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기2> 배낭여행 중 유럽인을 만났을 때 느끼는 소회
<동남아여행기2> 배낭여행 중 유럽인을 만났을 때 느끼는 소회
19일(월) 둘째날
전반적인 여행일정이 빡빡한 관계로 여유 있는 여행은 첨부터 생각도 못했다.
태국에서 이름난 곳을 빠르게 다니기 위해서 많은 배낭 여행족들은 현지의 투어상품을 종종 이용하곤 한다. 하루나 이틀의 투어상품을 구입하면 되는 거다.
이날 내가 다닐 곳은 모두 세군데. 많이 알려진 수상시장, 칸차나부리, 그리고 나콘파톰이다.
수상시장은 각종 TV에서 소개가 된 관계로 모두 잘 알테고, 칸차나부리는 바로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는 지역이다. 나콘파톰은 태국에서 최초의 불교가 전래된 지역으로 114m의 세계 최대 불탑으로 유명하다.
이 투어에는 여러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여행자들이 골고루 참여했다. 한국인은 우리 다섯명에 회사 그만두고 한달간 나와있는 지민씨, 개강전까지 태국여행을 한다는 순원씨가 있다. 꽤 많네?
생각보다 일본사람이 적다. 웬일이지?
그리고 유럽사람들이 좀 있다. 모두 두 대의 봉고차로 움직였는데 우리 봉고차에는 유일한 서양인, 독일사람 마이키가 함께 하고 있다. 마이키는 서른다섯의 파이낸스 컨설팅사에 근무하는 여성으로, 키가 무지 크다. 웬만한 한국남자들은 저리가라다. 하지만 순원씨가 그를 능가하는 키를 갖고 있는 관계로 동양인으로서 체면을 세웠다. 흠흠...
마이키는 처음 아무 얘기도 안하고 어찌나 조용하던지. 하긴 동양인만 우글거리는 봉고차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어딜 가나 배낭여행은 유럽인이 주축이지, 늘 동양인은 마이키 같은 신세인데 말이다.
훗, 갑자기 4년전 베트남에서의 내 처지가 떠올랐다. 구찌터널 갈 때의 일이다. 그때는 일반버스였는데 한국사람은 딱 나 하나. 일본사람은 한 두서넛 됐는데 자기들끼리만 다녔다. 그리고 나머지 그 숱한 사람들은 유럽인. 정말 완벽히 나 혼자였다. 그래도 혼자 다니는 건 괜찮은데 식사시간이 되자 정말 난처하기 짝이 없었다. 어쨌든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데 그 유럽인들 사이에 끼는 게 마음 내킬 리 없었다. 어쩌면 두려움이었겠지. 내 생전 언제 한번 서양인들과 마주 앉아볼 기회가 있었겠는가.
그래도 '한 용감'하는 윤정이 아닌가. 그때 모르는척 떡 하니 빈자리를 찾아 앉아서 밥 잘 먹고 나중에 좋은 친구도 사귀었지.
그때를 회상하며 마이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그때의 심리를 안다. 혼자일 때 누군가 말을  걸어주면 얼마나 기쁜가를. 마이키도 마찬가지 표정이었다. 푸근하게 웃는 마이키가 갑자기 맘에 들어버렸다. 다행히 마이키는 맘씨도 착하고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참, 여기서 한가지. 유럽인들은 주5일 근무를 하는데다 휴가도 무지 길다. 마이키도 모두 6주(42일)의 휴가를 3주씩 두 번에 걸쳐 나눠서 쓴다고 한다. 일반적인 유럽인들의 모습이다.
반면 난 모두 10일의 휴가를 쓰는데, 한국사람과 유럽인들의 반응이 정반대로 달랐다.
한국사람들, "회사에서 안 잘려요?"
유럽인들, "겨우 10일 밖에 안돼?"
난 한국사람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간이 부은 거고,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좀 불쌍한거다. 이게 한국인들 휴가의 현주소다.
나중에는 봉고차 멤버들이 서로 교체되고 하는 과정에서 우리 차에 네덜란드 여성 3명이 동승했다. 네덜란드라는 말에 한국 일행의 귀가 번쩍 틔인다.
갑자기 연준씨가 외친다. "대∼한민국!"
그러자 같이 있던 한국인들이 장단을 맞춘다. "짝짝∼짝 짝짝!!!!!"
