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소녀 삼천포의 나홀로 네팔 여행ㅡ5
(식겁한 이야기)
포카라에 온 첫날.
쿨쿨 자고 있는데 잠결에도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떠보니 철컥철컥 하고 문 따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방문이 스르륵 열리려 한다.
문은 땄지만 문 위에 세로로 벽과 연결된 보조 자물쇠 덕에 비스듬하게 열린 문 틈으로
누군가 들어오려고 삐대다가 깜짝 놀라 일어난 내가 누구야!!! 하고 소리지르자 바로 사라지는데,
잠이 덜 깨어 들어도 발소리가 참 침착하게 뚜벅뚜벅 사라진다.
후다닥 복도로 나가보니 아무도 없다.
무섭지만 꾹 참고 리셉션에 내려가보니 매니저도 없다.
다음날 매니저에게 말하니 옆방 남자가 술김에 방을 착각해서 실수한게 아닐까 라고 하더니
미안하다고 내방 잠금 장치를 다시 손 봐주겠다고 한다.
젠에게 말하니 젠이 혹시 매니저가 그런거 아닐까 라고 한다.
사실은 나도 매니저를 의심하고 있던 중이라 우리는 그날 바로 다른 숙소로 옮겨버렸다.
운 좋게 다시 구한 숙소. 욕조까지 있는데 400루피^^
(식겁한 이야기2)
룸비니에서 카트만두로 돌아올 때 버스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로컬 버스를 타고 갔는데,
그 낡은 버스 안에 외국인은 나 하나.ㅋㅋㅋ나머지는 전부 네팔리들.
그러니 내게 쏟아지는 관심과 시선이 어마어마ㄷㄷㄷ
승객들이 꽉 찬 버스는 더 이상 공간도 없는데 그래도 태우고 또 태우고, 염소도 태우고, 오리도 태우고,
옥수수 자루도 잔뜩 싣고ㅋㅋㅋ젖혀지지도 않는 뻣뻣한 의자에 앉아 12시간을 가느라 고생했지만
휴게소에 내릴때마다 앞다퉈 짜이를 사주고 음료수를 사주는 친절한 네팔리들 덕분에 즐거웠음.
그날 나 한류 스타의 기분을 조금은 알 것 같았음ㅋㅋㅋ다들 어찌나 나에게 잘해주려고 하시던지ㅋㅋ
삶은 계란도 막 주시고 짜이는 하도 많이 얻어 마셔서 배 터질 뻔ㅋㅋㅋ
식겁은 언제 했냐면, 버스가 잠깐 정차했을 때 난 휴게소인 줄 알고 내려서 물과 과자를 사고 보니
내 버스가 없어졌다ㅋㅋㅋ그 잠깐 사이에 날 두고 떠난거다 ㅋㅋ뿌애애앵 ㅠ.ㅠ
내 배낭 어떡해!!!!내 배낭 두개를 실은 버스를 놓치고 망연자실해서 멍하니 서있는데
잠시후 저멀리서 되돌아오고 있는 나의 버스 ㅋㅋ버스 안내군(?) 아저씨가 나를 부르는데
너무 반가워서 울 뻔 ㅋㅋㅋ버스 창문 사이로 모든 승객들이 고개를 내밀고 내게 손을 흔들고 있고ㅋㅋㅋ
내가 다시 타자마자 다들 어디 갔다왔냐고 ㅋㅋ걱정했다고 한마디씩 하심 ㅋㅋ휴우~~천만다행이었음.ㅋ
내 옆자리의 승객이 말하길, 내가 안탔는데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 안의 모든 승객들이 일제히
이구동성으로(가족 오락관 돋네 ㅋㅋ) 외국 여자 안 탔다고, 빨리 데리러 가야된다고!!! 다급하게 소리치며
난리가 났었다고ㅋㅋㅋ
요 꼬맹이는 포카라 가는 여행자 버스에서 내 앞자리에 탄 기요미^^ 넘 이뻐서 초콜렛도 줬음..꺄악
(식겁한 이야기3)
한가로운 오전에 페와 호수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가 하염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산 근처까지 가까이 가게되었다.
