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로 가는 길-29 신들의 도시 푸쉬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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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로 가는 길-29 신들의 도시 푸쉬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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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인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막내도 중 2가 되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일정은 3주간 뭄바이 - 아우랑가바드 - 카주라호 - 바라나시 - 자이푸르 - 아그라 - 푸쉬가르 - 델리입니다.




2005년 8월 2일(화요일)

신들의 고장, 우리게겐 낙타사파리의 고장 푸쉬가르



오늘은 ‘푸쉬가르’로 가는 날이다. 또 어제 못한 항공권 리컨펌을 해야 한다. 물론 델리에 가서 할 수도 있으나 미리 해 두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였다. 8시에 일어나 짐을 챙겼다. 아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10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오토릭샤를 불러 ‘에어인디아’ 사무실에 들러 항공권 리컨펌을 하고 버스터미널 가는 조건으로 40Rs에 흥정했다. 그런데 에어인디아 사무실과 버스터미널이 많이 떨어진 줄 알았는데, 불과 2-3분가니 버스터미널이다. 이럴수가! 에어인디아 사무실과 버스터미널은 걸어가도 되는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아르메즈(Ajmer)' 가는 버스는 수 없이 많아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도로는 잘 정비되어 제법 왕복 6차선은 되어 보였고, 또 인도에서 처음으로 고속도로를 달려 보기도 했다. 역시 휴게소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거나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엊그제 자이푸르로 올적에 탔던 투어리스트 버스는 휴게소에서 출발할 때 인원수를 확인하고 출발하였는데, 오늘 버스는 그런 절차 없이 조용히 출발한다. 정말 운전수의 동향에 신경 쓰고 있지 않으면 버스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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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가를 마을의 전경, 푸쉬가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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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가르 마을 가운데 자리잡은 푸쉬가르 호수, 호수 주변으로 많은 신당(神堂)이 자리잡고 있어, 신의 도시, 힌두교의 성지(聖地)임을 알 수 있다.





‘아르메즈(Ajmer)’ 버스 스탠드에 도착하니 그곳에서 바로 ‘푸쉬가르(Pushkar)'가는 버스가 있다. 푸쉬가르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아 버스가 가득 찼다. 그래도 터미널에서 타서 그런지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생각 같아서 푸쉬가르는 ’사막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도시‘라 하니, 버스가 사막(砂漠)으로 갈 줄 알았다. 그러나 버스는 도시를 떠나 산골로 접어들더니, 꽤 높게 생각되는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힘들게 산을 올라온 버스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내려간다. 인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험한 산길이다. 저 멀리 우리나라의 산과 같이 능선이 완만하며, 푸른색을 띠고 있는 산들이 보인다. 푸쉬가르는 사막속의 마을이 아니라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盆地)였다.


‘푸쉬가르(Pushkar)’르는 모래로 이루어진 분지(盆地) 속에 ‘푸쉬가르 호수(Pushkar Lake)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이다. 인도 최고의 신인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를 모시고 있는 사원이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이 창조의 신(神) 브라흐마(Brahma)는 가장 높은 신으로 추앙받지만, 왜 그런지 그를 모시고 있는 사원은 인도에서 유일하게 푸쉬가르에만 있다고 한다. 이미 창조(創造)가 다 끝난 지금에는 구태여 창조의 신이 필요하지 않아서 인가 보다.


호수를 돌아가며 수많은 힌두교의 신당(神堂)들이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신(神)을 모시고 예배하는 종교의 성지(聖地)로 많은 종교인들이 살고 있다. 따라서 푸쉬가르에서는 모든 육식(肉食)이 엄격히 금지된다고 한다. 그 정도가 심하여 푸쉬가를 안에서는 ‘계란’마저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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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가르 가는 길에 본 나무를 쌓아 놓은 것,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고, 제약이 많은 푸쉬가르에 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일까? 그 첫 번째는 11월 중순경 열리는 낙타축제(Camel Fair) 때문이라고 한다. 이 축제는 낙타와 관계된 축제로는 인도에서 가장 큰 행사로 축제기간 중 보통 2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몰려 도시가 온통 외지인으로 덥힌다고 한다. 이때는 방값도 평상시의 5배 이상 뛰고 푸쉬가르에서 방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아즈메르까지 나가서 구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에겐 이 낙타와 관계하여 낙타사파리(Camal Safari)를 즐기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자이살메르’보다 못하지만 바쁜 일정에 간단하게 낙타사파리(Camal Safari)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우리도 마찬가지 이다.



물론 서양 사람들 중 일부는 ‘하쉬시(대마초 또는 방 또는 마리화나)’를 즐기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뭐 서양 사람들 사이에는 푸쉬가르가 ‘히피성지’로 꼽힌다고 한다. 이 소문은 ‘세 번째의 눈(the third eye)’라는 이스라엘 식당에 갔을 때 ‘과연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쉬쉬에 취해 해롱대는 그야말로 남녀노소(男女老少)의 히피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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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를 볼 수 없는 우리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모험이 될 수 있는 낙타사파리




푸쉬가르의 ‘말와르 버스 스탠드’에서 내렸다. 우리가 탄 버스는 이곳에서 정차하는데,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자이뿌르 가트’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 사실은 아니다. 푸쉬가르가 워낙 좁은 동네라서, 지도상으로는 먼 것 같아도 사실 도보로 10분 조금 더 걸리는 정도의 거리였다. - 버스에서 내려도 삐끼들이 달려들지 않는다. 릭샤왈라가 와서 말을 걸었으나 그냥 무시하고 큰길로 나오니 따라 오지도 않는다. ‘푸쉬가르는 참 젊잖은 도시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푸쉬가르는 성지(聖地)중의 성지(聖地)로서 모든 탈것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몇 대의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오토릭샤도 사이클릭샤도 없다. 모든 사람은 다 걸어 다녀야 한다.