마이키와 네덜란드 여행자들이 씩 웃는다.
19일(월) 둘째날
전반적인 여행일정이 빡빡한 관계로 여유 있는 여행은 첨부터 생각도 못했다.
태국에서 이름난 곳을 빠르게 다니기 위해서 많은 배낭 여행족들은 현지의 투어상품을 종종 이용하곤 한다. 하루나 이틀의 투어상품을 구입하면 되는 거다.
이날 내가 다닐 곳은 모두 세군데. 많이 알려진 수상시장, 칸차나부리, 그리고 나콘파톰이다.
수상시장은 각종 TV에서 소개가 된 관계로 모두 잘 알테고, 칸차나부리는 바로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는 지역이다. 나콘파톰은 태국에서 최초의 불교가 전래된 지역으로 114m의 세계 최대 불탑으로 유명하다.
이 투어에는 여러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여행자들이 골고루 참여했다. 한국인은 우리 다섯명에 회사 그만두고 한달간 나와있는 지민씨, 개강전까지 태국여행을 한다는 순원씨가 있다. 꽤 많네?
생각보다 일본사람이 적다. 웬일이지?
그리고 유럽사람들이 좀 있다. 모두 두 대의 봉고차로 움직였는데 우리 봉고차에는 유일한 서양인, 독일사람 마이키가 함께 하고 있다. 마이키는 서른다섯의 파이낸스 컨설팅사에 근무하는 여성으로, 키가 무지 크다. 웬만한 한국남자들은 저리가라다. 하지만 순원씨가 그를 능가하는 키를 갖고 있는 관계로 동양인으로서 체면을 세웠다. 흠흠...
마이키는 처음 아무 얘기도 안하고 어찌나 조용하던지. 하긴 동양인만 우글거리는 봉고차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어딜 가나 배낭여행은 유럽인이 주축이지, 늘 동양인은 마이키 같은 신세인데 말이다.
훗, 갑자기 4년전 베트남에서의 내 처지가 떠올랐다. 구찌터널 갈 때의 일이다. 그때는 일반버스였는데 한국사람은 딱 나 하나. 일본사람은 한 두서넛 됐는데 자기들끼리만 다녔다. 그리고 나머지 그 숱한 사람들은 유럽인. 정말 완벽히 나 혼자였다. 그래도 혼자 다니는 건 괜찮은데 식사시간이 되자 정말 난처하기 짝이 없었다. 어쨌든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데 그 유럽인들 사이에 끼는 게 마음 내킬 리 없었다. 어쩌면 두려움이었겠지. 내 생전 언제 한번 서양인들과 마주 앉아볼 기회가 있었겠는가.
그래도 '한 용감'하는 윤정이 아닌가. 그때 모르는척 떡 하니 빈자리를 찾아 앉아서 밥 잘 먹고 나중에 좋은 친구도 사귀었지.
그때를 회상하며 마이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그때의 심리를 안다. 혼자일 때 누군가 말을  걸어주면 얼마나 기쁜가를. 마이키도 마찬가지 표정이었다. 푸근하게 웃는 마이키가 갑자기 맘에 들어버렸다. 다행히 마이키는 맘씨도 착하고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참, 여기서 한가지. 유럽인들은 주5일 근무를 하는데다 휴가도 무지 길다. 마이키도 모두 6주(42일)의 휴가를 3주씩 두 번에 걸쳐 나눠서 쓴다고 한다. 일반적인 유럽인들의 모습이다.
반면 난 모두 10일의 휴가를 쓰는데, 한국사람과 유럽인들의 반응이 정반대로 달랐다.
한국사람들, "회사에서 안 잘려요?"
유럽인들, "겨우 10일 밖에 안돼?"
난 한국사람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간이 부은 거고,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좀 불쌍한거다. 이게 한국인들 휴가의 현주소다.
나중에는 봉고차 멤버들이 서로 교체되고 하는 과정에서 우리 차에 네덜란드 여성 3명이 동승했다. 네덜란드라는 말에 한국 일행의 귀가 번쩍 틔인다.
갑자기 연준씨가 외친다. "대∼한민국!"
그러자 같이 있던 한국인들이 장단을 맞춘다. "짝짝∼짝 짝짝!!!!!"
마이키와 네덜란드 여행자들이 씩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