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받지 않는다" 포이펫 감동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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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받지 않는다" 포이펫 감동 스토리

sarnia 7 4378
 
 
1 년만에 또 올리는 이 군가는
유튜브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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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국경은 내가 지킨다  
포이펫 국경에 주둔하고 있는 삐끼부대.
집요함과 집념을 갖춘 의지의 캄보디아인들이다.
한쪽에만 편중되어 있는 富와 재화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조국 캄보디아로 조금이라도 끌어오기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외화벌이 전위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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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끼부대가 NGO 차원의 소득재분배 운동을 하고 있다면 캄보디아 이민국 공무원들은 이 사무실에서 GO 차원의 보다 조직적인 외화벌이 활동을 하고 있다.
 
입국관리 : 100 밧 (약 3 불) 만 부탁해.
싸르니아: 뇌물 (bribe)이야? 선물 (gift) 이야?
입국관리: ............ 선물이야. 
 
이 대화는 실제상황이다. 포이펫 이민국에서는 뇌물은 받지 않고 선물만 받는다. 창구 밖에서 여행자들을 안내하는 제복차림의 안내원이 한 말이다.
안경을 낀 앳된 얼굴의 제복 청년은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100 Baht’ 안내문을 슬쩍 보여주며 돈을 요구했다.
내가 작은 소리로 소곤거리는 척하며 이거 뇌물이야? 선물이야? 대답만 잘하면 줄게라고 말하자 , 다 알면서라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  
(작은 소리로) "Hey, say gift no bribe."     ".......gift no bribe."  
저 경계선을 넘자마자 삐끼부대 용사 한 명이 달라붙었다. 그는 앞에 정차해 있는 Tourist Bus 를 가리키며 되지도 않는 영어로 연신 구라를 풀어댔다. 삐끼뿐 아니라 러기지를 들어주겠다는 짐꾼에서부터 구걸하는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호위해 주는 외화벌이 일꾼들의 종류도 다양해서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누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헷갈릴 수도 있다. 암튼 버스터미널로 갈 마음이 있다면 모르되 없다면 대꾸하지 말고 계속 전진앞으로 해야한다.
원형로터리 오른쪽에 이르렀을 때 이번에는 웬 40 대 사내가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포티도라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씨엠립까지 택시요금이 40 달러라는 소리다. 국경도시 포이펫에서 씨엠립까지는 약 160 km. 서울에서 대전 거리다.
우선 자신의 노동가치를 당당하게 한 껏 높여말할 줄 아는 이 운수노동자의 호방한 기개가 맘에 들었다. 어깨를 툭툭 쳐 주며 칭찬을 했다.
“당신은 역시 배포가 큰 사람이야, 훌륭해!.”
하지만 맘에 드는 것은 맘에 드는거고 협상은 협상이다.
“20 달러 유에스, 더 이상은 안 돼!”
싸르니아의 단호한 대답에 잠시 멈칫하더니 금방 30 달러로 오퍼가 내려간다.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쏘리 도라를 반복한다. 일행을 돌아보았다.
, 싸르니아에게는 일행이 있었다. 방콕 북부터미널에서 새벽 4 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졸면서 가다 뒤를 돌아보니 외국인 커플이 화장실 근처 좌석에 앉아있었다. 흑인남자와 중동계로 보이는 여자 커플이었는데 프랑스 국적의 배낭여행자들이었다. 그 버스에 외국인이라곤 그들 뿐이었으므로 너무 반가웠다.
“너네 캄보디아 가지?” 하니까 그렇단다. “택시 쉐어하자” 니까 기다렸다는듯이 반색을 하며 좋다고한다.
흑인 남자 이름은 필립, 여자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무쉬’였던 것 같다. 중동계인 줄 알았던 무쉬는 북아프리카 모로코 출신이다. 카사블랑카 (영화) 이야기를 하자 아주 좋아라한다.
암튼 그들을 돌아보며 내 의견을 말했다.  
“30 달러 달라는데,, 우리 세 사람이니까 계산하기 편하게 30 달러에 그냥 가지. 날씨도 졸라 더운데......”
싸르니아의 의견에 나머지 두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곳 택시란 서울이나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그런 택시가 아니라, 무면허 자가용들이다. 심지어 번호판도 안 보이는 대포차들도 있다. 가는 도중 사고나서 골로가도 아무도 책임져주는 사람없다. 보험이 없네 번호판이 없네 불만 터뜨릴 것 없다. 보험없으면 불안하고 번호판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그런 거 다 있는 선진국 국경 안에서만 곱게 살면 된다.    
제 1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한 가지 있는데, 그들의 안락한 생활이 보편적인 것이고 저개발국의 빈곤이 주변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반대다. 전 세계인구의 몇 퍼센트가 옷을 자기 돈내고 사 입는지, 하루에 10 달러 미만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찾아보면 해답이 금방 나온다.
다시 말해 제 1 세계 국가 거주자들의 삶의 질이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이 참담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빈곤이 오히려 이 지구 위에서는 보편적인 것이다. 제 1 세계 국가의 중산층 이상이 누리는 부와 재화란 빈곤의 바다 위에 고립되어 있는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다.
조금이라도 개념이 있는 여행자라면,,,,,, 이런 집단적 빈곤을 처음 목격했을 때 공포와 분노를 함께 느껴야 정상이다.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지금 자신의 안락한 생활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머리가 반쯤 비어있는 여행자는 집단적 빈곤을 목격했을 때 상대적 우월감을 느낀단다.
머리가 완전히 비어있는 여행자는 집단적 빈곤을 목격했을 때, 자신이 저 집단에 속해 있지 않은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릴지도 모르겠다 
 
