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타고 앙코르 여행
13년 전 처음 앙코르왓을 보면서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생에 내가 압살라를 못나게 조각해서 맞아 죽었는지,
무거운 돌덩이를 운반하다 깔려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 곳에 서서. 그리웠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리운 것을 찾아왔다' 가 아니라,
'돌아서면 바로 그리울 텐데', '분명 그리울거야.' 이런 감정이었다.
2~3년 안에 또 올수 있을 줄 알았지만, 이제야 다시 오게 되었다.
예전에는 태국에서부터 밤새 버스를 타고, 온종일 땡볕에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땅에 발을 디뎌도 여전히 차안의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는 유체이탈 상태로 갈수 있는 곳이었다.
요즘은 한국에서 씨엠립까지 직항편이 있어, 앙코르를 찾아가는 여정자체가 이야기거리가 되지는 않을테지만,
이번에는 태국에서 차를 몰고, 앙코르를 찾아, 국경을 넘게 되었다.
우리 방자(토요타 아반자로 동남아모델인데, 방자라고 부른다)에게
여권도 만들어 주고, 한달에 한번 할까말까하는 손세차도 시켜주고,
배낭메고 가는 거라면 생각지도 않을 물건들도 주섬주섬 챙겨넣고,
김밥도시락도 쌌다.
일정은
태국에 있는 앙코르 유적 몇군데-피마이 역사공원. 파놈룽 사원. 무앙탐 사원
가까운 국경을 넘어-총촘(태국),오으마치(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서,
7일권으로 유유자적하게 구경하고,
프레아 비히어사원을 보고,
다시 가까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돌아오기-초엄(캄보디아),시사켓(태국)
출발하기 전까지.. 아니 국경을 넘기 전까지
정말 우리 방자랑 같이 캄보디아에 갈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빠진 서류가 있는건 아닌지,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진 않을까,
국경마을에 주차시켜놓고 우리끼리 다녀올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다행히 우리 방자랑 함께 캄보디아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