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떠난 코타키나발루 - 1일
작년 연말부터 여행을 가겠다고 내 자신에게 약속한 후 여행병에 걸려 이곳 저곳을 눈도장 찍으며 날짜와 목적지를 바꾸기 수십번… 드디어 어렵사리 휴가를 내고 마지막까지 목적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 휴가 날짜와 가장 비행 일정이 잘 맞는 코타키나발루로 행선지를 정했다. 개인적으로도 일적으로도 너무 많이 치어있던 상태라 가만히 아무 일도 안하고 해변에서 데실데실 거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고 코타키나발루는 내게 최적의 장소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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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캐빈을 통해 온라인 여행사에서 대한항공 코타키나발루행 비행기를 37만원에 구입하고선, 태사랑 및 여타의 사이트를 검색하여 숙소 정보를 찾았는데 의외로 매우 정보가 제한되어 있음에 급좌절 하고 있던 중, 론니플래닛에서 추천하고 있는 Kinabalu Daya Hotel에 2박을 예약하고, Hyatt 호텔에 1박을 예약했다. 두 호텔 다 호텔 사이트를 통해 예약했으며, 다야호텔은 1박당 110 RM, 하얏트는 243 RM 이었다. 비행기가 낮에만 도착한데도, 현지에서 숙소를 찾으면 되지만,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도착하는지라 가방을 들고 헤매고 다닐 수도 없기에 걍 미리 해버렸다.
저녁 6시 20분 비행기라 오전에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왠걸… 갑자기 오전에 면접이 잡혀서 (이거 울 회사분이 읽으면 안되는디…) 아침부터 광화문으로 면접 보고 집에오니 1시가 다 되어가고, 가방은 다 못 쌌는데 배는 고프고 잠이 부족해서 머리까지 아픈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졌다. 배고픈 건 집에 오는길에 사온 참치김밥으로 대충 해결하고, 분명이 빼먹은 것이 많은 것 같은 짐 가방은 우선 지퍼를 닫고 봤다. 졸린 눈과 두통은 진한 커피로 잠재우고 공항 터미널로 가서 짐도 붙이고 티케팅도 하고 출입국 심사까지 마치고 가벼운 맘으로 리무진버스에 올랐다.
이미 모든 출국절차를 끝내서 공항 가니 할일이 없다. 면세품 인도 받고 바로 게이트 앞으로 가서 책을 펼치곤 읽기 시작했다. 시간은 다가오고 드디어 비행기에 올라 타서 내 자리로 갔다. 내 옆자리엔 이미 누군가 탑승해 있었고 막 앉으려는데 옆 칸에 앉아있는 한분이 일행이라 그런데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거절하고 보니 소심쟁이라 조금 미안해 지기 시작하고, 바꾸어 달라고 부탁한 사람 옆자리에 어린 애만 안 앉는다면 바꾸어 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왠걸~ 1돌도 안된 어린 아이와 3살 경의 남자 아이와 부모님이 그 옆자리에 앉는 것이다. 거절하길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
도착하니 10시 반, 입국심사대를 빠져 나오니 11시다. 입국장엔 여행사 팻말을 든 사람들이 가득하고, 나처럼 혼자서 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조금 헤매다 택시 스탠드를 찾았는데, 여기 공항은 택시티켓을 구매 해야만 택시를 탈 수 있는 시스템이라 다시 공항을 돌아가서 20RM을 지불하고 티켓을 끊고 택시스탠드로 갔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약 10여분 정도 걸렸다.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내 방은 3층이란다. 이미 론니플래닛에서 1층에 위치한 가라오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높은 방을 선택하라는 팁을 미리 읽어서 1박당 20RM을 더 지불하고 8층에 있는 방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방에 들어가니, 오래된 여관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나이가 들면서 높아지는 건 눈뿐이라고 했던가… 그닥 맘에 들지 않는 방에 많은 실망을 하고선, 서둘러 짐을 풀고 간단히 샤워를 한 후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