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의 인도여행 그 네번째 날(델리-아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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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쿠리의 인도여행 그 네번째 날(델리-아그라)

갈꼬암 0 2937

2007년 12월 31일 넷째 날



8시 30분 기상해서 옷을 사러 나선다. 이제 추위여 안녕이다. 잠바하나 바지하나 따뜻해 보이는 스웨터 하나 이렇게 세 가지 옷을 775Rs에 산 후 아침식사를 하려고 에베레스트에 갔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럼 밖에 적혀있는 Breakfast는 언제 먹으라는 건지. 골목으로 들어오다 만수네라고 쓰인 인도식당에서 에그토스트와 짜이 한잔을 16Rs에 먹는데 네 명의 한국분들이 같은 걸 먹고 있다. 간단히 인사도 하고 여행계획도 나누고 헤어졌는데 그 분들을 나중에 바라나시의 한국식당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일하시는 분을 보니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인데 만수가 어쩌고저쩌고 써 있는 한글이 눈에 거슬린다. 그래도 어른인데 아니면 만수는 아직 출근 전인가? 짐을 역사의 클락룸에 맡기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외국인 전용공간도 없고 순 인도인들이라 마음을 바꿔 인방기(인도방랑기)에 맡기고 월요일이라 많은 곳이 문을 열지 않는다며 추천해준 악샤담 템플(Akshar Dham Temple)로 향한다. 세계최대의 힌두사원이란다. PPS(Pre paid service)에서 75Rs에 표를 끊었는데 떠나고 나서보니 잔돈을 안 받았다. 결국 100Rs에 타는 셈인가 뭔지 모르게 억울하다. 정신을 산란하게 한 후의 뒤치기 정말 기막히다. 27분 정도 걸려 도착했는데 멀리서부터 보이는 모습이 웅장하다. 조그만 가방도 모두 맡겨야 한다기에-물론 카메라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지갑과 중요 물품들을 주머니에 넣고 Formsheet라는 것을 작성해서 제출했다. 드레스코드도 있고 무료입장인 대신 검사가 무지 엄격하다. 경비의 온몸을 더듬는 서비스를 뒤로 사원에 들어서니 와 정말 크다. 사진으로 기록할 수 없어 5Rs에 가이드북을 하나 샀다. 좌측의 건물에서 125Rs에 공연을 볼 수 있다기에 신청하고 기다리다 사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곳이 있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거울이 없어 아저씨에게 내 머리 괜찮으냐고 물어보니 굿이란다. 인화에 액자까지 끼우는데 30분 정도 걸린다기에 나중에 찾기로 하고 공연시간이 되기까지 구경을 했다. 곳곳에 화장실도 잘 되어있고 다른 돈 받는 곳보다도 나은 것 같다. 공연은 인도어와 영어로 나누어 진행되어서인지 한 무더기의 인도인들이 입장하고 난 뒤 10분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움직이는 밀랍인형이 있는 방을 이동하며 구경하는 식이었는데 모두 8개의 방을 옮기고서야 첫 공연이 끝났다. 두 번째 공연은 커다란 극장에서 어린 요기의 삶에 대한 영화를 보여 주었는데 영어가 나오는 이어폰을 준다. 좋은 자리에서 보려고 옮겼다가 거기는 이어폰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달라기에 처음 자리로 다시 돌아갔다. 세 번째 공연장으로 갔는데 줄을 서있는데도 그렇게 밀어댄다. 배를 타고 이동하며 인도의 역사에 대한 밀랍인형들을 보는 것이 세 번째 공연이다. 12시 20분에 시작한 공연은 2시 25분 모두 끝났다. 중앙에 위치한 사원에 들어가려니 신발을 Boot house에 맡겨야 한단다. 신발을 맡기고 들어서니 전시되어 있는 조각들이 섬세하고 웅장하다. 특히 천장의 문양은 정말 멋있었다. 사원 구경을 끝내고 나오니 처음 보았던 발 조각(인도인들은 그곳에서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것 같았다) 아래로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을 조각해 놓은 공원이 보인다. 이동 동선 상 이곳을 먼저 보는 것이 나았을 것을 하는 후회가 든다. 3시 7분 출구를 나서니 저 앞에 PPS부스가 있다. 거기서 대통령궁까지 75Rs에 20분만에 도착했지만 문이 닫혀 있고 중무장한 군인들에 멀리보이는 인디아 게이트와 라스패스가 다다. 지도를 보며 500Rs 지폐에 인쇄되어있는 간디의 솔트마치(Salt March)를 찾아 헤멘지 35분만에 찾았다. 기쁨에 겨워 사진을 찍고 50Rs에 오토릭샤를 타고 짐을 찾으러 가는데 정말 지독한 교통체증이다. 시간 내에 기차를 탈 수 있으려나 15분만에 도착하여 인방기에 김밥 2줄(200Rs)을 포장주문했는데 30분 정도 걸린다기에 파전(150Rs)과 맥주를 마시며 기다렸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니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면 불법이라 기차에서도 술 마시다 걸리면 벌금이란다. 유유자적하게 술을 마시다가 인방기 주인장의 꾸중을 들으며 호텔을 나서 역으로 가니 6시 42분 아그라행 열차가 출발한다. 인도의 열차는 연착한다는 소문과는 달리 출발역이어서인지 열차가 제시간에 출발한다. 열차 안에서 짜이를 시켜보니 5Rs란다. 홍차 Teabag에 뜨거운 우유를 따라주는데 맛은 뭐 그냥 그랬다. 이 맛에 빠진 다는 사람이 많다는데 난 역시 인도체질은 아닌 것 같다. 여행 중에 만났던 어떤 분은 uperbed가 좁아서 고생하셨다는데 난 짧아서 인지 괜찮았다. 이것이 바로 단신의 기쁨인가? 어쨌든 음악도 듣고 편하게 누워서 여행을 할 수 있어 좋다. 2007년의 마지막 밤을 난 이렇게 기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 힘겹게 달려야 할 2008년의 예행연습처럼 말이다. 지난 한해를 후회없이 열심히 달려왔으면 좋았으련만 가슴 한 쪽이 답답하게 무언가 막혀있는 듯 후회스럽다. 아그라에 내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역 이름도 보이지 않고 안내방송조차 없으니 물어보면 맞다는 사람 아니라는 사람 다 제각각이다. 역시 믿을 수 있는 건 승무원. 10시 30분 아그라에 도착했다. 사전 정보대로 60Rs에 15분 정도 걸려 산티로지에 도착했다. TV가 있는 팬룸을 300Rs에 얻고 보니 옥상에서 신년파티가 있단다. 이름하여 Happy New Year Party 새해를 맞는 것이 진정 기쁜 것인지. 아니면 속절없이 나이만 한 살 더하니 서러운 것인지 모르겠지만 인도에서의 새해맞이 그것도 타지마할에서의 새해맞이니 좀 특별하게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파티비용으로 375Rs나 주었는데 뷔페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음식이 비었거나 식어서 먹을 만한 게 없었다. 그런데도 돈을 다 받다니 이런 XX한 것들. 그나마 맥주를 한 병 주기에 다 마시고 한 병 더 달라니 120Rs나 달란다. 에이 정말 너무한 거 아냐. 새해가 밝고 폭죽과 새해 인사가 넘나드는 걸 뒤로 하고 난 부족한 맥주를 채우기 위해 밖으로 나섰는데 이론 Wineshop은 이미 문을 닫고 살 수 있는 것은 휴지(55Rs)와 콜라(20Rs) 뿐이다. 숙소는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고 정말 Unhappy한 새해 첫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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