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여행기 1편 -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그리고 KL의 관문 KL Sentral(1)
안녕하세요~ 약 한 달 반 정도 전에 '꿈 같았던 한달 간의 동남아' 라는 이름으로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홍콩 여행기를 올렸던 세스크입니다. 겨우겨우 여행기 연재를 끝내고 며칠 뒤인 8월 22일부터 3박 4일 간 쿠알라룸푸르를 갔다왔는데요. 그동안 사진 정리, 일기 정리 등등과 기타 바쁜 생활 때문에 독자 여러분들과 약속했던 여행기를 조금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행기를 모두 정리하고 올리려 했는데 그러면 정말 너무 늦을 것 같고, 태사랑에 올리면 좀더 열심히 여행기를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말이죠.^^
이번 여행기는 지난 동남아 여행기와는 조금 다른 컨셉으로 쓸 예정입니다. 동남아는 많이 알려져 있고, 여행기도, 정보도 많아서 여행 일기를 되도록 가감없이 그대로 쓰려고 노력했는데 반해, 쿠알라룸푸르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어서 이번 여행기는 제가 가보았던 쿠알라룸푸르의 관광포인트에 대해 소개하는 형식을 취할까 합니다.
단지 한번, 그것도 며칠만 가보았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을텐데, 현지에 사시는 분들이나 쿠알라룸푸르 여행 고수님들께서는 부족한 점 있으면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가르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럼 첫 번째 편으로는 인천에서 출발해서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기까지, 그리고 KL의 관문인 KL Sentral에 대한 소개를 하겠습니다.(여행기이니만큼 말이 좀 짧아도 이해해주세요~)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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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년 만에 떠나는 여행~!! 이번에는 짧은 일정에 나름 넉넉하게 잡은 예산, 그리고 5성 호텔에서의 3박을~
목적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10여 년 전 영화 '엔트렙먼트'에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보고 꼭 저곳에 가서 저 빌딩을 보고야 말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여행이었다.
<인천에서 말레이시아 항공에 몸을 싣기 전 게이트의 모습...>
말레이시아 항공을 예약하고 비행기를 타러 갔는데 아상하게도 대한항공과 같은 게이트에 같은 시각 보딩이었다. 발권할 때 돌아오는 비행기가 대한항공과 코드쉐어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는데, 가는 비행기는 반대로 대한항공이 말레이시아 항공의 비행기에 코드쉐어한다는 것은 몰랐다. 비싼 대한항공을 발권한 사람들이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를 탄다라... 게다가 코타키나발루 경유까지하고 말이다.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반대로 말레이시아 항공으로 대한항공 비행기를 탈 나는 귀국할 때 직항이라는 보너스도 있고 엄청 이득 본 것 같은데 말이다.
<경유지인 코타키나발루 행 비행기에서 제공된 기내식. 농협 김치와 쁘띠첼... 맛있고 퀄리티도 굿~!>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중간 경유지인 코타키나발루에 다 왔을 즈음 내 옆에 있던 말레이시아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사벵(Sabeng)이고 울산에 있는 현대에서 일한다고 했다. 프랑스 호텔과 관련된 일을 한다고 했는데(제대로 들은 거 맞나?) 아마 현대중공업인 것 같았다. 두 달 일하면 2주 씩 휴가인데 코타키나발루에서 40분 비행기를 타고 가면 되는 곳이 그의 고향이랬다. 그에게 말레이시아 말을 물어봤는데 ‘감사합니다’, ‘굳 모닝’ 등을 배웠지만 금세 까먹었다. 쳇, ‘감사합니다’는 어떻게는 외우려 했는데... 이 돌머리... 예전에는 그냥 뭐든 한번이면 다 외웠는데..ㅠ
그는 코타키나발루가 아름답고 깨끗하고, 마치 거제도와 같이 아담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코타키나발루의 뜻은 ‘키나발루 town’이라고도 했다. 또한 바다를 가리키며 이쪽으로 가면 중국, 이쪽 방향은 태국, 이쪽에는 필리핀, 이쪽은 무슨 나라 무슨 나라라고 설명해줬는데 주위 나라라고는 북한, 중국, 일본 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 자란 나에게 그런 설명은 정말 흥미로웠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 받고 한국에서 연락하기로 한 후 헤어졌다. 시작부터 친구를 만들다니... 이번 여행은 느낌이 좋다.
