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소도시여행 - 롬싹 Lom Sak 1 도착
2018소도시여행 - 롬싹 Lom Sak 1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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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2. 20 화요일 - 카오커에서 롬싹으로 이동
간밤에 날씨가 안좋아 천둥소리도 들렸습니다.
밤에는 숨도 조금 차네요. 이곳 카오커 일대가 고지대라서 원래 기압이 낮은데 날씨가 나쁘니 더 그런것 같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너무 아픕니다. 한국에서도 저기압인 날에는 허리가 더 아파지던데 여기서는 해발이 높으니까 실제로 기압이 꽤 낮습니다.
어제 썽태우를 너무 오래탔는데다 고지대 저기압 + 비내리는 흐린 날씨 + 습도까지 올라갔으니 모든 나쁜 조건들이 다 합쳐져서 더욱 허리가 아픈것 같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도 내일도 천둥과 번개가 예보되어있습니다. 혹시 오늘 풍경이 예상보다 훨씬 좋으면 하루 더 머물러볼 생각도 있었는데 날씨가 이러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없고 오늘 꼭 떠나야겠습니다. 이럴때는 일단 기압이 높은 낮은 지대로 내려가는게 가장 빠른 회복방법입니다.
아침 7시 조금 넘어서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열어보니 주인 할머니가 식사를 들고 왔습니다.
토스트와 쌀죽입니다.
어제 듣기로는 식사는 안준다고 들은것 같은데 대화가 잘 안통한건가..... 아니면 이 숙소에서는 식당운영을 안한다는 말이었던건가...
원래 차를 타는 날에는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만, 오늘 롬싹으로 나가는 길은 커브가 심하지 않고 어제보다 거리도 훨씬 짧기 때문에 식사를 해도 될것 같습니다. 일단 토하기 전에만 도착하면 되는거지요 뭐. 어제 먹은 멀미약 기운도 아직 좀 남아있기 때문에 죽을 먹어도 괜찮을겁니다.
쌀죽 속의 저 초록색 향신료 잎(바질인듯)은 아직도 완전히 좋아하진 않지만 이제는 그냥 먹을만 합니다.
베란다 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합니다. 아마 구름속에 들어간 것이겠지요.
이 정도면 밖에 나가도 운해는 못볼것 같아서 좀 더 기다려봅니다.
09:20 구름이 조금 물러났습니다. 방안에 햇빛도 약간 들어옵니다.
안개가 자욱해보이는데 방에 햇빛이 비친다는 것은, 실제 날씨는 맑은데 이 방 주변에만 구름속에 있다는 뜻이지요. 이 정도라면 도로가에 나가면 운해가 보일것 같은데요.
숙소를 나와서 도로 쪽으로 올라갑니다.
도로옆 전망대에서 본 운해....
구름이 선명하지 않고 그냥 좀 뿌옇게 깔렸습니다.
치앙칸에서 본 운해처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네요. 다른 사람 사진을 보면 그럴듯한게 있던데 아마 제가 시기를 잘못 왔거나 오늘 날씨만 안좋은것이거나 그런거겠지요.
운해 구경은 포기하고...
구글지도에 Khao Kho District Office라고 표시된 곳으로 왔습니다.
여기에 왜 왔냐하면 교통조사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도를 보면 버스 정류장 표시가 있고 Morchit에서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고 표시되어있습니다.
머칫(Morchit)이라면 방콕 북부터미널을 말하는것 같은데요.
들어와봤는데 버스 정류장 비슷한 것도 안보입니다. 그냥 관공서 안 마당입니다.
GPS위치는 정확히 여기가 맞는데요.....
구멍가게 같은것이 하나 있긴한데 버스타는곳 같아보이지도 않고 그냥 이곳 직원들 이용하는 구내매점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대화가능한 사람이 있을까 해서 관공서 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중 젊은 사람과 손짓해가며 대화를 나누어 보려고 했지만 역시 대화는 안되었습니다. 그 사람들도 외국인이라 도와주려고 했지만 서로 의사전달이 전혀 안되었습니다.
방콕에서 버스가 이곳까지 운행하는지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나와서 도로가에 지나가다 보니 조금 안쪽에 큰 글씨가 세워져있는 곳이 있습니다.
khao kho in love 라고 쓰인 전망보는 곳입니다.
운해라고 보기에는 그냥 흐릿한 안개.... 날짜를 잘못 잡은것 같습니다.
운해를 보겠다고 아침에 차끌고 여기 온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다시 방에 돌아왔습니다.
역시 이 방에서 보는 풍경이 더 좋은것 같습니다. 이 숙소뿐만 아니라 이 주변에서 저 호수쪽 전망을 볼 수 있는 숙소는 많이 있습니다.
운해고 뭐고 차라리 그냥 맑으면 더 좋겠네요.
