HOTEL 남차이호텔입니다.
남차이 호텔 위치: https://g.page/numchaihotel?share
호텔앞에 뚝뚝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바로옆에 세븐일레븐도 있습니다.
호텔 입구입니다.
입구 터널?을 통과하면 오른쪽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fan room 이라고 말했는데 대화가 전혀 안되어서 손을 들어 천정을 가리키며 팔을 빙빙 돌려서 이해를 시켰습니다. ㅎㅎ
2층 복도.
선풍기방 250밧 입니다. (에어컨 방은 390밧)
넓은 방과 빨래건조대.
책상과 의자.
찬물샤워 입니다.
방충망은 먼지는 끼었어도 찢어지지 않고 양호했으나 쇠창살과 함께 열립니다. -_-;
저러면 도둑이 그냥 바깥에서 열고 들어오면 되는거 아닌가 하고 살펴보았는데 다행이 바깥은 통로가 아니라서 큰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이만하면 가격대비 만족합니다.
이 숙소는 의외로 큰 곳입니다.
큰 건물 3채를 함께 쓰고 있는것 같습니다. 방치한 건물이 아니라 실제 쓰고있는것 같습니다.
건물별로 요금이 다르겠죠? 제 방이 가장 싼방일거고요.
숙소 바로앞 버스터미널이라는 곳에 나와보니 야시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버스터미널이 아닌데 어떻게 된거지? 주변 모양이 뭔가 옛날에 버스터미널로 쓰다가 다른데로 이전해버리고, 여기는 동네 주차장겸 야시장으로 쓰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 야시장 옆에 작은 재래시장도 있습니다.
생선 튀김을 팔길래 조금 사보았습니다. 많이 비린 냄새가 영 비위에 안맞네요. 조금 먹어보다가 버렸습니다.
시장에서 뭔가를 샀다가 못먹고 버리게 되면 그제서야 몇년전 언젠가 같은 경험을 했었던게 떠오릅니다. 잘 기억해 뒀다가 같은 실수를 안하면 좋겠지만 대충 잊어버리고 다음에 기억이 안날때 쯤 되면 또다시 '저거 본적이 있던가? 사먹어볼까?'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항상 새로운 여행같은 느낌을 주니까요.
모르는게 없고 태국어도 술술 말하고, 태국 사정도 잘 알면 외국여행을 한다는 참신함이 별로 없고 그냥 잘 아는 동네 또 다시 온 기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들만 꼭 기억하고 나머지는 그냥 잊어버리는 것도 매년 여행에 새로움을 주어서 괜찮은것 같습니다.
(그냥 매년 기억력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걸 변명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에휴~)
쿨럭. 쿨럭.
숙소 주변에서 소셜심카드 파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꽈리 한봉지 60밧.
작년에 핏싸눌록에서 사먹었던 20밧짜리보다 상태는 더 좋은데 향은 더 적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맛입니다.
숙소에서 쉬다가 해지고 난 후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야시장 분위기가 납니다.
여긴 공터가 널널하지만 앉아서 먹는 집은 없고 그냥 사서 떠나는 야시장입니다.
방에 돌아와 있다가
밤 11시 가까이 되어 부러진 모기장을 조심스럽게 펴보았습니다. 활대가 부러져 모양이 이상합니다.
부러진 자리에서 FRP 섬유파편이 천 밖으로 조금 삐져나오고 있습니다.
저거 조금만 더 삐져 나오면 침대에 섬유 부스러기가 흘러 피부를 여기저기 찌를겁니다.
일단 오늘밤 무사히 자려면 응급처치를 해야합니다.
제가 가지고 다니는 종이테이프 등장. (태국 여행하는데 그런건 왜 가지고 다니는데?)
일단 내일 아침까지만 파편이 삐져나오지 않게 붙였습니다.
내일은 꼭 쇼핑몰 같은데를 찾아서 휴대용 모기장을 구입해야겠습니다. 태국에서도 휴대용 모기장 파는걸 시장같은데서도 몇번 본적이 있습니다. 지도에서 테스코로터스 봤는데 거기 가면 있겠지요.
자정이 지나서 숙소앞 세븐일레븐에 가보았는데 숙소앞이 가로등이 환하여 어둡지 않았습니다.
오늘 요약:
씽부리 버스터미널에는 방콕과 롭부리 외에는 차편이 거의 없습니다.
씽부리-차이낫 사이는 직접 연결되는 차편이 없거나 거의 없는것 같습니다.
--------------
구글지도를 캡쳐해서 아래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선명한 지도를 보시려면 클릭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