<경유지인 코타키나발루 공항의 모습. 사벵의 말대로 아담한 도시에 걸맞는 아담한 공항이었다. 저 밖에 보이는 섬의 풍경은 그의 말대로 정말 아름답겠지?>
1시간의 대기 시간동안 할 일 없이 작은 공항을 거닐다가 발견한 익숙치 않은 이정표... 'Prayer Room'이었다.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라고 하는데 이 곳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그 모습을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저 이정표를 따라 공항 끝에 가자 기도실이 있었다. 남녀 기도실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선반에는 수건, 담요 등 기도에 필요한 집기들이 있었고, 안에는 기도를 하고 있는 남자 한 명이 있었다. 이슬람 신도가 아니면 기도실에는 들어가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 신선했다.>
다시금 코타키나발루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났다. 이번에 나온 기내식은 정말 실망... 아까의 좋았던 기내식은 아마도 코드쉐어하는 대한항공의 기내식을 협찬받은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다.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 주셨으면 하는데....^^:;
<코타키나발루 발 쿠알라룸푸르 행 말레이시아 항공의 기내식. 같은 치킨 메뉴인데 아까와는 질이 천양지차;; 이렇게 질이 많이 차이나는 이유가 뭘까? 코드쉐어하는 항공사의 기내식 협찬? 아니면 따지고보면 국내선(코타키나발루->쿠알라룸푸르)이었던 비행기와 국제선(인천->코타키나발루) 비행기의 기내식 차이?>
내 옆에는 이슬람 여성이 티비에서 보던 것처럼 얼굴에 천을 두르고 앉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기내식을 먹지 않고 따로 비닐 백에 싸서 따로 챙겼다. 그 여자만 그랬다면 별로 대수롭지 않았을텐데 주위를 보니 이슬람 복장의 여성들은 모두가 그랬다. 아마도 이슬람의 계율 때문인 듯 했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Kuala Lumpur International Airport의 약자로 KLIA라 부른다. 인천 공항에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규모도 큰 공항이라고 한다.>
마침내 도착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LIA). 도착 시간이 저녁 6시 30분 경이었는데 3박 4일의 짧은 일정 상 되도록이면 빨리 숙소로 들어가 여행을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시내까지 가기 위해 선택한 교통 수단은 KLIA Ekspres(영어식 표기는 KLIA Express).
현재 한국에서 시판되는 한국어로 된 말레이시아 가이드 북은 내가 알아본 바로는 'Just go!' 시리즈의 말레이시아 편 뿐이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2003년 판이 아직도 개정되지 않고 판매되고 있었다. 틀린 정보도 엄청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 중 백미는 생긴지 얼마 안 된 이 KLIA Ekspres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는 것!! 2003년 이후에 생겼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가장 빠른 교통수단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 하지도 않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다행이도 준비성이 철저한(;;) 난 'Just go! 말레이시아'와 함께 영문판 론리 플래닛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부르네이' 편을 사서 그 중 쿠알라룸푸르 부분만 짤라 같이 가져왔다.(덧붙여 서울에 있는 말레이시아 관광청에 가서 한아름 가져온 책자들 중에 적당한 책자 두 개도 추가로 가져왔다. 사실 내가 시간이 없어서 동생을 보냈다. 동생 감사~)
<KLIA 공항의 각 층의 구성. 정신줄만 완전히 놓지 않는다면 시내로 가기 위해 각자가 원하는 교통 수단을 찾기가 크게 어렵지 않다.>
<특히 내가 이용하려는 KLIA Ekspres 는 이렇게 엘레베이터에 대문짝만하게 안내가 있어서 아주 찾기가 수월했다.>
KLIA Ekspres는 쿠알라룸푸르의 서울역 격인 KL Sentral 역까지 28분 만에 주파하는 엄청 빠르고 효율적인 교통수단이다. 가격은 편도 35RM(링깃. 1링깃=약 350원 전후)이고 마치 홍콩의 AEL 같이 깨끗하고 조용하며 빠른 열차이다. 특이한 점은 공항에서 KL Sentral로 갈 때는 표를 사지 않고 바로 타도 된다는 것. 표는 내려서 KL Sentral 역에 있는 매표소에서 사면 된다.
<다른 교통수단이면 시내까지 최소 1시간 이상 걸릴 거리를 단 28분 만에 주파해버리는 KL Ekspres의 모습>
어느새 도착한 KL Sentral 역. 아까 서울의 서울역과 비교했지만 내 생각에는 외국인이 서울에 오면 서울역에 꼭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쿠알라룸푸르에 누구든 오면 무조건 KL Sentral 역에 들러야 할 정도로 중요하고, 또한 지하철과 모노레일까지 무려 5개의 노선이 지나는 역이라 최고 등급의 교통 요지이다. 다른 측면을 제외하고 도시의 관문 역할만 비교를 하면 서울역보다는 로마의 떼르미니 역 정도의 중요도를 갖는 역이라고 할 수 있다.
<KL Sentral 역의 모습.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이루어진 역의 극히 일부분의 모습이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KL Sentral 역 바로 밖의 도로. 여기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잡아서 타면 어디든 갈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ㅋㅋ>
* 이번 편의 KL 주요 물가
KLIA Ekspres : 35RM(링깃)
(1RM = 350원 전후)
<blog.naver.com/argumen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