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띠니께딴] 아침 산책
천천히 새벽길을 나선다.
'나는 잊지 않았도다 잊지 않았도다, 여전히 내 가장 사랑하는 이여'
그러나 그것은 거짓 ! 그대가 지나지 않았다고
그대가 추억의 창문을 열지 않았다고 누가 말했나이까 ?
과거의 태양이 너머가 버린 영원한 어둠을
그대 아직도 가슴에 안고 있나이까.....................
-타고르 '기딴잘리' 중에서
타고르가 샨띠니께딴에 대학을 세운게 1901년, 그리고 지금 이곳은 서울대 샨띠니께딴 캠퍼스다.........^^
캠퍼스(???)에서 만나게 되는 두사람의 동양인중 하나는 한국사람이다. 우리말의 사용이나 한국음식이 전혀 불편할게 없는 곳이다.
따라서 서로간에 잘난체 하는 것도 거의 강남 현대백화점 아줌마들 수준(넘 심했나^^)이다........^^
인도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중에 간혹 MBA나 기타 미국 아이비리그에서도 쩔쩔맨다는 과목을 전공으로 이수중인 학생들을 볼때마다 좀 이상한 생각이 든다.
'왜 인도에서 그런 전공을 하나요???'
'.......................'
우스운 이야기일지 몰라도 인도철학을 공부하려면 UC 버클리나 동부 아이비리그 혹은 영국으로 가는게 정석이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학 공부를 위해서도 그렇다...........쩝
인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스스로'를 혹은 '인생'을 '낭비'하고 있진 않은가 싶다. 속으로 몇번씩이나 중얼거려 본다.
'저렇게 하면 나중에 천벌 받을 텐데........'
인도 여행을 통해 가장 힘들었던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괴각질'을 해대는 한국 사람들을 보는 것이라 하겠다.
아무튼.......^^ 샨띠니께딴의 나즈막히 안개 깔린 새벽녁은 누구나 시인이 되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을 지녔다...........조금은 낡고 지저분하지만 온수샤워가 가능한 투어리스트 랏지도 별로 나쁘지 않고.
타고르가 생전에 살았던 우따라얀과 미술관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샨띠니께딴에서 가장 마음에 들던 것은 미술대학의 자유롭고도 왕성한 활동이었다. 언젠가 이곳으로 그림 공부를 하러 오리라 다짐을 해본다.
* 사진은 샨띠니께딴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