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로 가는 길-27 자이싱 2세의 천문대 잔타르 만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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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로 가는 길-27 자이싱 2세의 천문대 잔타르 만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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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인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막내도 중 2가 되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일정은 3주간 뭄바이 - 아우랑가바드 - 카주라호 - 바라나시 - 자이푸르 - 아그라 - 푸쉬가르 - 델리입니다.



2005년 8월 1일(월요일)

‘스와이 자이싱2세’의 잔타르 만타르


아침부터 태양이 심상치 않았다. 아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다. 오토릭샤를 타고 와하마할(Hawa Mahal)을 갔다. ‘바람궁전’이라는 뜻으로 자이푸르를 소개하는 책자에 단골로 등장하는 건물이다. ‘100배’에도 이 사진이 나와 있다. 릭샤왈라는 우리를 편하게 해 주려는 의도에선지 와하마할(Hawa Mahal)의 뒤쪽에 내려 주었다. 사실 이곳을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앞에서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을 예정이었는데 릭샤왈라 덕분에 매표소 앞에 내린 것이다. ‘우리는 이 건물의 앞으로 가려고 한다. 어떻게 갈 수 있는가?’하고 물어 보았더니 ‘표를 사서 들어가면 앞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당연히 맞는 말이겠지, 조금 돌아가기 싫어 표를 샀다, ‘뭐 한사람이 5Rs,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잖아!’ 카메라 촬영권은 30Rs인데 우리는 앞으로 갈 목적인 구태여 살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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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답답함을 풀어주기 위한 남편의 배려인가 바람의 궁전 와하마할




와하마할(Hawa Mahal)은 얼굴을 내 놓을 수 없는 궁전의 여자들이, 거리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해서 지은 건물로 거주용 건물이 아니다. 그래서 세로로 긴 창문들이 수없이 만들어져 있고, 그 창문에는 창살이 많이 있어, 밖에서 안의 동정(動靜)을 보기 힘들게 되어있다. 창문 안쪽으로는 의자를 놓았음 직 한 정도의 작은 방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것도 신분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어있는지 중앙으로는 좀 더 크고 번듯한 창문이 마련되어있다. ‘바람 궁전’이란 말은 밖을 내다보기 위해 창문을 많이 만들다 보니 생긴 말인 것 같다.


그래도 들어갔으니 엉성하게 마련된 유물 전시관도 조금 보고, 앞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 헤매는데 아무리 찾아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안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앞으로 나가는 길은 없다. 뒤로 나가서 돌아가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있는가! 분명히 앞으로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매표소로 와서 따지니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까 그 사람을 찾으니 행방을 알 수 없다.


건물을 돌아 앞으로 같다.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로터리에는 여러 가지 상점과 노점상, 그리고 많은 노선의 버스들이 악을 쓰며 손님을 모으고 있었다. 이런 것들과 어울려 앞에서 보는 와하마할(Hawa Mahal)은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다. 단지 ‘핑크시티’의 중심가답게 붉은 색 건물이 길게 거리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와하마할(Hawa Mahal)의 앞 도로는 왕복 6차선 정도의 꽤 넓은 폭을 가지고 있는데, 이 거리가 조성될 그 시기부터 이정도의 넓이였다고 한다. 이 길에서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기 때문에 궁성의 여자들이 와하마할(Hawa Mahal)에서 구경했다고 한다.


당시의 여자들은 밖에 나오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여자들을 위해 이런 배려(配慮)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꽤 여성우위(女性優位)적인 사고(思考)라고 할 수 있다. 여자들의 행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것은 꼭 인도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여자들을 위해 이런 관람용 건물을 지어준 곳은 자이푸르의 와하마할(Hawa Mahal) 밖에는 그 어느 곳에도 찾을 수 없다.


와하마할(Hawa Mahal)을 떠나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갔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 듯 하고 거리구경도 할 겸 천천히 걸어갔다. 거리의 사진사가 박물관에서 꺼내온 듯 한 사진기를 놓고 호객(呼客)을 한다. 구멍가게 아저씨는 음료수 먹을 동안 의자를 권하며 앉으라고 한다. 이럴 때는 인도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사는 나라 같다. 그러나 한순간 아무 이유도 없이 구걸(박쉬시)을 하거나, 담배를 요구하거나 할 때는 이해하기 힘든 나라다.


