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로 부터의 이탈 - 33. 다시 in 다낭
비껴있는 뒷골목 그 어디쯤에서는
정된되지 않았던 모든 소리는 빗소리에 덮힌다.
정돈되지 않았던 모든 형상은 빗줄기에 쫓겨간다.
그렇게 모든 혼돈은 비와 함께 사라진다.
반듯한 큰길에서 비 내리는 밤이면
빗소리보다 큰 기계음이 혼돈을 모으고
빗줄기를 뚫는 인공조명이 혼돈을 염색한다.
그렇게 모든 혼돈은 비와 함께 시작한다.
혼돈과 정돈의 그 사이에는
능숙한 일상이,
느긋한 휴식이,
짜맞추어진 질서가,
그리고 바쁜 퇴근이 있다.
다시 몰려드는 비구름,
혼돈을 피해 서둘러
그 어디쯤의 골목으로 돌아간다.
용다리를 뒤로 두고
그리 부럽지 않은 연인들을 지나치고,
화려한 조명에 묻힌 무리를 벗어나서
그렇게 그 어디쯤의 골목으로 되돌아 온다.
어둡긴 하지만
착한 그 골목 어디쯤에서 마지막 정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