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2 -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앙코르 유적, 그 시작을 앙코르톰에서
둘째 날
늦게 일어나서 호텔 조식을 먹고 점심 무렵 드디어 앙코르 유적을 보러 갔다.
보통 많이 알고 있는 앙코르왓은 수많은 앙코르 유적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한국으로 치면 고려시대와 비슷한 10세기 전후 캄보디아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크메르 제국. 그 제국의 수도가 앙코르(현재 시엠립 지역)였고 앙코르에 지은 수많은 사원 중 하나가 앙코르왓이다. 크메르 제국 왕들은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임 중 저마다 사원을 지어 대서 사방에 앙코르 유적이 넘쳐난다.
>> 오늘 주로 이야기할 앙코르톰 바이욘 사원에 새겨진 얼굴상 부조
>> 앙코르 유적군 입장권 뒷면
수많은 유적군은 통합 패쓰를 통해 관리한다. 시엠립과 앙코르왓 중간 쯤에 매표소가 있고 캠으로 찍은 즉석 사진이 박힌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내가 구입한 3일권은 40달러였는데 일주일 내에 3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일단 티켓에 날짜가 표시되어 있어 해당날짜에 펀치를 뚫는다. 그날은 입장가능한 모든 유적에 표만 보여주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유적에 접근하는 주요 도로나 유적 입구마다 관리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비교적 꼼꼼하게 표검사를 한다. 이런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다. 중간에 밥을 먹으로 시내 들렀다 와도 상관없고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숙소로 돌아와 더위를 피해도 상관없다.
>> 뚝뚝을 타고 앙코르 유적을 보러 가는 길.
>> 통합 매표소
>> 앙코르왓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를 지나고 있다
보통 이동은 뚝뚝을 하루 대여하는 방식이 가장 흔하다. 앙코르왓과 앙코르톰을 중심으로 그 일대 사원을 포함한 코스를 스몰투어라고 부르는데 보통 15달러를 주면 하루 종일 전용뚝뚝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다. 요금이 대부분 통일되어 있어 협상의 여지가 크지 않다. 지도를 보고 당일 코스를 이야기해주면 기사들이 알아서 입구에 내려주고 출구에서 기다렸다 다음 코스로 데려가는 식이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계산하는 게 바람직하다. 점심 때에는 날이 더워 시내로 돌아가 식사를 하거나 숙소로 돌아가 쉬는 경우도 많다. 이때 뚝뚝기사에게 추가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고 기사도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만날 시간, 장소를 정하면 된다. 뚝뚝기사가 함께 추천한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경우 기사와 식당 사이에 수수료 거래가 있다고 한다.
>> 앙코르톰 남문. 입구부터 느낌이 범상치 않다. 기대감으로 꽉차 오른다.
스토리가 있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적을 들리기 전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가면 훨씬 재밌다. 앙코르왓이나 앙코르톰은 제대로 보자면 한나절을 다 써도 좋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앙코르 유적군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은 수리야바르만 2세가 지은 앙코르왓과 자이야바르만 7세가 지은 앙코르톰이다. 앙코르왓은 힌두교 사원이고 앙코르톰은 불교사원이다. 자이야바르만 7세는 재임 중 국교를 힌두교에서 불교로 바꿨다. 불교와 힌두교가 모두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모르고 보면 구분이 잘 안 간다.
과학적으로도 대단히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데 건축과 관련된 궁금증은 <EBS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앙코르 와트>, <EBS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앙코르 톰>을 미리 보고 가면 좋다. 정보석 아저씨가 해설해주는데 역사에 대한 설명도 아주 잘 되어 있다.
앙코르 유적 중 가장 규모도 크고 보존도 잘 되어 있는 앙코르왓과 앙코르톰 내 바이욘 사원 1층에는 벽면을 따라 그림에 가까운 정교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새겨진 내용은 신화, 종교, 왕의 업적, 전쟁, 일상생활상 등 다양하다.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 재밌는데 부조를 설명하는 책만 따로 있을 정도로 흥미롭다.
보존상태는 햇볕이 잘 드는 남쪽 방향이 가장 좋고 반대쪽은 습도 때문에 이끼가 많이 껴 훼손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천년 전 만들어진 건축물임을 생각하면 양과 질 모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앙코르톰 내에도 다양한 유적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바이욘 사원은 4면에 거대 얼굴상을 부조했다. 이런 형태의 기둥이 50여개가 세워져 있다.
3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