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소녀 삼천포의 나홀로 네팔 여행ㅡ6
(준과 나의 이야기)
준을 처음 만난 건 포카라에서 제일 유명한 라이브 바 "비지비" 에서였다.
나는 그때 매우 심심했었고 좀 외로웠다.
그래서 조금 우울한 기분으로 사람 많은 곳을 찾아다니다가
포카라에서 제일 사람 많고 복작복작대는 비지비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젠과 함께 가본적은 있지만 혼자서는 처음 가보는거라 조금 뻘쭘했다.
왜냐면 그날따라 혼자 온 손님은 나하나뿐인지라ㅋㅋㅋ평소엔 혼자 오는 사람도 많더니 ㅡ.ㅡ
다들 일행들과 함께 왁자하게 떠들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고 시끄러운 그런 분위기인데
내 테이블만 나 혼자 덜렁.ㅋㅋ썰렁ㅋㅋ
그치만 그런 뻘쭘함도 잠시, 나란 인간은 원래 혼자서 영화도 잘 보고, 혼자서 포장마차도 가고,
심지어는 혼자서 호텔 부페도 가서 야무지게 먹고 오는 그런 타입인지라
역시나 그날도 혼자서 고르카 비어를 마시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비지비는 라이브 바로 유명하지만
음식도 짱 마시쯤, 세계 3대 요리의 나라에서 온 젠도 맛있다고 인정했음,
치킨이 막 입에서 살살 녹아ㅋㅋ솜사탕인줄ㅋㅋ)
밴드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언제 우울했냐 싶게 금세 기분이 좋아짐ㅋㅋ
그러고보면 인생의 진리는 참 단순명료하다! 등 따숩고 배 부르면 행복!ㅋㅋ
게다가 술안주로 먹으라며 양파 튀김이랑 과자도 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는 종업원들 덕분에
심심하지도 않고.ㅋㅋ
지배인 아저씨랑 종업원들이 번갈아 와서 말 시켜서 수다 떠느라 재밌었음.
지배인 아저씨는 특히, 우리 아빠였음ㅋㅋㅋ내게 말을 거는 남자들을 어찌나 갈구던지ㅋㅋ
옆 테이블의 서양남이 지금 몇시냐고 물어봤는데, 그걸 본 지배인이 잠시후 귓속말로 나에게
저놈 조심하라고ㅋㅋㅋ
며칠후 내가 한국 남자들을 데리고 저녁 먹으러 갔더니 엄청 째려봄ㅋㅋㅋ ㅠ.ㅠ
그렇게 혼자 앉아 밴드의 노래도 듣고, 기분도 좋은 김에 덩실덩실 춤도 추고 싶었으나
혼자서 춤을 추는 경지에까지 이르지는 못했기에, 얌전히 앉아서 노래 감상만 하며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나마스떼~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깎아논 밤톨마냥 말갛고 반질반질하게 생긴 남자가
해맑게 웃고 서있다.
나도 웃으며 나마스떼~
잠시 앉아도 되겠냐고 하길래 앉으라고 하고 나는 급히 화장실로ㅋㅋㅋ그때 갑자기 쉬야가 마려워서ㅋㅋ
타이밍 이즈 굿!!!!! ㅋㅋㅋ
그가 바로 준.(준은 나와 친해진 후로 두고두고 나를 놀렸음.
급하게 화장실 뛰어가던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고ㅋㅋ흥칫뿡ㅋㅋ)
급하게ㅋㅋㅋ볼일을 보고 돌아와보니 얌전하게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준.
친구들이랑 함께 놀러왔다고 자기네랑 같이 놀자고,
자기가 내기에 져서 대표로 왔다고(헐~ ㅋㅋ전세계 공통이네, 여자 꼬시는 수법은.ㅋㅋㅋ)
친구들 테이블을 보니 엄훠~다들 우리 테이블만 뚫어져라 보고 있음ㅋㅋㅋ캐부담 ㅡ.ㅡ"
(지배인 아빠는 준을 막 째려보고 준의 친구들은 나를 막 째려보고ㅋㅋ나는 부담스러워서 왕땀 한방울ㅋㅋ)
그래서 준의 친구들과 함께 놀게 되었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맥글로드 간즈에서 온 친구들도 있어서
캐반가움 ㅠ.ㅠ
맥간에서의 추억을 서로 얘기하다가 나 울뻔 ㅠ.ㅠ 그리운 이름들을 서로 막 얘기하다 울컥울컥ㅋㅋㅋ
지금 여행기를 쓰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
네팔에 간 김에 인도에 다시 한 번 가볼걸, 맥간은 어떻게 변했을까?