체크아웃 시간이 11시까지 입니다. 짐을 다 챙겨서 방을 나섭니다.
이 숙소 1층에는 식당같은게 있습니다. 운영은 안하는것 같지만요. 아마 다른 웬만한 숙소들은 자체 식당을 운영할것 같습니다.
주인한테 캠손 간다고 말하고 차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요금은 300밧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지폐 300밧이 있는지도 미리 확인했습니다. 이동네는 편의점이 안보여 1000밧권을 교환하지 못하니까요.
차를 기다리는 동안 1층에 있는 방갈로쪽으로 가봅니다.
각 방갈로마다 앞에 의자가 있습니다.
여기 앉아서 전망을 보는거지요.
여기서 호수쪽으로 바라보는 풍경도 좋네요.
잠시뒤 11:15 차가 왔습니다. 슬슬 다시 날씨가 흐려지면서 곧 비가 내릴것 같습니다.
몸을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지만 계속 조금씩 숨이찬 상태입니다. 몸 컨디션이 많이 나쁘네요.
카오커 해발이 900미터밖에 안되는데 숨이 차다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것 같네요.
앞자리에 타지 않고 바람을 쏘이기 위해 뒤에 탔습니다.
이 동네의 상징인것 같은 저 탑을 지나고....
캠손 가는 길도 많이 구불거리지는 않습니다. 길가에 딸기밭들이 자주 보입니다.
땅바닥에서 1미터쯤 들어올려서 뭔가를 수경재배하고 있는 시설도 더러 있습니다. 얼핏 보기로는 아마도 상추가 아닐까 싶습니다. 상추는 조금 저온성 작물이라 이런 시원한 지역에서 잘되지요.
가다보니 Ban Thung Samo 라는 마을에 세븐일레븐도 있습니다. 자기차량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라면 이런데도 이용할 수 있겠습니다. 위치는 카오커와 캠손 중간쯤에 있습니다.
드디어 캠손 삼거리 교차로에 도착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 교차로에서 카오커 들어가는 방향의 버스정류장입니다. 저기서 카오커로 가는 썽태우가 오전에 있다는 정보는 있습니다만 시간은 모릅니다. 지금 어떤 사람 한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탄 차는 제가 롬싹가는 차를 탈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에 세워주었습니다.
11:45 캠손 삼거리 도착. 카오커에서 캠손까지 약 30분 걸렸습니다. 롬싹 가는 방향의 정류장.
캠손 삼거리 버스정류장 위치 (롬싹 방면): https://goo.gl/maps/ps8dTMm7Bg7kxohb8
요금 300밧 내고 차는 떠납니다. 넓은 도로라서 무단횡단 방지용 가이드레일 같은게 설치되어있습니다.
이곳까지 오니까 아침부터 숨차던게 조금 줄어드네요. 그러나 아직 여기도 해발 700미터는 넘는 높은 지대입니다.
이 버스정류장 주변을 둘러보면 숙소 간판들이 몇군데 보입니다. 자가용 차량이 있으면 카오커에 안들어가고 여기서 숙박하고 운전해서 카오커 다녀와도 되겠네요.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곧 소나기가 내립니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니 흙먼지가 일어나면서 숨쉴때마다 흙냄새가 물씬 납니다.
정류장 벤치에 혼자 앉아서 흙냄새를 맡고 있으니 문득 어릴때 여름소나기가 내리면 나던 그 흙냄새가 떠오르네요. 한국과 기후는 다르지만 이런 흙먼지 냄새는 비슷하네요.
나이들고부터는 비올때 흙먼지 냄새 맡을일이 잘 없었는데, 오늘 이런 냄새를 맡으니 문득 옛날 교과서에서 보았던 '소나기'라는 소설이 떠오릅니다. 소나기 내리는 여름철에 소년이 소녀와 비맞으며 돌아다니다가 뭔가 전염병 같은것에 걸려서 소녀가 죽었다는 그런 내용이었지요. 그래서 어린이들은 특히 여름철 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는 그런 교훈이 있는 소설이었지요. -_-;; (그게 왜 그렇게 결말이 나는데?)
쿨럭.. 쿨럭...
도로 건너편에는 핏싸눌록 가는 방향의 버스 정류장도 있고 한명이 기다리고 있네요.
캠손 삼거리 버스정류장 위치 (핏싸눌록 방면): https://goo.gl/maps/5ayjvBoNG6KQZy427
비가 점점 세차게 내립니다.
제가 정류장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지나가던 버스가 모를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기사한테 잘 보일만한 위치에 가방을 세워놓고 벤치에 누워 기다립니다.
여기서는 시외버스 아무거나 타면 됩니다. 이 도로는 롬싹까지 갈림길도 없이 이어져 있으니까 무조건 모두 롬싹까지는 간다고 볼 수 있지요.