보통은 택시를 타고 가거나 오토바이로 갈만큼 좀 먼거리인데 걷다보니
쓰레빠 신은 발바닥이 시커매지도록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걷고 있었음ㅋㅋ
멀리 온 김에 사랑곳에도 한 번 가보고싶어서 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니
두갈레로 갈라진 길 중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포카라의 전경이 다 내려다보이는 뷰 포인트가 나온다고
구경하고 가라고 알려준다.
그들이 알려준 산길을 따라 올라가보니 가도가도 아무것도 없고 인적도 없어
내 발자국 소리마저 무섭게 들리는 고요한 길만 이어진다. ㅡ.ㅡ;;
아무도 없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산길에서 나 하나쯤 없어져도 쥐와 새만 알겠구나 생각하니
너무 무서워져서 다시 급하게 내려오는데
저멀리에서 조금전에 나에게 이 길을 알려줬던 사람들 무리가 올라오고 있다.
나밖에 없는 산길에 시커먼 남자들 세명이서 올라오는데 순간 어찌나 무섭던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면서 혹시 나에게 의도적으로 길을 잘못 알려준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등줄기로 식은땀이 쫘악.ㅡㅡ;;;
아, 어떡하지...어떡하지...라는 생각만 하며 그자리에서 멈춰섰는데
나에게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들. 지금이라도 도망쳐야하나 아니면
아무데로나 숨어야하나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내 뒤에서 딸랑딸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요란한 방울 소리와 함께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당나귀 무리들과 목동들ㅋㅋㅋ
피자처럼 넓적하고 푸짐한 똥을 싸면서 내려오는데ㅋㅋ
어찌나 반갑고 안심이 되었던지 마치 나를 구해주기 위해 하늘에서 날아온 유니콘처럼 멋지게 보이던
그 당나귀들이 싼 똥마저도 똥글똥글 귀엽게 보일 정도였다ㅋㅋ
당나귀랑 목동들 옆에 꼭 붙어서 내려오는데 흐앙흐앙 하고 내뿜는 당나귀 콧김이 개뜨거워ㅋㅋ
어찌나 훈훈한 콧김이 뿜어져 나오던지 ㅋㅋ당나귀찡 당신은 나의 훈남!!ㅋㅋ
요건 트래킹 중 만난 나귀님들^^
(외로운 독거노인 이야기)
어느날 구두 밑창처럼 질긴 물소고기 꼬치구이를 먹고 배탈이 난 나.
배탈 설사와 함께 몸살도 시작되었는데, 고열과 몸살로 몸이 덜덜덜 떨려
이불을 두겹 세겹으로 둘둘 말고 열에 들떠 자다가도 30분에 한 번씩 폭풍설사 ㅋㅋ하러
화장실에 가야 했다.ㅋㅋㅋ ㅠ.ㅠ
몸살 때문에 끙끙 앓으며 변기에 앉아서 설사를 하고 나면 또 지나친 설사 때문에 똥꼬가 아파서 울고ㅋㅋ
탈수 증세와 고열로 목이 타들어가는데 생수도 떨어졌어.ㅋㅋㅋ
갈증이 너무 심한데 몸이 너무 아파서 일어날 수도 없고,
이대로는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억지로 억지로 일어나 기어가다시피해서 마트에서 생수와 주스를 사서
어찌나 마시고 싶었던지 그자리에서 병나발로 원샷.ㅋㅋㅋ
다시 기어와 침대에 누우니 아픈 와중에도 나혼자라는 생각에
내신세가 외롭고 처량해서 눈물이 날 뻔.ㅋㅋㅋ 내가 이대로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생각하니,
포지션은 처녀이나 나이로는 할멈인 내가 죽으면 처녀 귀신이 되는건가, 할매 귀신이 되는건가
급궁금해졌음 ㅋㅋㅋ
그렇게 며칠을 아파서 누워있는데 누군가 똑똑 해서 나가 보니 숙소의 종업원.
