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Hyatt Regency Kinaba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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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Hyatt Regency Kinabalu

jaime 2 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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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밤을 지냈던 코타키나발루의 하얏트리젠시 호텔(
http://www.kinabalu.regency.hyatt.com/)을 동쪽 뒤편에서 바라 본 모습. 눈에서 강렬한 열대의 포스를 내뿜으시는 현지 아저씨 우연히 함께 찍힘.

저 반대쪽으로 KK의 하얏트는 푸르른 남지나海(South China Sea)를 높다랗게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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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 할 만한, 다섯개의 섬으로 이뤄진 퉁구압둘라만(Tunku Abdul Rahman) 해상공원이 가장 큰 섬인 가야섬(Pulau Gaya)을 선두로 어렴풋이 보이죠. 그 전망 좋은 곳에 이 호텔의 수영장이 자리잡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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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중 묵은 하얏트, 라사리아, 르메르디앙을 가장 낮은 가격에 예약하기 위해 사바주 관광청 사이트(http://www.sabahtourism.com / 메뉴 중 Directory → Tours and Travels)를 통해 알아 낸 현지 여행사 30곳 정도에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내서 각각 제시하는 가격을 비교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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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곳 정도에서 답변이 왔는데 하얏트 호텔 같은 경우 Adventure Journeyworld Travel (jworld@po.jaring.my) 라는 여행사가 한국돈으로 약 7만원 정도로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물론 아침식사는 포함이죠.

이 여행사는 신용카드로는 안된다고 해서 직접 송금을 해 주었는데 송금시 은행 간 수수료 문제 때문에 USD8 정도가 모자르게 되었는데 걍 환영의 뜻으로 알아달라며 받지 않는 친절을 베풀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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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고풍스럽긴 하지만 내부에 거울이 없어서 약간 당황스러운 KK 하얏트 호텔의 엘리베이러를 타고 우리 방으로 올라가 볼까요.

여러번의 여행에서 남긴 했지만 환전하긴 쫌 뭣한 미화 1불짜리 지폐를 모아두었다가 팁으로 요긴하게 씁니다. 살아계셨다면 우리 숙부님 뻘 쯤 될만한 나이이지만 무거운 짐을 손수 날라 주시고 기분 좋은 미소로 방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신 아저씨께 USD1 지폐를 팁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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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적당한 크기입니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그에 비해 침대는 아주 흡족할만큼 넓습니다. 사실 baby cot (아기용 extra bed?) 을 요청하긴 했는데 설치해 주러 가지고 온 아기 침대가 넘 지저분하고 그나마 가지고 오신 여자 housekeeper께서 할 줄을 모르시는 건지 한참을 씨름하시다가 결국 설치를 못하시기도 해서 그냥 반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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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콭이 없어도 침대가 넓어서 양쪽에 엄마아빠가 딱 버티고 눕고 가운데 아기를 재우니 자다가 애 떨어질 염려 ZERO인데다가 교육 목적(?)으로 일부러 아기를 침대가에 놓고 떨어지게 (물론 떨어지는 순간 아빠가 노려보고 있다가 확 안았죠) 두어번 해 놨더니 그 담부턴 알아서 침대가까지만 기어오고 거기서 딱 멈춥니다. 이럴 때 초보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은...?

"우리 애 천잰가봐! 지가 떨어질 줄 알고 딱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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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특급 호텔답게 깔끔하고 욕실 어메너티도 잘 갖춰진 편입니다, 상표는 알 수 없지만... 커피포트와 차, 그리고 한번도 안 썼지만 여튼 다림질 세트 완비.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세면대의 불개미!! 꼭 서너마리씩 댕기고 있다! 그러다가 밤에 아내가 망고라도 세면대에서 깎아 먹은 날이면 다음날 불개미가 떼거리로 모여 있슴다. 우리 애기 물면 어떡해? 다행히 불개미 습격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세면대 반자동 마개가 말을 듣질 않아 손으로 직접 마개를 틀어 막았다가 뺐다가 했어야 했습니다. 하우스키핑에 전화해서 수리해 달라 할 수도 있지만 걍 귀찮아서 냅뒀다가 나중에 귀국해서 좀 고치고 사셔용, 불개미도 약 좀 쳐서 죽이삐리시구여 라고 편지를 보내줬습니다.

독특하게 욕실가운과 함께 매력적인 무늬의 사롱(열대 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폭넓게 입는 옷. 통으로 된 천 하나로 이뤄져 있는데 간단히 허리에 둘러서 입죠.)이 있어서 룸에서 기분도 내 볼 수 있고 섬에 놀러갈 때 가지고 가서 수영 안 할 때 입고 있음 폼도 날 것 같았어요. 물론 체크아웃할 때 가지고 나가면 안되죠. (돈 주고 살 순 있지만 여기 호텔에서 사면 바봄돠. 불과 2-3백미터만 나가면 널린 게 저렴하게 사롱 파는 가게들인데요.)

