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21시간의 여정으로 간 씨엠립입성기
1999년 9월30일
아침 7시30분 여행자버스를 타고 카오산을 출발
12시 10분에 국경에 도착했다
태국출입국사무소에서는 쉽게 출국수속을 마쳤는데
캄보디아 입국에서 문제가 생겼다
노란 검역확인서가 없다며 약을 주고 200밧을 요구했다
약이 필요없다며 버텼지만 캄보디아 관리는 꿈쩍도 하지않았다
다른 외국인들은 쉽게 돈을 내주고 약을 받고 그 자리에서
보란듯이 쓰레기통에 버렸다
씨엡립까지 단체로 이동하는 티켓을 끊은터라 일행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바람에 돈을 내주고 말았다
200밧이면 씨엡립에서 3일치 숙박비인데 한참을
분을 참지 못했는데 한참을 숨을 고르고 진정했다
시작부터 뭔가 꼬인다 싶었다
국경을 출발한 픽업은 11명을 태우고 포장된길을 잘 달려주었다
그런데,출발한지 1시간만에 차가 고장나 길위에 모두 버려졌다
운전사가 지나가는 짐을 산더미같이 싣고가는 픽업을 세워 우리들을
그 짐위에 짐짝처럼 옮겨 실어주었다 첫 번째로 환승이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그날의 악몽은 요즘 방영되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모험다큐의 재현이였다
살이 타들어가는 듯한 햇볕과 정신없이 흔들리는 화물위에서의 아슬아슬한 자리
끝없이 날라오는 누런 먼지, 발디딜 틈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20여명의 땀냄새와 서로 부대낌, 정신이 나갈 지경이였다
3시쯤에 시소폰에 도착했다
다시 우리일행은 다른차로 인계되고 픽업차은 4시에 출발했다
두 번째 환승이다
출발한지 10분이 되었나,또 차가 고장나 길위에서 1시간 기다려
다른 픽업이 와서 우리들을 싣고 달렸다.세번째 환승이다
길은 국경에서 시소폰길은 비포장이였지만
그나마 패인곳이 별로 없어 속도를 낼 수 있었는데
시소폰을 조금 벗어나자 길은 상상을 초월 하는 곳이였다
스키코스에 모글코스라는 것이있는데
작은 둔덕을 연속으로 설치하여 극단적인 회전과 업다운으로
통과하는 것인데 그것과 똑같은 길이 우리앞에 버티고 있었다
짐과 같이 화물칸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일행은
마치 세탁기속에 들어가 있는 것같이 정신없이 흔를리고 있었다
뜨거운 햇볕과 먼지는 기본이고 폭풍속의 배도 아니고
미친듯이 흔들이는 건 속을 다 뒤집어 놓았다
약간 어둑어둑해지는 오후6시경 저만치 차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가까이 가니 다리 한복판에 큰 트럭이 다리가 꺼져 바퀴가 끼인채
거기에 꼼짝도 못하고 서있는 바람에
오가는 차 모두가 마냥 멈춰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오늘중으로는 도저히 씨엠랩에 갈 수가 없다는 운전사의 말에
모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간간이 비도 뿌리는데
주변엔 인가는 물론 구조물하나 없는 벌판이었다
잠시후 운전사가 제안을 했다 건너편 차를 돌려세워 씨엡립으로 가기로 했으니
1인당 150밧을 더 내라는 것 이였다 모두11명이었는데
나는 그렇게는 못한다고 날 책임지고 씨엡립까지 데려다 놓으라고 항의를 하자
다른 외국인들 모두 나의 항의에
동조를 하여 운전사가 도망을 가는 일이 생겨 버렸다
점점 어두워지는 주변은 불빛하나 없이 조용한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아예 여기서 잘 생각을 하는 것인지 차안에 모두 드러 누워 있었다
2시간이 흘렀다 모두들 대책없이 짐칸위에 앉아 우두커니 있는데 운전사가
다시 와서 140밧에 가자고 꼬드꼈다 화도 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터라
모두 동의를 하고 그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기로 했다