거리를 따라 내려가다 어느 문 앞에 이르러 들여다보니 안쪽으로 넓은 공터와 훌륭한 건물이 보인다. 이것이 시티 팰리스(City Palace)다. 현재도 ‘마하라자’가 살고 있다고 하는데 그가 누군지 물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먼저 다녀온 학생들이 입을 모아 ‘비추’라고 해서 들어가지 않고 그 왼쪽으로 난 언덕길을 올라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로 갔다. 가는 길에 여러 가지 기념품과 커다란 양탄자, 또는 넓은 천 -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 같은 것을 펴놓고 팔고 있을 뿐 아니라, 시티팰리스 앞에는 노점상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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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




천문대라고 하는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는 여러 가지 이상한 모양의 건축물이 있어 들어가기 전에 벌써 눈에 띄였다.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라는 말은 ‘기계와 경전’이란 뜻이라고 한다.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스와이 자이싱2세’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짜이푸르말고도 ’델리‘’마투라‘ ’바라나시 ‘우제니’ 이렇게 다섯 군데에 천문대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 부서지고 ‘델리’와 이곳 자이푸르에만 남아있다. 그것도 ‘델리’의 것은 많이 훼손되어 그 가치를 잃고, 오직 이곳만 온전하게 남아있다고 한다.


천문관측기구라고 하지만 문외한의 눈에는 기기묘묘한 구조의 건축물 일 뿐이다. 주로 몸체는 붉은색의 사암으로 짓고, 중요한 부분은 대리석을 사용했다. 대리석 부분에는 눈금이 새겨져 있어서 어떤 관측의 수치를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땅바닥에 낮게 깔려 만들어진 것에서 부터, 땅속을 파고 들어간 것, SF영화의 우주선발사대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것, 여러 모양의 기구들이 건설되어 있다. 과연 이것을 설계하고 지었다는 ‘스와이 자이싱2세’는 천재였을까? 또 이것을 얼마나 이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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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잔타르 만타르의 천문관측 도구




우리나라에도 천문관측 시설이 남아있다. 경주의 첨성대(瞻星臺)가 대표적인 것이고, 북한땅 개성에도 모양은 다르지만 천문관측을 하던 첨성대(瞻星臺)대가 있다. 그러나 인도의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에 비하면 마치 ‘어린아이 장난감’같은 존재다. 그렇다고 우리는 천문관측을 하지 못했는가 하면 또 그렇지 않다. ‘삼국사기(三國史記)’등에 의하면 훌륭한 천문관측의 기록이 남아있으며, 현대의 과학으로 역산(逆算)하면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런 거대한 구조물은 없지만 혼천의(渾天儀)라고 불리는 크기는 작지만 완벽한 기구가 있었고, 현재 설계도가 남아있는 세종 때 것을 복원하여 작동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특이한 것은 커다란 쇠판을 달아 놓아 바람의 세기를 측정하는 기구와, 별자리 한개 마다 남중고도(南中高度)를 계산하여 만들어놓은 구조물이다. 거기에는 별자리의 이름과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그 별자리 이름이 서양(西洋)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인도 본연의 것인지 알아보지는 못했다. 물론 입구에 ‘가이드(Guide)라고 명찰을 달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기는 했지만, 둘이서 한사람을 부르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가이드가 있었다면 더 신기하고 재미있기는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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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글쎄 그게 맞는 것인지 알 수 있어야지, 해시계?




다시 와하마할(Hawa Mahal)앞으로 와서 로터리에서 출발하는 201번 버스를 타고 암베르 포트(Amber Fort)로 갔다. 약 11Km의 거리라고 하는데 버스비는 6Rs 밖에 되지 않았다. 차장에게 암베르 포트에서 내려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이곳 시내버스의 특이한 점은 뒷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리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외국인인 우리가 어느 곳으로 타던 막는 사람은 없었지만, 뒷문 옆에 차장이 앉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종민이가 앉아 있으려니 차안의 사람들이 ‘너 그러다가 혼난다!’하는 식으로 눈치를 준다. 차장이 와서 일어나라고 하며 다른 자리를 마련하여 종민이 보고 앉으라고 한다. 조금 가다 자리가 나니 나보고도 앉으라고 한다. 그러나 재빠른 인도인이 먼저 앉아버렸다. 그 순간 차장이 큰 소리로 뭐라고 하니 자리에 앉았던 인도인이 얼른 일어나며 자리를 양보한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버스 안에서 차장의 권위가 승객들 보다 높다는 것을 알았다. 앞서 기차에서 알아보았듯이 시내버스의 차비가 저렴한 이유는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했다.


버스가 시내를 막 벗어났나 했을 즈음 창문 밖으로 호수가 나타났는데, 그 가운데 아담한 건물이 한 채 들어가 있다. 건물이라고 하기보다는 조금 작은 성(城)과 같았다. 그런데 성(城)의 아래 부분이 물에 잠긴 모양이 호수가 생기기 전 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옛날 임금이 사용하던 여름궁전이며, 이 호수는 궁전을 위해 만든 인공호수라고 한다. 이 왕궁이 얼마나 번성한 왕국(王國)인지 몰라도, 도시를 ‘분홍(pink color)’으로 칠한다거나, 자기의 궁전을 위해 인공호수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을 보아 백성을 사랑하는 임금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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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라자’의 여름 궁전이었다는 호숫속의 건물





* 다음은 자이푸르의 암베르트 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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