12:20 시외버스 한대가 와서 세웠습니다. 핏싸눌록에서 펫차분까지 운행하는 버스군요. 앞유리와 옆면에 영문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승무원이 내려서 가방 싣는 것을 도와줍니다.
승객이 거의 없습니다.
"롬싹!"이라고 하니까 30밧이랍니다. 15밧짜리 두장을 받았습니다.
버스 왼쪽 창문쪽에 앉았습니다. 왜냐하면 가다보면 왼쪽에 Wat Prathat Phasornkaew(왓 프라탓 파썬깨우)가 있거든요. 날씨가 흐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정말 풍경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롬싹에 숙소를 잡고 며칠안에 저 사원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한참동안 내려갑니다.
허리가 너무 아픈데 좌석들이 거의 비어있어서 엉거주춤 누워서 갈 수 있어 다행입니다.
롬싹 버스터미널앞에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이 내리고 있길래 저도 내리려고 하니까 승무원이 내리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 맞다고 "롬싹!"이라고 하니까 또 내리지 말라고 제지하네요.
응? 왜 내리면 안되는거지? 여기서 안내리면 펫차분으로 가는거 아닌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기다려보았습니다. 뭐, 일이 꼬이면 펫차분에 또 가도 그만입니다. 어차피 숙소 예약한것도 없으니까요.
롬싹 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펫차분과 반대쪽인 북쪽으로 갑니다.
응? 펫차분 가는 버스 아니었나? 대체 어디로 가는거지?
몇 km달리더니 어느 시내로 들어갑니다.
응? 여기가 대체 어디여? 무슨 도시야?
황급히 구글지도를 확대해보니 롬싹시내군요.
오! 롬싹 시내가 따로 있었구나. 저는 버스터미널 주변의 그 좀 썰렁한 곳이 롬싹인줄 알았는데 좀 떨어진 곳에 시내가 따로 있었군요.
13:03 롬싹 시내에 내렸습니다. 캠손 삼거리에서 40분정도 걸렸습니다.
롬싹 시내 버스정류장 위치: https://goo.gl/maps/QQ962HixRpWG7tvH9
일단 내리긴 했는데.... 여기는 시내의 간이 정류장입니다.
컨깬에서 이곳까지 운행하는 버스도 있네요.
롬싹시내가 따로 있는줄 모르고 버스터미널 주변의 숙소위치만 미리 확인해두었던 터라 지금 당장 여기서 갈 곳이 없습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까요.
일단 정류장 주변을 둘러보니 저쪽에 세븐일레븐도 보이고...
이 간이 버스정류장에 음식점이 있습니다.
이건 어디가는 시간표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곳까지 오니까 어제밤부터 숨차던 것이 없어졌습니다. 기압문제가 맞았던거죠.
우선 이 도시는 전혀 예상에 없던 곳이라 숙소 정보도 없으니 찾아봐야 됩니다.
일단 식당에 들어가 밥을 하나 시켜놓고 먹으면서 지도를 뒤져보니 다행히도 여기서 아주 가까운 곳에 시장과 저렴한 숙소가 발견되었습니다.
다행입니다. 만약 이곳에서 적당한 숙소를 못찾으면 다시 뭔가를 타고 버스터미널 주변에 가서 숙박해야할뻔 했습니다.
밥먹고 나서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름은 SAWANG HOTEL(싸왕호텔)입니다.
이 호텔 정문 바로 옆에 세븐일레븐이 있습니다.
에어컨방 450밧. 선풍기방 350밧입니다.
에어컨방 450밧입니다.
침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좀 낡은 곳입니다. 이런 소도시라는걸 생각해보면 좀 비싼 느낌도 있지만 위치가 상당히 편리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괜찮습니다.
허리통증 자체는 참을만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니 몸에 피로가 빠르게 누적되는지 잠이 오네요. 진통제 먹고 몇시간을 잤습니다.
저녁에 야시장을 찾아볼까 했는데 피곤해서 그냥 시장입구에서 과일좀 사고 세븐일레븐에서 밥을 사서 대충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근데....
에어컨 방인데 왜 이리 하루 종일 덥지?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는 나는데 더운 바람만 나오네요....
가만보니 실내기 소리만 요란하지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가 안들립니다.
온도조절기를 더 올려봐도 전혀 안되고... 껐다가 다시 켜봐도 안되고....
실외기 고장인가....
한참 그러다가 방을 바꿔달라고 말하려고 방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가 납니다. -_-;;
어휴... 그냥 작동할때 조절기 손대지 말고 가만히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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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요약:
카오커 운해 구경하기에 적당한 시기를 아시는 분이 있으면 댓글 달아 주시길.
카오커에 가려면 미리 숙소를 예약해두고 롬싹이나 펫차분에서 택시를 이용해서 원하는 숙소까지 가는것이 가장 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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