초췌하고 헬쓱한 나를 보더니 깜놀.
맨날 뻔질나게 싸돌아 다니더니 갑자기 내가 안보여서 걱정돼서 와봤다고 ㅠ.ㅠ
괜찮다고 했는데 그래도 걱정됐는지 그후로도 수시로 내 방문을 노크하곤 했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내 안부를 확인하고는 내가 다행히 살아있으면ㅋㅋ안심하고
활짝 웃으며 돌아가곤 했다. 어느날은 똑똑 소리에 나가보니 내방 앞에 망고 주스가 놓여 있었다.
그 주스를 마시는데 그 마음이 고마워서 더 꿀맛같이 느껴졌다. 꿀떡꿀떡^^
며칠 후 다 나아서 오랜만에 씻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어디선가 와~하는 환호와 함께
요란한 박수 소리가 들려서 보니 종업원이 오랜만에 외출한 나를 보고 격려의 박수를
열렬히 치고 있는 중이었음.ㅋㅋ
그리고 며칠 후, 내가 숙소를 떠날때 그는 내 배낭을 매고 골목 끝까지 배웅을 해줬다.
나는 그에게 망고 주스 값으로 팁을 줬는데, 그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액수지만
그가 매우 기뻐해서 주는 나도 매우 기뻤다.
이로써 외로운 독거노인 이야기는 외롭지만은 않았던노인 이야기로 훈훈하게 마무리.ㅋㅋㅋ
(결혼식에 간 이야기)
나 참 별거 다하고 살았네ㅋㅋ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웃겨서 막 웃으면서 쓰고 있음ㅋㅋㅋ
내가 하고 다닌 짓들이 웃겨서ㅋㅋ포카라에 있을때 혼자라 심심해서 친구들과 카톡을 엄청 자주했는데
친구들한테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실시간으로 시시콜콜히 보고하면
다들 엄청 웃거나, 부러워하거나, 신기해 했었음ㅋㅋ왜 너한테만 이런 특이한 일들이 생기냐고?ㅋㅋㅋ
아몰랑.ㅋㅋㅋ아무래도 여행신이 강림하신듯ㅋㅋ
아무튼, 어느날 나는 산책을 하다가 포카라 시내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시내 나간 김에 아이쇼핑도 좀 하고 마트 구경도 하고 포카라 유일의 생맥주집이 있다고 해서
또 구경도 하고. 구경만 했다.맛이 없다는 고급 정보를 입수했기에ㅋㅋ
전직 닭집(with생맥주) 주인장 출신인 나는 생맥주 맛 전문가임ㅋㅋ꼴값ㅋㅋ
맛없는 생맥주집은 절대 안 감!
예전에 어렸을 때 호프집 알바하던 시절, 사장님이 할매였는데 생맥주를 엄청 좋아하셨다.
알바 시간이 끝나는 12시가 되면 늘 수고했다고 생맥주 한 잔 하고 가라고 하셔서
할매 사장님과 함께 매일매일 생맥주 두 잔씩을 마셨는데(한 잔만 마시면 정 없다고
꼭 두 잔씩 주시던 인심 좋았던 이대 나온 여자 도도한 할매 사장님 보고싶어요^^)
그때 마셨던 맥주가 어찌나 맛있던지, 그후로 난 쭈욱 생맥주 덕후로ㅋㅋ
그땐 어렸던 내가 이젠 할매로ㅋㅋ
할매 사장님은 언제나 여자는 도도하고 우아해야 한다고 나에게 말씀하시곤 했는데,
어렸던 나는 할매 사장님의 말씀을 항상 새겨들었었다.