한때는 거의 일년간 살다시피 했던 곳인데...나는 왜 맥간을 다시 가지 않았을까??
귀찮아서?? 아님, 관심이 없어져서?
글쎄...
내마음인데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너무 좋으면 오히려 더 두려워지는게 아닐까?
다시 가기 두려울만큼 좋으면...
첫사랑의 환상은 재회하는 순간 깨져버린다고 한다.
맥간은 내게 첫사랑 같은 존재,
그러니 내겐 맥간과 다시 마주할 용기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
준과 그의 친구들과의 만남은 유쾌하고 즐거운 자리였다.
모두들 내게 잘해주고 서로 경쟁하듯이 나를 웃겨줬다. 그중에서도 특히 준은 개그맨ㅋㅋㅋ
화장실 뛰어가던 내 모습을 흉내내는데 ㅋㅋ내가 봐도 웃겨ㅋㅋ근데 쪽팔려ㅋㅋ
죽여버릴까보다. 부들부들ㅋㅋ
당신은 뼈그맨이세요?ㅋㅋ나는 몇시간동안 내내 웃다가 배 아파서 그만좀 웃기라고 준의 등을
퍽퍽 때렸는데, 힘 조절이 안됐는지 그만 너무 세게 때려서ㅋㅋㅋ
준은 엄청 아픈지 나를 갈구면서 또 때리면 너의 옥수수를 털어 짤짤이를 하겠다고 엄포했다.ㅋㅋ
개무섭ㅋㅋㅋ지가 웃겼으면서 정색은ㅋㅋ
그렇게 놀다가 밤이 늦어 숙소로 가려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고(네팔은 전기 사정이 안좋아
시도때도 없이 정전)경찰까지 들이닥쳐 검문검색 하느라 약간의 공포 분위기.ㅋㅋ
심야 영업 단속???뭐 그런거라고, 그때가 딱 12시 였는데 경찰 아저씨는 되게 형식적으로
설렁설렁 단속중.ㅋㅋ
나한테는 관심1도 없는데 나는 괜히 쫄아서 쭈굴쭈굴 ㅋㅋㅋ
제복을 입은 남자 사람은 왠지 무서움ㅋㅋ나만 그런가? ㅡ,.ㅡ"
그렇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가고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나도 떠밀려
준의 친구들과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때 나의 숙소는 비지비 바로 건너편.
뛰어가면 3분이면 가는 완전 시내 한가운데서 살던 나는 도시녀???ㅋㅋㅋ
무서워서 숙소까지 냅다 뛰는데, 어떤 술 취한 양놈이 못가게 길을 가로막고 서서 나를 붙잡으려고 한다.
레게 머리에 날라리 멸치같은 놈이ㅋㅋ혀를 낼름거리며 자꾸만 만지려고 장난을 치길래, 꼴같잖아서 ㅋㅋ
삐쩍 꼴아서 툭 건드리면 부러질 것 같은 해골바가지가 감히 나같은 소녀장사한테 ㅋㅋㅋ
이건 뭐 이윤석이 최홍만 꿀밤 때리고 깝죽대는 격?ㅋㅋ그래도 한밤중이고 남자다보니 좀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튈 준비를 하기는 개뿔,
쓰레빠를 벗어서 뒤통수 한 대 갈기고 튀려고 막 쓰레빠를 벗는데ㅋㅋ그순간, 헐레벌떡 나타난 준.
멸치를 막 쫓아버리고 나한테 괜찮냐고 걱정스레 물어보는데, 나는 완전 괜찮지ㅋㅋ
그나저나 멸치 너 재수 좋았다 ㅋㅋ뒤통수 조심해라ㅋㅋ찡긋
그렇게 알게된 준과 나는 다음날 이웃 마을 호수에 놀러갔다.
우리는 함께 보트를 타고 산책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할아버지가 다가오더니 우리 옆에 앉아 악기를 연주한다.