지금 돈을 달라고 해서 내가 나서서 도착하면 주겠다고 하자
모두 한마디씩하며 내의견에 동의해주었다
운전사 머쓱해하더니 건너편운전사와 한참을 수근거리더니 돌아와 그렇게 하잖다
트럭이 빠진 다리는 차한대가 지나갈 정도로 좁은데 철골을 개울 폭길이로 걸쳐놓고
그위에 갱목을 허술하게 걸쳐놓아 여차하면 바퀴가 빠질 수 있는 구조라 그만
트럭이 빠지고 만 것이다 배낭을 둘러메고 어두운 다리위를 조심조심 건너
건너편 픽업에 옮겨 탔다 네번째환승이다
칠흑같은 길을 달린지 얼마후 장대비가 짐칸위로 쏱아지는 데 빗줄기가 무슨 호스에서
나오는 물줄기같아 모두들 순식간에 생쥐꼴이 되었다
밤이고 달리는 차위라 춥기도 하고 끝없이 흔들리게하는 길은 비가 오면서
더 진창이 되어 구덩이가 더 커지고 있었다
오후10시경 달리던 차가 개울물이 소나기로 다리위까지 찬곳을 지나다
맙소사, 바퀴하나가 다리상판밑으로 빠져버린 것이다
발목까지물이 찰랑되는 다리위에서 차가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데
모두 이기막힌 꼴에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운전사가 모두 짐을 들고 내리라했다 무게를 줄여 차를 사람들이 들어 올려
끌어 내자는 것이였다
어두워 주변이 보이지도 않고 발밑은 개울 물이 속도를 내 흐르는데
여기서 실족이나 해서 떠내려가면 죽은 목숨아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잠시후 여자들은 다리건너편으로 보내고 남자들만 남아서 픽업트럭을 들어 올렸다
운전사가 재빨리 바퀴밑에 갱목을 밀어넣어 차를 조심스럽게 움직여 다리를 건넣다
무슨 큰일이다도 한 양 모두들 만세를 불렀다 부릴만도 하다
이젠 모두 이런 웃지못할 일들을 즐기는 것 같았다
12시경 차는 어딘지 모를 가계앞에 세우더니 잠시 쉰다고 했다
운전사가 가게안에서 잠자던 주인을 깨워 뭐라고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차를 바꿔타야 한다는 것이였다 1시간을 기다리니 또 다른 픽업이 왔다
다섯 번째 환승이다
모두들 이젠 당연하다는 듯 짐을 옮기고 화물칸으로 우르르 올라탔다
1시간30분을 달리다가 갑자기 차가 멈췄다 시간은 오전2시30분.
운전사가 내려 앞바퀴를 빼서 안을 들여다보더니 브레이크가 고장이라며
다 내리다했다 내려서 바퀴를 뺀 안을 들여다보니 아뿔사
브레이크 패드를 를 받아주는 브레이크휠이 다 달아서 종이짝처럼 얇아지고
부서져 형체가 없어져 있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였다
운전사가 길옆 민가에 들락날락하더니 1시간후에 다른 차가 올거니
기다리라 했다 3시30분
2.5톤 트럭이 한 대 어둠속에서 나타났다 벽돌을 실어나르는 트럭이였다
모두들 말없이 화물칸위로 오르면서 누군가가 말했다 “넘버세븐”이라고
여섯 번째 환승이였는데 차량은 이번까지 7대를 갈아탄 것을 비꼬는 멘트였었다
비오는 어두운길을 트럭은 미친듯이 달려 드디어 씨엡립에 도착했다 오전4시30분.
11명 모두 만세를 불렀는데 이건 뭐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한 것 보다 더
감격스러워 서로 악수하고 껴안고 난리였었다
그도 그럴 것이 7대 차를 바꿔타고 카오산에서 오전7시30분에 출발하여
씨엠렙을 다음날 오전4시30분에 도착했으니 무려21시간만에 왔으니
감격할만도 하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땐 정말 이게 정말
현실이 아니고 꿈이였으면 했다
지금 씨엡립을 오가는 길에서 이런글을 떠올린다면 모두 믿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앙코르왓트가 그길을 그렇게 편안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하니 감사할뿐이다
잠시 악몽같았던 그때를 떠올려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라며 잡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