국경도시 포이펫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은, 그 신비로운 중세 유적들 못지 않게 나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방콕에서 국경까지의 행로는 아래 그림과 같다. 태국 앵커우먼 Michelle Segrave-Daly 가 갔던 행로를 따라가 보았다. 다만 그녀보다 두 시간 일찍 (오전 4 시 30 분) 출발했다.
여행목적도 달랐다. 그녀는 국경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 버스를 탔지만, 싸르니아는 국경을 넘어가기 위해 이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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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번 창구 아래 시간표 상단에 있는 빨간색 그림 (태국어)를 보면 Talard Rong Kluea 라고 써 있는 파란색 표지판에 있는 그림 (태국어)과 똑같이 생겼다. 따라서 여기서 표를 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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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번 플랫폼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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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를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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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북부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다섯 시간이 지나서야 국경시장에 도착했다. 국경이 다가오자 검문이 두 차례 있었다.
 
한 번은 경찰복장을 한 사람이, 또 한 번은 공수부대 베레모에 해병대 완장을 찬 위장복 차림의 군인이 두 명이나 올라와 거의 모든 승객들을 검문했다.
 
나도 검문에 협조하려고 여권을 꺼냈는데,,, 저 군인은 나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친다.   
 
나름 생각이 있어 편리한 카지노버스를 마다하고 시외버스를 탄건데,,,

뭔가로부터 소외된듯한 느낌에 이때부터 조금 의기소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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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스님도 검문 받았을까?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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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앙코르왓 게이트를 넘어서면 캄보디아다. 

게이트를 지나가기전에, 게이트 오른쪽에 보이는 노란색 건물에서 입국비자를 받아야한다. 뇌물은 받지 않고 선물만 받는 청렴한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선물이니만큼 mandatory 가 아니라 optional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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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 일행을 태운 토요다 캠리가 포이펫 시내를 빠져나갈 즈음 갑자기 운전기사가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포리화이도라..”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는데 처음에는 운행 중 무사고를 기원하는 주문을 외우나 했다. 내가 대꾸가 없자 좀 더 큰 소리로 나를 보며 :포리화이도라했는데 그제서야 뭔 소린지 알아들었다.
폴리스(경찰)에게 5 달러를 뇌물로 바쳐야한다는 말이었다.
협상은 아까 끝났어. 한 입으로 두 말하지마. 싫으면 국경으로 다시 돌아가.”
이 운전기사 영어도 안되고 우리 일행이 갈 호텔 위치도 몰랐다. 하도 답답해서 결국 운전기사 셀로 이 기사의 차주와 통화했다. 씨엠립 칼택스 주유소 앞에서 다른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다가 임무교대를 해서 우리를 각각 묵을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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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이 넘치는 도시 포이펫을 빠져나오면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나타난다. 씨엠립까지는 두 시간 걸린다. 좀 싱겁고 재미없는 드라이브다.
 