어느날 밤 ,술에 취하신 할매님이 이에 고춧가루가 꼈다면서 명함으로 이를 쑤시던 그 모습을
목격하기 전까지는ㅋㅋㅋ
으앙~여행기는 또 삼천포로 빠지고 있는 중ㅋ역시 삼천포답다!!!!!
맥주집 탐방을 끝내고 다시 레이크 사이드로 돌아가려고 걸어가는데(매일 엄청 걸어다녔다.
진짜. 안그랬으면 10kg쪘을 뻔ㅋㅋㅋ5kg만 쪄서 휴~다행^^;;
아주 그냥 모든 음식이 입안에서 설탕처럼 살살 녹던 시절이었던지라ㅋㅋ)
나 또 길 잃음 ㅡㅡㅋ길치의 위엄ㄷㄷㄷ 낯선 길에서 잠시 헤매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며칠전 로컬 식당에서 알게된 마야. 밥 먹다가 우연히 알게 됐는데
내 옷이 예쁘다며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게 인연이 되어 같이 얘기하고 놀았었는데,
이렇게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니 되게 반가워한다.
멀리서 엄청 튀는 핑크색 덩어리가 걸어오길래 봤더니 그게 나였다고ㅋㅋㅋㅋㅋ
보자마자 그 원피스 어디서 샀냐고 또 물어보는 마야ㅋㅋ
옷에 엄청 관심도 많다.마야는 포카라의 패피??ㅋㅋ나는 포카라의 패쓰 ㅋㅋ
길도 잃은 김에 쉬어간다고(?) 마야와 나는 구멍가게 앞 의자에 앉아서 콜라를 마시며 담소중.
여자들의 대화답게 90%를 차지하는 남친 뒷담화.ㅋㅋ나는 남친도 남편도 없는 후리한 사람이라 묵언 수행 ㅋㅋ 마야는 남친이 아무래도 바랑둥이인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하며 뒷담을 까다가 갑자기 나에게
결혼식 보러갈래? 하고 물어본다.구멍가게 바로 뒷집에서 오늘 결혼식을 하는데 자기 친척집이라고
함께 가자고 한다.나는 무조건 콜~ㅋㅋ아이 씐나^.^
결혼식을 하는 집으로 들어가니 그리 넓지 않은 마당에 하객들이 바글바글.
잔치날이라 저마다 최고 화려한 옷으로 한껏 꾸미고 오셨는지 마당이 울긋불긋 꽃밭같아 눈이 부시다.
하객 패션은 온통 핑크.ㅋㅋ수많은 여자들이 거의 다 핑쿠 핑쿠. 그래서 핑쿠 원피스를 입은 난 묻혔음ㅋㅋ
화장실에 다녀온 마야가 나를 못찾을 정도로ㅋㅋㅋ핑쿠가 만발한 마당에서는 춤판이 벌어졌다.
역시 잔치에는 낮술 자시고 취하신 아재랑 관광버스 춤 추면서 신나 하시는 아짐들이 있어야 제맛.
친척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춤을 추고 악기쟁이는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아이들도 덩실덩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다 엉겁결에 끌려나가 한국 대표로(?) 결혼 축하 춤도 추고 ㅋㅋㅋ
흥이 넘치는 아짐들이 나를 막 빙글빙글 돌리면서 즐거워하시는데
한국 대표인 나는 막 어지러워 죽을 것 같고ㅋㅋ
음식 준비로 바쁜 주방 구경도 하고 방으로 들어가 친척들도 만나고 인사하고
잠시후 신랑 친구들이 도착했는데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들러리들이
다들 잘생들이라 나 또 입 찢어짐ㅋㅋ헤헤 ㅋㅋ꽃미남 덕후에게 찾아온 작은 행복ㅋㅋ
결혼식인데 신기하게도 종교인(?)으로 보이는 수행자들이 금색의 화려한 옷을 입고
집을 계속 돌면서 꽃과 물(?) 같은 걸 뿌려대며 종교 의식 같은 걸 하고 있었음.
