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에서 방콕으로 육로 국경통과 - 실수경험
씨엠립에서 방콕으로 버스로 이동하기.
버스를 타고 국경넘기.이거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번은 두번째 이긴 합니다.
몇달 전, 싱가폴 - 말레이시아 말라카 왕복해본 적 있습니다. 이건 주간버스였습니다.
이번엔 심야 버스를 이용해야지. 히히
버스 예약하기.
나이트마켓 근처의 여행사를 통해서 예약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기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말그대로 Hu~ge Mistake~!!
날짜에 대한 의사소통이 잘 못되었습니다.
버스 시간, 즉!! Departure time 은 - 12/30 AM 12:30
제 생각 : 심야버스이므로, 12월 30일 AM 00:30 과 동일.
어쨌든, 12월 29일 밤에 씨엠립을 떠나는군.
그래서, 12월 29일 아침 호텔 체크아웃 하자
짐은 호텔에 보관하고, 나가서 하루종일 놀자.
12월 29일 자정 지난 뒤, 버스타고 푹자야지 히히히
난 12월 30일 오전에 방콕에 도착하게 될꺼야.
여행사 생각 : 12월 30일 AM 12:30.....
이 시간은 12월 30일의 밤이야.
이 버스를 타면 넌 12월 31일 오전에 방콕에 도착하게 될꺼야.
그래서, 전 제가 생각했던, 씨엠립에서의 마지막밤 (12/29) 을
길거리 음식 군것질과 사람구경으로 할애한 다음, 호텔에 돌아가서
얌전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호텔의 배려로 직원 숙소에서 씨엠립에서의 마지막 샤워도 깨끗히 하고.)
버스 기다리기
하지만, (당연히도) 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ㅜㅜ
호텔로비에 앉아서, 가져간 책을 읽어도 읽어도,
천장에 붙어있는 회색 도마뱀 관찰하고 또 관찰해도,
(와~ 쟤네는 천장에 거꾸로 붙어있을수 있네!!! 어떻게???)
모기에게 사냥당하고, 또 당하고, 또 당해도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는 몇 안되는 생명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씨엠립고양이와 놀아도 놀아도,
.............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새벽 1시쯤 되니,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호텔로비의 직원들이 저보다 더 불안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랑 눈이 마주친 직원마다 물어봅니다.
'니 버스 왜 안와? 티켓 좀 보여줄래? 전화 해봤어? 전화 해봤더니 뭐래?'
새벽 1:30 (?) 이 되니까, 질문이 하나 더 추가 됩니다.
'거기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 잠깐만 기다려봐. 내가 전화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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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뭐가 잘못 됬구나!!!
역시 날짜변경시간에 대한 차이때문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티켓 구입시, 여행사 직원은 이렇게 얘길 했어요
"12/30 AM12:30 버스를 타면, 12/31 오전에 방콕에 도착할꺼야."
-> "응? 하루가 넘게 걸린다고? 말도안되. 몇시간 걸리는데?"
-> "아무리 오려 걸려도 10시간이면 가지 않어?
그러면, 아무리 늦어도 12/30 오후에 도착하겠지. 안그래?"
"ㅎㅎㅎㅎㅎ 너 시간 개념이 좀 이상한것 같은데? 잘봐~
어쩌고 저쩌고~~ 해서, 봐 넌 12/31 오전에 도착한다니까! ㅎㅎ"
근데, 너 영어 잘한다. 여기와서 친구는 많이 만듬? 페이스북해?"
-> "니 시간 개념이 이상한거야.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근데, 나 영어 못해. 정말이야. 페이스북은 계정만 있어.
아무 글도, 사진도 없어....근데말야, 너 시간&날짜 개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할것 같은데...ㅋㅋㅋ"
"ㅋㅋㅋ 아니야. 너가 이상해. 내가 다시 설명해줄까?"
-> "아니 괜찬아. 얼마야? 그럼 Have a nice day 하렴. 악수!"
저런식으로 대충 어설프게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끝까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했었는데....
설령, 그 후에라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서, 재확인이라도 했었어야 했는데!
전 확실한 시간이 적혀있는 티켓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또한 여행사 직원만 이상한 시간/날짜 개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저 여행사 직원이 이상한 얘기를 하더라도 버스는 제 시간 (제가 생각했던 시간)에
올거라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니, 여행사 직원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거의 대부분 이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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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새벽 2시에 합의된 결론 :
- 지금 널 태우러, 버스를 돌릴수 없어. 버스가 너무 많이 가버렸거든.
- 아침 7:30 에 호텔로 버스가 갈꺼야. 그 버스를 타고 방콕에 가면 안될까?
- 그 버스 타면, 너가 방콕에 예약해둔 호텔에 체크인 하는덴 이상없을거야.
그래서 씨엠립에서 1박을 더 하게 됬습니다.
다시 버스 기다리기
아침 7시에 로비로 나갔는데, 버스는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주간근무하는) 직원들만 제게 다가와서
(야간근무하면서, 날 도와준 직원들은 모두 퇴근)
"너 아직 안갔어? 오~ 그런일이 있었어? 티켓 보여줄래? 내 생각엔 버스터미널로
직접 가는게 좋을것 같은데?"
이런 비슷한 대화를 또 다른 직원들과 2~3번쯤 반복 한후에, 터미널로 가기로 맘먹고.
도착한 터미널 (펍스트리트 인근) 에는 출발 준비를 끝낸 버스가 대기중이었습니다.
간단한 대화뒤, 허둥지둥 그 버스에 탑승할수 있었습니다.
"닉뻔 호텔에 있던게 너였어? 이 빨간 버스 타면되. 짐은 이리주고...저기 앉으면 되"
이렇게 해서, 겨우 겨우 아쉽게 씨엠립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야간 버스는 아니었지만.
캄보디아 - 태국 국경 도착.
버스에서 짐을 모두 갖고 내린 후, 캄보디아 출국장까지는 손쉽게 이동.
캄보디아 출국장 부터, 태국 입국 심사장까지의 길은 다소 헷깔림.
현지인들이 너무너무 친절해서 길을 물어보면 잘 알려줘서 일까?
이 정도도 못 찾아갈 수준의 여행자는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요즘 여행자는 죄다 구글맵을 들고다닌다고 생각해서 일까?
화살표같은 표지판도 전혀 눈에 띄지 않음.
어쨌든, 버스에서 눈에익은 다른 여행자들 뒤를 졸졸 따라서 태국 입국 심사장 도착,
입국 수속 후.무사히 카오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카오산 도착, 호텔 체크인 했더니 거의 20:00.
12시간이 걸렸고, 주간버스를 이용한게 오히려 다행이었던것 같습니다.
야간버스를 이용하면.....마치 크루즈여행처럼, 자고 일어나면 다른도시에 도착할꺼라는
막연한 기대와 더불어, 시간을 절약할수 있다는 이점이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조금 더 위험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이런 저런 풍경감상도 어렵고.
몸도 피곤했을것 같기도 하고....뭐 제 생각엔 그랬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