또 한가지 이번 여행에서 묵었던 Rasa Ria나 Le Meridien과 다른 점은 인터넷 요금을 받는 다는 것. 다른 나라 호텔에 비해서 그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긴 하지만 여튼 나머지 두 숙소에서 안 받는 이너넷 요금을 받으니 그 부분에서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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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은 방은 King Room with city view입니다. 바다 전망을 가진 방에 묵으려면 30링깃(약 9천원)을 더 내야한다고 합니다.

체크인할 때 리셉션 언니께 살짜쿵 "방 좀 남으면 우리 걍 seaview 방으로 주쇼" 했더니 우리 얼라를 흘낏 보고선 하나 남아서 줄 순 있는데 흡연방이라고 합니다. 깨갱... 아마 여행사에 보낸 예약신청서 remark에 일부러 꼭 적어달라고 한 non-smoking room preferred를 보고 어여쁜 창구 언니 괜히 함 뻐꾹 날리신 거 아닌감?

근데 우리 부부도 옛날엔 이왕이면 돈 몇푼 더 얹어 주고 바닷가 경치 보이는 데로 방을 예약해서 다니곤 했는데, 이거 뭐 방에 앉아서 바다를 구경해야 그게 의미가 있죠. 낮엔 돌아다니기 바쁘고 밤엔 곯아떨어져 자는데... 바닷가 방 들어가봐야 아무 소용 없어-! 우리 부부의 숙소 예약 철학임돠. 위의 사진은 우리 방에서 내다 본 시내 경치. 나름 언덕도 보이고 괘않았습니다.

그 아래로 Welcome Fruit과 총지배인이 직접 사인한 환영 카드. 그런데 Mr. Perry는 누구란 말이더냐-!! 이름도 제대루 안 적고... 살짝 기분 나쁠 뻔 했으나 너무나 친절이 넘쳐 흐르는 직원들의 모습에 맘 다스려 줌.

Welcome Fruit은 바나나는 먹을만 했고 사과 맛은 수준급이었지만 star fruit은 여전히 물맛(어릴 때 대만에서 먹었던 그 맛있는 star fruit은 어델 갔단 말인고)에 피망처럼 생긴 이름모를 과일은 그 밍숭한 맛에 결국 못 먹고 버렸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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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는 american hot buffet 쪽으로는 평이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지식이라 할만한 미고랭이라든가 락사 같은 국수류, 볶음밥류, dumpling (중국식 만두?) 등의 동양계 음식은 매우 아닌 듯. 국수 면발도 다 불어서 뚝뚝 끊기고 나시레막(코코넛이 가미된 말레이식 비빔밥?)에 올려 먹는 반찬들도 만든지 꽤 지난 듯한 느낌. 남의 나라 가서 그 나라 음식 먹는 걸 무서워하는 우리로서는 호텔 아침식사가 그래도 입에 맞는 걸 찾아보며 이것저것 맛보는 좋은 기회인데... 약간 성의가 떨어지는 음식이 아쉬웠음.
1층의 Tanjung Ria Cafe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호텔이 이 카페 위로 지붕까지 뚫려있는 atrium 형식이라 식당에 들어서면 가슴이 확 뚫리는 듯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아트리움 있는 섹션은 흡연석이라서 우리 가족에겐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안 쪽으로 들어가면 또 그 나름대로 남지나해를 바라보면서 식사할 수 있도록 통유리가 설치되어 있어서 분위기만큼은 최고인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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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fitness center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락커룸과 사우나, 자쿠지로 연결되고 있구요.

아침 일찍 가서 그런지 자쿠지는 가동이 안되고 있어서 어떻게든 물방울 한번 맞아보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눈에 보이는 버튼 비스무레한 것들은 다 돌려보고 눌러보고 하다가, 옛날 학생시절 밴쿠버 YMCA 체육관에서 건들지 말라고 써 있는 문 건드렸다가 온 빌딩에 비상벨 울리고 911 엠뷸런스 달려오고 난리 친 악몽이 떠오르면서, 아서라... 직원 부르자.

하얏트호텔 위치는 시내 중심부에서 약간, 아주 약간 떨어진 최고의 장소입니다. 불과 2-3블럭만 가면 현지 주민들의 삶을 생생히 볼 수 있는 Central Market과 어시장을 가 볼 수 있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시내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 할 만한 Centre Point에도 갈 수 있죠. 아침 일찍 일어나 Central Market 구경을 갔다 와서 자쿠지에 몸을 담그니 그야말로 기분 쵝오-! (KKB의 아침은 아주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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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의 하얏트엔 멋진 풀장도 있죠. 앞서 썼듯이 바다와 왼쪽으론 사람들이 분주히 다니는 어시장과 어선 부두, KK에 왔다면 오며가며 보게 마련인 다랑어동상, 멀리 퉁구압둘라만의 아름다운 섬(겉보기에 그렇다는 게 아니라 가 봐야 아름다운... =_=;;)들도 보이는 멋진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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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이 있다면... 풀장 타일에 물때가 좀 끼어 있습니다. 그냥 오래되어서 그런건가 싶다가 뭔가 미심쩍어서 손으로 쓱 문질러 봤더니 싹 지워짐돠... 웩-! 뭐가 이랭~!? 역시 귀국한 이후 호텔 메니져에게 편지해서 락스로 쫌 빡빡 딲으서요, 라고 어드바이스를 드렸습니다.