그리고는 잠시후 할아버지가 한 명 더 오시더니 악기를 연주.ㅋㅋ이건 뭐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며
식사하는 기분?ㅋㅋㅋ
나는 됐다고 했는데 준은 계속 연주자들을 부르고.
영감님들 몸값 꽤 비싼데, 준은 내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며 계속 연주를 요청하고,
그래서 밥 먹는 40분 내내 네팔 전통 음악 연주와 노래를 들으며 폭풍 식사.디너쇼 돋네ㅋㅋㅋ
구멍가게 앞에서 먹어서 밥값은 둘이 합쳐 100루피 나왔는데
연주비는 팁 포함 일인당 400루피 정도?나왔음ㅋㅋ배보다 배꼽이 더 커ㅋㅋ
준은 연주와 노래가 재밌다며 폰으로 동영상도 찍었는데 한달 후 카트만두에서 다시 만났을 때
그 동영상을 보여줬다.
보다보니 나도 찍혔는데 나 코 파고 있음ㅋㅋㅋㅋㅋ진짜로 코를 막 파고 있음ㅡ,.ㅡㅋㅋ미친애 같음ㅋㅋ
이런 추한거 왜 찍었냐고 물어보니 그냥 재밌어서 찍었다고ㅋㅋㅋ뿌에엥~ 나의 흑역사 또하나 추가 ㅋㅋ
며칠 후, 준과 함께 페와 호수를 산책했다.
밤에 한 번 와보고 싶었으나 무서워서 못왔었는데 동네 주민인 준과 함께 오니 안심^^
밤의 호수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았다.
데이트 하는 커플들도 많았고.
준은 일하느라 바쁘고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쉴 수가 없다고 했다.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많다고.
힘들겠구나~토닥토닥 해주고 걷다보니 골목 쪽에 엄청 큰 클럽 발견.
어찌나 음악소리가 크던지 길가에서도 요란하게 들릴 정도다.
음악 소리를 듣더니 길거리에서 갑자기 춤을 추는 준.ㅋㅋㅋ
막 현란한 비보잉 중 ㅋㅋㅋ자기는 댄스 환자(유느님 돋네 ㅋㅋ)라고,
클럽 가서 춤 추고 노는거 엄청 좋아한다고ㅋㅋ
야, 이놈아~좀전엔 일하느라 바빠서 쉴 시간도 없다매?노느라 바쁜거 아니고?ㅋㅋㅋㅋㅋ
댄스 환자 날라리 준은 격렬하게 춤을 추고, 그러자 그 주위로 사람들이 막 몰려와 둥그렇게 원을 그려
박수를 치고 따라서 춤을 추는 사람들도 나오고.
그때가 네팔 축제 기간이었는데 밤하늘엔 폭죽이 화려하게 터지고 있었고
곳곳에 피워 놓은 모닥불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준의 춤은 점점 더 격렬해졌고
사람들의 박수 소리는 웃음 소리와 함께 페와 호수로 점점 더 퍼져나갔다.
준과 나는 그렇게 친하게 지내다가 내가 트래킹 하러 떠나고,
또 며칠후 룸비니로 떠나고 해서 한동안은 만나지 못했다.
어느날, 룸비니에 있는데 오랜만에 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 모레 인도에 일하러 간다고, 그래서 지금 카트만두에 있는데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싶어서 전화했다고.
그리고는 친구에게서 배웠다며 서툰 한국말로 보고싶어요 라고 하는데 그 어눌한 말투가
너무 귀여워 한참을 웃었다.
내가 내일 카트만두에 간다고 하니 엄청 놀라며 반가워하더니, 담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중을 나왔다.
친구들을 세명이나 데리고 ㅋㅋ짐꾼 세 명ㅋㅋ
댄스 환자이자 클럽 죽돌이인 날라리답게 피곤한 나를 이끌고 간 곳은
타멜 거리의 라이브 바+클럽+당구장이 짬뽕된 엄청 큰 술집.
준의 친구들은 포켓볼을 치고, 준은 혼자 댄스 삼매경ㅋㅋ
나는 배가 고파서 닭다리를 뜯고, 먹으면서도 배가 고파서 신경질이 나서 죽겠는데ㅋㅋ
댄스 환자 준은 닭다리를 입에 문 내손을 잡고 자꾸만 플로어로 이끈다.
