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오브 앙코르 쇼 관람 후기
5월 5일 둘째날 저녁은 압사라 공연을 볼까해서 톤레메콩이나 쿨렌삐 중에 선택할 생각이었는데 여전히 고민이 되더군요.
작년 여름휴가 때 일행과 같이 압사라 공연을 보긴 했었는데 만족도가 그리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작년에는 일행 중 한 분이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꺼려해서(이유는 말 안해도 아실 듯) thy에게 중국인 관광객이 적은 공연장을 추천받아 몬디알에서 봤었는데 역시나 중국인은 제법 있었고 식사도 그저 그랬었죠.
압사라 공연이 씨엠립에 여행을 왔다면 관람하긴 해야 하는데 춤의 의미도 잘 모르고 스토리도 파악이 안되니 그냥 예쁜 무용수나 찾아보고 식사에 배경음악으로 생각되는 정도였던거 같아요.
아무튼 작년의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는 톤레메콩은 괜찮은지 thy에게 물었더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고 차라리 쿨렌삐를 추천을 해주더군요.
압사라 공연은 여전히 의문부호가 있는 상태여서 공연에 한글 자막이 제공되는 스마일오브앙코르는 어떠냐고 다시 물었고 '사전 식사가 있다, 공연 시간은 어떻다, 공연 가격은 얼마다' 등등 가지고 있는 팜플렛을 보여주면서 thy가 안내를 해주었네요.
압사라 공연보다는 가격이 센 편이지만 과감히 시도해보기로 하고 저녁 시간에 thy가 바우처를 구입해 왔고 thy의 운행으로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공연장이 생각보다 외곽 쪽에 있더군요. 공연장이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는 너른 공터 한가운데에 있었어요. 툭툭기사들은 공연 끝날 때까지 대기하는 것 외에 다른 곳에 갔다오기 애매한 위치일 것 같더군요.
아무튼 공연 전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먼저 이동, 부페식이긴 했는데 음... 음식 종류만 많지 여기도 그다지 먹을만한 게 없더라구요. 과일 주스는 물을 많이 타서 밍밍하고 국적불명의 음식들... 스마일오브앙코르 공연도 중국인 관광객 수가 압도적이긴 하더라구요. 아마도 음식이 중국 스타일인 듯 한국인이나 글로벌 입맛에는 영 안 맞았어요.
식사는 대충 때우고, 시간 맞춰 공연장에 입장, A석에 착석.
공연장은 제법 오디오, 비디오 시설을 동반한 입체적인 공연에, 단순히 무희들이 나와서 춤만 추는 것이 아니고 스토리를 가지고 전개되어서 이야기에 빠져드는 맛이 있었어요.
공연장의 냉방 수준도 좋았고 특히, 뮤지컬 공연처럼 스크립터로 한글 등 4개 국어로 자막이 제공되어서 공연을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연로하신 어머니와 함께 한 여행이었는데 의미를 알 수 없는 압사라 공연보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간에 가이드 없이 저 따라서 돌무더기 여행을 한 어머니도 유적의 의미도 알 것 같고 정리가 된다고 하시네요. 물론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정리는 아니겠지만 앙코르 유적의 상징성, 정치종교적인 대강의 의미만 파악되었어도 어머니에게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비싼 가격이었지만 그 값어치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공연을 보고 나오니 벌써 어둑어둑. 공연 잘 보고 다시 thy의 툭툭을 타고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로 복귀했습니다.
공연 보고 난 후 thy에게 인포메이션을 주었어요. '식사는 별로다. 한국인에게 맞는 음식이 없다. 중국 스타일인 듯 하다.' thy가 식사 가격을 제외한, 공연만 보는 티켓팅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렇게 식사가 안 좋은 줄 알았다면 그렇게 했을텐데... 현지인인 thy로서는 한국인 입맛까지 세세하게는 잘 모를 것 같아서 한국인 여행자에게는 식사는 제외한, 공연을 추천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노하우를 주고 왔어요. 저녁식사는 다운타운에서 먹고 싶은 걸로 맛있게 드시고 스마일오브앙코르 공연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촬영은 못하게 해서 공연장 안내대로 촬영 안 해서 사진은 없지만 인터넷 찾아보면 많이 있습니다. 원래 사진 찍거나 하는 걸 귀찮아해서... 중국인 여행자들 공연 내내 사진 촬영에, 동영상 촬영까지 하는 거 견뎌내는 인내심은 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