또 한가지, 락커룸이 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굳이 사용을 하려면 다른 층에 있는 피트니스룸의 것을 계단을 이용해 가서 사용하든지 아니면 그냥 우리 가족들처럼 수영복에 간단히 위아래 반팔, 반바지만 입고 가서 수영 후 그대로 입고 다시 룸에 올라오든지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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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호텔이라고 하지만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7만원으로 이런 좋은 곳에 묵을 수 있다는 두 나라의 물가 차이가 즐거운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나 친절한 호텔 직원들 때문에 여러모로 좋은 인상을 갖고 떠날 수 있었던 숙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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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친절 사례를 얘기 하자면, 한번은 라사리아까지 가는 택시 요금이 얼마인가 리셉셔니스트 중 한명에게 물어 보았는데, 이 아담하고 이쁘장한 말레이 여자분, 대강 70-80링깃쯤 할걸요? 라고만 말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자기 하던 일 내팽겨 치고 뙤약볕 밖으로 달려나가더니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 운전기사분들 여러명에게 한 5분 정도 조사를 하고 와선 70링깃이 맞다고 답 해 주는 겁니다.

또 한가지 일은, 한국에서 아기 보온용으로 가져 온 두꺼운 파란색 수건이 있었는데 이걸 방에 놔 두고 외출 다녀 왔더니 하우스키퍼 분이 걍 가져가 버리신 겁니다. 이 호텔 사우나 수건이랑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묵고 있던 닷새 동안 계속해서 이 수건을 찾아달라고 (사실상 불가능하죠. 좀 더 두껍고 색깔이 진하긴 하지만 육안으론, 그리고 수천장에 이를 수건 중 하나를 찾아낸다는 게...) 했지만 찾지를 못했습니다. 뭐 우리 실수라곤 할 수 없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일이었고 하우스키핑하신 분도 어디까지나 정말 좋은 의도로 (아 손님께서 모르고 수건 가져오셨구나 내가 도로 갖다 드려야지.. 하는) 그렇게 하신 건데,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자꾸 진상을 떨면 그 하우스키핑 직원분 아마 힘들게 열심히 사시는 분일텐데 곤란해 질 것이고...

그래서 그냥 체념하던 차, 마지막날 오전에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파워슈트(검은색 정장)를 입은 50대쯤 되는 좀 있어 보이는 여자분이 찾아온 겁니다. 이 분이 하우스키핑 총괄하는 매니져이신데 우리를 찾으러 온 호텔을 뒤졌답니다. 그러면서 정말 비통한 소식을 전한다는 표정으로 결국 수건을 못찾았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진심이 팍팍 느껴지는) 사과를 하는 겁니다.
우리가 또 누굽니까, 동방예으지국의 청년들, 약한 자에게 약하고 강한 자에게도 약한 소심한 서울 서민들 아니겠습니까. 우리 고모뻘 되시는 멋진 아지매가 머리를 조아리는데 도리어 황송. 잠시 퇴장하는가 싶던 이 매니져 아지매 다시 자기들 수건 중 포장을 막 뜯는 새것이라며 새 파란색 수건(진짜 우리 것보다는 훨 얇은... ㅠㅜ)과 이 호텔 베이커리에서 사왔다며 쿠키 한 상자를 쇼핑백에 담아온 것입니다.

캬... 비록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지만 그 실수를 도리어 손님의 호감으로 바꾸는 이 친절-! 감동, 감동... 이 외에도 아기랑 외출 나가는 관계로 하루에도 두번씩 요청하는 얼음 바구니와 미네랄 워터를 갖다주며 시종일관 웃음과 안부인사로 응대해 준 말레이 청년 직원, 유모차 드는 걸 못 도와줘서 안달인 콘씨어지 아저씨들, 살짝 부딪히면 내가 되려 미안해할만큼 미안해하는 하우스키핑 언니들... 넘치는 친절로 지금 생각해도 가슴 따뜻해 지는 KK 하얏트에서의 4박5일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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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jaimepaek

2 Comments
벙벙코 2010.01.24 14:28  
잘봤습니다
plantubig 2010.08.29 21:04  
저도 님의 글을 읽고 지난 8월 6일(2010년 8월6일-8월13일까지 ) kk 여행때

마지막 11일과 12일 이틀 하야트 시뷰 유에스 달러 270불에 묵었읍니다.

한국돈 70,000원에 조식까지,,,,는  기적의 금액이었나봐요~~


님이 글을 올리신게 2008년 이니까,,,아기가 많이 컸겠네요~~

한참 귀여울듯,,,,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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