확 마 닭다리로 처맞고싶나?ㅋㅋㅋㅋㅋ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포카라에서 친하게 지낸 G군이 카트만두에 왔다고 해서 불러서 준과 인사하고 함께 놀고,
준의 친구의 여친도 와서 함께 춤추고 놀고. 라이브 밴드의 노래와 연주는 굿!!!!!
진짜진짜 멋있었음, 들으면서 가슴이 쿵덕쿵덕했음!!
그렇게 다함께 놀다가 준은 낼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가야된다고 해서 빠빠이.
준은 친구들을 내게 소개시켜주며 어찌나 꼼꼼하게 챙겨주던지 ㅋㅋ
친구1=술 마시고 싶을때 부르라는 술꾼,
친구2=보더나트에 사는 친구니까 보더나트 구경 갈 때 불러서 가이드 하라고,
친구3=오토바이 있는 친구니까 근교 놀러가고 싶을때 기사로 쓰라고 ㅋㅋㅋ
단, 친구3은 여친이 있으니까 너무 자주 부르진 말라고ㅋㅋㅋ녱 녱^^
그렇게 댄스 환자 날라리 준과 작별하고, 준과 나는 서로 아쉬워서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
짧은 시간이었지만 절친이 된 우리.ㅋㅋㅋ
그리고 난 카트만두에 머문 열흘동안 준의 친구 1,2,3을 깨알같이 활용^^
보더나트에 사는 친구와 함께 보더나트 뒷골목까지 구석구석 샅샅이 다 둘러보고
현지인들 사는 모습도 보고 그동안 먹고싶었으나 어디서 파는지 몰라서 못먹었던 프라이드 뗀뚝도
친구덕에 먹어보고,
술꾼 친구덕에 불법 심야영업하는 클럽도 가보고.ㅋㅋㅋ클럽 앞은 입장하려고 줄 선 사람들로 장사진.
저마다 서로 들어가겠다고 난리가 났는데,나는 외국인이라서 그랬나? 나만 먼저 들여보내줌ㅋㅋ
준의 친구들이 여친들을 데려왔는데 다들 늘씬하고 이쁘심.하앍~ ㅋㅋ
네팔 여자들은 가뜩이나 눈도 크고 이쁜데 다들 아이라인이랑 마스카라 쩔게 떡칠해서
눈이 다들 왕방울만함.ㅋㅋ
나도 눈 크다는 말 많이 듣는데 네팔에선 새우눈 ㅋㅋㅋ
그리고 나는 또 한국 할멈다운 오지랖 발동해서 혼자온 이쁜이랑 준의 친구를 부킹 시켜줌ㅋㅋ
나는 웨이터세요?ㅋㅋ
바에서 맥주를 사고 있는데 어떤 이쁜이가 너 한국 사람이니 하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하니 자기는 한류팬이라고 하면서 되게 반가워한다.
누구랑 왔냐고 하니 자기는 혼자 왔다고, 훗~네팔 여자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하루종일 신께 기도만 드리는 조신한 여자들인줄로만 생각했었는데ㅋㅋ
암튼,그래서 유일한 솔로인 보더나트남이랑 연결시켜 줌.ㅋㅋㅋ
둘다 멀뚱멀뚱 쑥스부끄한데, 늙은이는 이만 자리를 피해줌세~하면서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후 내가 떠나는 날 아침에 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을 끝내고 지금 카트만두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오후에 도착한다고 한다.
나는 오후에 떠난다고 하니 엄청 아쉬워하며 한국 가면 꼭 전화하라고.
어느날 한국에서 심심해서 준에게 전화했더니 엄청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어디야?하고 물어보니
클럽에서 춤 추는 중이라고 ㅋㅋㅋ역시나 댄스 환자다운 준.
날라리 준아~~요즘도 춤 추러 다니니?
보고싶다.준아!!! 너의 춤도ㅋㅋㅋ
*아래 사진은 포카라에서 제가 즐겨 가던 카페 사진이예요.
포카라 시내에서 걸어서 1시간 거리라 꽤 먼데, 전 일상이 다이어트중인 녀자라..ㅋㅋㅋ
커피값은 무려 600원^^풍경은 소름끼치게 멋져요!!!!
제가 데려갔던 사람들 모두가 감탄, 감탄!!!! 아, 다시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