그분들이 나에게도 축복을 내려주셨는데 물론 한마디도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해서 경건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꼴에 나도 손님이라고 잔치 음식도 얻어 먹고ㅋㅋ
마야네 사촌들과 놀다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정작 결혼식은 못보고 돌아왔다.
원래 백수가 세상에서 젤 바쁜 법ㅋㅋ
며칠후 다시 만난 마야는 남친의 뒷담을 까던 시절은 까맣게 잊었는지
남친과 함께 꽁냥꽁냥대며 염장질을 하고 있었음 ㅋㅋㅠ.ㅠ
결혼식이 열렸던 집.
(할아버지와 나의 이야기)
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막 돌아다니다 너무 더워서 한적한 시골 마을 작은 구멍가게 앞에 앉아
콜라를 사서 마시는데 옆테이블에 앉아서 짜이를 드시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찌아? 하고 물어보신다. 찌아가 머지,머지 하고 생각하다 그냥 웃었더니
잠시후 내앞으로 배달된(?)짜이 한 잔.
알고보니 찌아는 네팔말로 짜이.ㅋㅋ내내 짜이라고 하는 사람들만 만나다보니
네팔어로도 짜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찌아라고 하신다.
엉겁결에 감사히 받아마셨는데 다 마시자마자 또다시 찌아? 하고 물어보신다.ㅋㅋ
괜찮다고 했는데도 또 한 잔을 더 시켜주시는 할아버지.ㅋㅋ 내말은 아예 안들으시는게야ㅋㅋ
그리고는 나에게 자꾸만 말을 시키시는데 네팔말이라 하나도 못알아듣겠는데도 아랑곳않고 계속해서
말을 시키시는 할아버지.
그러다 결국 당신이 답답하셨는지 벌떡 일어나시더니 어디론가 가신다.
그리고 잠시후 돌아온 할아버지는 어떤 아저씨를 함께 모시고 오셨는데
인사를 하고 보니 한국에서 청바지 공장에 다녔던 분이라고.ㅋㅋ
나랑 대화하고 싶으셔서 통역을 데리고 오신거다ㅋㅋ
그러고보면 네팔에는 한국에서 일하던 분들이 참 많았다.
통역의 도움을 받아ㅋㅋ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는데, 첫질문이 결혼했냐고ㅋㅋ
남편은 어디다 두고 여자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냐고 ㅋㅋ질문이 막 쏟아진다.
혼자서 배낭여행 다니는 중이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시며
본인은 평생을 이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신다.
통역 아저씨가 말씀을 전해주실때마다 호옷~흐음~하시며 감탄인지 통탄인지ㅋㅋ
의성어를 쏟아내시는 할아버지ㅋㅋ평생을 산골 마을에서 농사만 지으시던 분이라
혼자서 여행하는 이상한(?)여자가 무척이나 신기방기 하셨던지
계속해서 질문을 쏟아내시면서도 찌아는 계속 시켜주심ㅋㅋ
그렇게 한참을 할아버지와 얘기하다 돌아갈때가 되어서 인사를 드리니
무척이나 서운해 하시며 가다가 먹으라고 감자칩을 하나 사주신다.
그리고는 여행 하면서 남자 조심하라고 당부하신다.ㅋㅋㅋ녜녜, 암요~^^
나도 덩달아 서운한 맘에 뭐 드릴게 없나 가방을 뒤져보니 꼬맹이들 주려고
한국에서 가져온 캐릭터 스티커 뿐.ㅡ.ㅡ;;
깜찍한 스티커는 할아버지와 참 안어울리지만 그거라도 드리고ㅋㅋ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할아버지는 그때까지도 내쪽을 보고 계시더라~
할아버지, 찌아 잘 마셨어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여행중에는 정말 즐거운 에피소드가 참 많았는데 막상 글로 표현하려니 한계가 있네요^^;;
그래도 여행기를 쓰는 순간은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