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의 월드컵의 힘! ① (유럽·일본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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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여행기20> 아시아에서의 월드컵의 힘! ① (유럽·일본인 편)

연윤정 0 2647
<동남아여행기20> 아시아에서의 월드컵의 힘! ①

유럽인과 일본인의 반응 - "한국의 열정을 기억한다"

자, 내가 그날 떠났는지 아닌지는 잠깐 월드컵에 대한 얘기를 하고 난 후 알려주겠슴다.
사실 내가 동남아 3개국을 여행하면서 진짜 놀랬던 것은 다름 아닌 월드컵의 힘이었다. 월드컵, 아무리 세계적인 대회였다고 해도 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사실 내가 여행하면서 만난 배낭여행자든, 3개국 현지인이든 모두 하나의 공통된 코드는 바로 '월드컵'이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의 월드컵과 한국의 열풍은 대단했다.
우선 태국에서 만난 독일인 마이키. 한국과 독일은 4강전에서 마주쳤다가 한국이 패했지 않은가. 그래도 한국이 꽤 선전했으므로 비록 졌어도 우린 씩 웃으며 그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네덜란드인. 다니면서 네덜란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났는데, 역시 주요한 화제는 월드컵이었다. 다만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네덜란드 사람들은 월드컵에 대한 별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국가가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히딩크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한국이 선전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이것 역시 우리가 좁은 우물을 벗어났을 때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유럽 각국의 사람들, 특히 이탈리아 사람. 태국 전통디너쇼에 갔을 때 각국의 유럽아가씨들과 한자리에 앉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때 내 옆에 앉았던 이가 이탈리아인인 제니카(정확한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제'자가 들어가는 미국식 이름이었음. ^^)다. 그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살고 대학 3년생으로, 방학동안 한달동안 태국 여행을 하고 있단다. 어쨌든 월드컵 얘기가 나오자 그와 나 사이에는 순간 참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내가 얘길 꺼냈다. "한국사람들은 왜 이탈리아 사람들이 화를 내는지 이해를 못해. 한국팀은 단지 훈련을 열심히 하고, 열정을 갖고 있었던 것 뿐인데…"
그가 참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색하게 미소를 짓는다. "음, 아마도 한국팀이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그 뒤에도 다른 팀을 이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일거야…"
그냥 우린 그걸로 더 얘길 꺼내지 않았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인데, 뭐.
그리고 공동개최국인 일본 사람들. 이들은 한국인만큼 월드컵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진 않았다. 한국인들은 자연스레 월드컵 얘기를 꺼내는 반면 이들은 물어봐야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래도 방콕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가던 버스에서 만난 일본인 '나오'는 직접 응원을 갔다는 이다. 나오는 방년 스물셋의 러시안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는 귀여운 아가씨다. 당시 도쿄경기장에서 자기도 열심히 응원을 하며 관람을 했다며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선수는 홍명보 선수밖에는 잘 모른다고 멋쩍어 한다. 그러다가 한참 있다가 버스에서 갑자기 나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아, 나 한국선수 마스크맨을 좋아해!"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어찌나 이쁘던지.
난 즉각 "그 마스크맨 이름은 김태영이야. 김·태·영! 한국에서도 무지 인기 있어!"라고 약간의 과장(?)을 섞어 대답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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