불과 3 년 전 까지만해도 비포장 흙길이어서 너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다는데, 더 이상은 경험할 수 없는 good old days story 다. 포이펫에서만해도 눈빛이 초롱초롱하던 싸르니아는 이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온 필립과 무쉬(?)와는 내 숙소인 우든앙코르 앞에서 작별했다. 나라시 택시가 내 숙소에 먼저 도착했기 때문이다. 
 
필립이 말했다. “제이 (내가 그들에게 말한 내 이름이다), 너 만난게 참 럭키야
 
무쉬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이렇게 헤어지는거야? 같이 점심식사 어때?”
미안해! 나 어제 잠 못자서 좀 피곤해,, 일단 호텔에서 좀 쉬고 저녁 때 펍 스트릿에 가는데,,, 뭐 씨엠립은 좁으니까 만나게되면 거기 어디서 만나자고..”
아쉽게도 그들과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 날 저녁, 펍 스트릿에 가는대신 호텔에서 만난 새 길동무 마사코와 프놈바겡에 가는 바람에……    
 
 
 
 
 
 
 

7 Comments
sarnia 2012.10.30 11:28  
저는 커뮤니티방 회원인데, 이 글은 아무리봐도 거기 올릴 글이 아닌 것 같아 캄보디아방에 올리겠어요 : )
아프로벨 2012.11.05 11:43  
방콬에서 시엠립 까지 길이 다 포장 되었나 봅니다.

수 해 전  ,,, 국경에서 시엠립 까지의 길이 포장이 안되었을때 엉덩이 깨지는 듯한 고통의 길이었었죠.

3일권 끓어놓고  하루 여행하고 더위에 뻗어서,,,,,,하루종일 호텔방에서 게토레이만 마시고,
주변사람들에게 폐만 끼쳤던 적이 있어서 갈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길도 좋아지고,,,,계절을 잘 선택해서 다시 한번 가고 싶어지네요.

호텔 레스토랑에서 관람했던 민속쇼가  기억에 남았고,
더위 먹고 물 간 해삼처럼 늘어졌던 기억의  시엠립.
올 겨울엔 가족의 환갑기념으로 위시리스트 중 한곳이었던 대만 아리산과 일월담을 갈 예정이고,
내년 겨울엔  씨엠립으로 겨울여행을 떠나야겠읍니다.

더위에 힘드셨을텐데,,,
재미있는  선물 이야기와 재미있는 영어발음 이야기,,,,잘 읽었읍니다.
죽림산방 2012.11.05 13:38  
2007년에 포장이 다되었습니다/
다시 오시면 너무 잼난 여행이 될것입니다~
sarnia 2012.11.05 12:34  
저는 겨울이 아닌 가을에,,
이번에는 호치민에서 출발해서 프놈펜을 경유해 가는 루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낮 기온이 대체로 32 도 정도였는데 수분공급과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그렇게 무리가 있는 날씨는 아니었어요.
다만 오르락내리락하는데가 많아 땀범벅이 되곤 했습니다.
빈 조카님은 비행기 잘 타고 있지요?
언제 한 번 또 뵈어요..
주바리짱 2012.11.06 11:13  
씨엠립은 좁고 펍스트리트도 좁지만
다시 만나기가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ps. 저도 Jay...ㅋㅋ
sarnia 2012.11.07 11:56  
감사해요.

좁지만,,,,,, 날씨도 더운데다, 신호등도 없는 거리에 모터사이클 뚝뚝 자전거 하도 정신이 없다보니까 찬찬히 사람들을 살펴 볼 겨를이 없더라고요. 유적지에서도 그랬고 펍에 가서도 혹시나해서 두리번거려보긴 했습니다.
MrYEOM 2013.01.09 14:36  
오랜만에 태사랑에 들어와서 구경하고 있으니 cn드림에서 봤던 글을 또 보게 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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