‘이 배낭을 지고 걸어가야 한단 말인가?’ 망연(茫然)히 길가에 서 있는데, ‘릭샤?’하고 말을 거는 왈라가 있다. 돌아보니 정말 ‘릭샤’였다. 즉 ‘인력거(人力車)’다. 그것도 의자모양을 갖춰놓은 것도 아니고, 짐싣는 수레같이 생긴 것을 가지고와서 타라고 한다. ‘저걸 어떻게 타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배낭을 지고 가기 싫으면 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40Rs 요구에 20Rs 응대로 흥정을 하는데 절대로 깍아 줄 수 없다고 배짱을 부린다. 이때 한 사나이가 ‘내가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 30Rs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순수한 인력거(人力車)를 타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Hotel V K’에 2층 방을 250Rs에 들었다. 우리가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한국 학생들이 고개를 내밀고 환영의 인사를 해 준다. 그들의 도움으로 방에 들어가니 인도에서 묵은 방 중 가장 크고 좋은 방이었다. 기본적으로 침대 세 개가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따로 있다. 에어콘만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텐데, 에어쿨러가 있다.


호텔 옥상엔 ‘옴쉬바 레스토랑’이란 이름의 부페레스토랑이 있다. 지배인이 내려와 ‘50Rs 인데 김치와 수제비도 있으니 꼭 올라오라’고 한참 메뉴를 설명하고 갔다. 수제비? 큰 기대를 갖지 않았지만 식사는 해야 하겠기에 레스토랑으로 갔다.


사방이 확 트인 옥상이라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시원했다. 그러나 푸쉬가르는 분지(盆地)라서 바람이 귀하다. 선풍기 아래 자리 잡고, 음식을 조금씩 가져다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맛있다. 고기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채소만 가지고 만든 음식들인데 훌륭한 맛이다. 특히 ‘뚝바’라는 수제비는 한국에서 먹던 맛 그대로였다. 많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메뉴도 다양하다고 할 수 있어 기대 이상이었다.


식사를 하며 호텔에 묵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정보를 교환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 중에는 ‘카주라호’에서 만났던 학생들, ‘바라나시’를 같이 간 학생들, 또 연줄연줄 연결해 보니 우리는 모두 아는 사이였다. 또 오늘 처음 만난 학생들은 앞으로 아는 사이가 될 것이라서 즐거웠다.


남쪽에서 올라온 학생들에게 소식을 들었다. 자이푸르에서 낙타 사파리하던 한 여학생이, 낙타가 뛰는 바람에 그만 떨어져 허리를 크게 다쳤다고 한다. 며칠 전에 일어난 사건인데, 병원비 등이 해결되지 않아 아직도 자이푸르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도의 낙타 사파리업자들은 아주 영세(零細)하다. 그들에게서 보상(報償)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부상의 정도가 크지 않으면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도 같은 후진국에 여행을 하려면 이런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완전한 보험(保險)을 들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겨우 형식적인 보험만 가입하고 왔는데 다음에는 생각을 깊게 해야겠다.


‘쉬바 낙타 사파리’ 호텔 문 앞에 자리를 잡고 오갈 때 마다 사진첩을 꺼내 놓고, 또 어떤 때는 방명록을 보여주며 ‘사파리 하라’고 조른다. 아까 정보교환에 먼저 사파리한 학생들이 ‘구태여 1박 2일 할 필요 없어요!’한다. 낙타를 너무 오래 타면 허벅지만 아프고, 씻지도 못하고 잠자는 것 등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한다. 처음 계획에는 1박 2일의 낙타사파리를 계획했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정보를 알려주니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서 3시간만 하기로 했다. 시간당 사파리 가격은 50Rs로 중간에 계획을 바꾸고 싶으면 그때 바꾸기로 했다.


‘푸쉬가르’에서 보는 일몰이 멋있다고 하여 ‘자이뿌르 가트’로 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가트 군데군데 앉아 일몰(日沒)을 구경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도 - 거의 다 학생들 - 많이 있다. 군데군데 모여 여행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근처 나무 아래서 누군가가 민속악기인지 북 같은 것을 흥겹게 치고 있다. 거리의 행위자(行爲者)가 간단한 퍼포먼스를 보여 주기도 한다. 그냥 한가롭고, 그냥 흥겹고, 이것이 여행 중에 맞이하는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해는 멀리 산 너머로 넘어가고, 호수 주변에 늘어있는 힌두교 사원에서는 저녁 맞이 행사와 힌두교 경전을 읽는다. 그런데 힌두교 경전은 이슬람경전과 다르게 매우 빠른 리듬으로 읽는다. 내 생각으로는 신중하지 못하고 촐싹스런것 같았다.


구경도 할 겸 과일도 살 겸 시장에 갔다.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굵직한 목소리가 인사를 한다. 인도에서 모처럼 만나는 40대의 남자들이다. 서울의 모(某) 중학교 선생님들의 단체였다. 혈기왕성한 학생들이 아닌 중년의 개별여행자들은 처음 만나는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 좀 나눌까 했더니 같은 단체의 다른 분은 그것이 싫은지 빨리 가자고 재촉한다. 제대로 정보교환도 못하고 헤어졌으나 속으로 걱정이 됐다. 잠깐 들은 이야기로는 6명 정도가 배낭여행으로 왔다고 하는데, ‘델리’에서 악덕업자한테 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됐다. 묵고 있는 호텔도 버스스탠드 부근의 외진 곳이고, 델리에서 부터 지금까지 버스를 대절해서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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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지대를 유람하는 푸쉬가르 낙타사파리





* 다음은 푸쉬가르에서 경험한 낙타사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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