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의 인도여행 그 여섯번째 날(바라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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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쿠리의 인도여행 그 여섯번째 날(바라나시)

갈꼬암 0 2691

2008년 1월 2일 여섯째 날



8시에 일어나 옆 칸으로 옮겨 민우와 짜이도 한잔(4Rs)하면서 얘기를 나누는데 한 인디안이 다가오더니 말을 걸고 그 뒤로 친구에 친구 또 그 친구들이 모여 민우를 둘러싸고 시끌벅적 난리다. 그 틈에 난 다시 자리로 돌아와 창밖을 보며 시계를 보니 10시 52분이다. 14시간째다. 예전의 우리나라 농촌의 모습을 생각나게 하는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특이한 것은 소똥을 연료로 쓰려고 말리는 모습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정도랄까. 드디어 12시 46분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들은 얘기대로 20Rs에 사이클릭샤를 타고 메인가트로 이동하는데 남매가 탄 사이클은 체인이 끊어져 중간에 서서 고친다. 내가 남매의 누나에게 살 좀 빼야겠다고 했는데 그 벌이었는지 나와 민우가 탄 릭샤는 바퀴가 빠졌다. 모두 달려들어 힘들을 주어봤으나 역부족이어서 할 수 없이 중간에 릭샤를 바꿔 타고 메인가트로 이동했다. 강가(겐지스강을 그렇게 부른다) 근처에 숙소를 정하려 했으나 좁은 골목길에 처음 발을 디디니 어디가 어딘지 방향을 못 잡겠다. 물어도 보고 지도도 보면서 숙소로 정했던 곳에 갔으나 방이 없단다. 우리들이 늦게 도착한 대다가 인도인들의 명절이 겹쳐서 방을 찾기가 어려울 거란다. 숙소가 될 만한 곳을 거의 다 뒤지다 시피해서 결국 강가후지홈의 방 2개를 530Rs에 잡았다. 그때가 4시 5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 끼도 먹지 못하고 헤메어 다닌 셈이라 빨리 식사도 하고 비행기표도 연기하고 하려고 여행사를 먼저 찾았다. 라가카페 여행사에서 한국말 잘하는 인도인과 비행기표 연기에 대해 얘기했는데 전자티켓인 경우 750Rs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한다기에 포기하고 3일 밤에 델리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부탁하니 외국인을 위한 티켓이 있는데 커미션이 80Rs란다. 그래서 그러마 하고 다음은 강가를 구경하기로 했다. 6시에 한다는 푸자를 보기위해 1인당 20Rs에 넷이서 배를 하나 빌려 1시간을 강위에 떠서 푸자도 보고 시체를 태우는 화장터의 불꽃도 구경했다. 이 곳 바라나시는 정말 좁은 골목들이 복잡하게 엉켜있고 그 길 위에는 역시 똥들이 푸짐하게 널려있으며 화장터로 가는 길목에서는 언제든 화려한 천의 포대기로 감싼 시체를 메고 가는 상여꾼들의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앞에서 한 사람이 선창하면 뒤에 있는 사람들이 후렴으로 따라하는 식이다. 배위에서 듣자니 네 가지에 해당하는 사람은 태우지 않는다는데 첫째가 어린아이, 둘째가 얼굴에 피부병이 있는 사람, 세 번째가 스님, 그리고 마지막이 코브라에 물려 죽은 사람이란다. 세 번째 스님이 맞는 지가 좀 의문스러운데 영어와 힌두어를 구사하는 뱃사공의 말이니 어쩌랴. 그 네 가지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몸을 바위에 묶어 강 한 가운데 빠트린단다. 그 물위에 아까 10Rs에 산 꽃으로 장식된 초를 띄우니 사공이 그것을 바라보며 손을 합장하고 나마스떼라고 하란다. 배에서 내려 동네 구경에 나섰다. 길에서 파는 음식들도 먹고 걷다보니 길을 잃어 거의 2시간을 넘게 헤멨다. 오늘은 길에서 보내는 날인가보다. 에고 힘들다. 식사고 뭐고 씻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서 밥 한끼 먹지 못했는데 돌아가서 씻고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숙소로 향했다. 코를 푸니 새카맣다. 델리에서도 그랬는데 이곳도 역시 많이 오염된 것 같다. 9시가 넘어 숙소 옆의 카페에 가니 맥주가 150Rs나 한단다. 너무 비싸다 싶어 다른 곳으로 갔는데 다 닫는 분위기다. 할 수 없이 강가후지카페에서 탄두리와 로스트치킨을 700Rs에 두 마리 사고 콜라 2개 50Rs에 사서 숙소에서 소주에 타서 마시는데 기분이 좋아 맥주를 시키니 1병에 150Rs란다. 기분이 업이 됐으니 술값이 문제랴. 4병을 시켰는데 나중에 그 집 주인이라는 인도영화에나 나올법한 아저씨가 자신은 영국에서 공부하고 일본에서도 공부를 한 엘리트란다. 그러면서 우리맥주를 비우기에 내가 “More beer more happy!"라고 하자 자기가 내겠다며 맥주 2병을 더 준다. 그럼 고맙지. 주인아저씨가 빠지고 넷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잠이 든다. 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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