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째- 간만의 여유, 그리고 자전거 산책.- 앙코르왓 3일째 2007-12-22
역시나 거대한 앙코르왓에 지쳐 사진을 올리지 못했군요.
제 하드디스크에 고이 담겨있습니다.
일단 올리고 사진은 후에 수정 업로드 하겠습니다.
한국이 아니라 인터넷 상황이 조금 떨어집니다.
2년반전의 저는 이렇게 바른 생각을 가진 청년이었군요 하하
지금은??
좀 더 유해진 느낌입니다.
역시 그동안 만난 사람들 한분 한분이 제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셔서 타인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진 업로드 후 쉬엄쉬엄 하지만 열심히 다음 이야기를 연재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업로드 완료.
----------------------------------------------------------------------------------------
http://blog.daum.net/shapooh
11째- 간만의 여유, 그리고 자전거 산책.- 앙코르왓 3일째 2007-12-22
도미토리는 생각보다 훨씬 상황이 좋지 않았다.
공동욕실은 마치 한강의 공중화장실을 연상시켰다. 샤워내내 모기가 달라붙어 이곳저곳 울퉁불퉁하게 부어오르곤 했다.
어제와 그제, 아침일찍부터 피곤하게 움직인 탓에 오늘은 오전 내내 드러누워 여유를 만끽했다.
11시쯤 시오와 자전거를 빌려 돌아다녔는데, 오랫만에 탄 자전거인데도 제법 탈만했다.
앙코르왓에 가기전에 들른곳은 왓 트마이. 미니어쳐 킬링필드를 연상시키는 작은 탑 안에 해골들이 가득했다.
가까이가서 사진을 찍으려하니 해골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는듯하여 나도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게되었다.
-왓 트마이 작은 탑안에 가득찬 해골들. 모두 크메르루즈 당시 학살된 사람들.
부처님께 인사를 드린 후 사원 안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자기의 장난감을 건넨다.
외국인이 신기했는지 자꾸만 나에게로 자동차를 보내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그만 한 아이의 장난감 자동차가 부숴졌다.
화가날 만도 한데 아이는 그저 다른아이들이 노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이가 안쓰러워 내게로 보내진 자동차를 아이에게 양보하니 한사코 사양한다. 내것도 아닌데...
어느 여행지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캄보디아에서는 먼저 접근하는 현지인을 최대한 경계해야한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다가갈 경우엔 이런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내나라를 떠나있는 사람으로서 지켜줄 무엇도 없다는것은 명심해야하겠다.
한참을 그렇게 놀다가 일몰을 보러 앙코르왓으로 다시 출발.
시오가 좋아한다는 승리의 문 앞 호수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일몰을 기다렸다.
이곳에선 일몰이 보이지 않는 듯 하여 다시 출발.
첫날 찍어둔 다리위에서 일몰을 보았는데 운치는 있지만 나무가 많아 잘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을 찾아보자.
줄지어 이어진 상점 뒷편으로 가니 너무나 예쁘고 한적한 호수가 펼쳐졌다.
그곳에 앉아 일몰을 보니 아~ 분위기 좋고~
하지만 오늘은 구름이 많아 일몰을 잘 볼 수는 없었다.
그저 시시각각 바뀌는 노을 색깔에 감탄할 뿐..
시오와 이야기 나누던 호수
자리를 옮겨 일몰 감상.
구름이 많은 날이라 일몰이 거의 안보였지만 분위기는 너무 좋다.
저녁 6시 30분. 앙코르왓의 불이 켜질 시간이다.
미리 앙코르왓 앞으로 가 명당자리를 잡고 불이 켜지길 기다렸다.
조금 기다리니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마침 옆에있던 한국인 가이드가 본인의 손님들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불이 없었는데, 몇년 전 한국의 앙드레김 패션쇼를 앙코르왓에서 치루면서 달아놓은 것이라고.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말이 많았으나 서비스 차원으로 캄보디아에서 밤마다 불을 켠다고 한다.
- 불켜진 앙코르왓. 그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안타깝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 멀었다.
다리에 힘은 풀리고.. 피곤하고.. 엉덩이는 자꾸만 베기고..
안간힘을 쓰며 올드마켓에 다달아 1불짜리 볶음밥을 먹었다. 그런데 꼬불꼬불한 깜장 머리카락 두 개는 무엇이더냐..
결국 입맛이 떨어져 반도 채 먹지못하고 남기고 단 한마디의 컴플레인을 한 채 나와야 했다. ㅠㅠ
자전거를 반납한 후 숙소로 돌아갔는데, 어제와 그제 뚝뚝을 타고 이동했을때보다 피곤하지 않았다.
이제 내일이면 프놈펜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냥 프놈펜에서 며칠 머무르다가 씨엠리업으로 올걸.. 괜히 약속을 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구나..
아차, 카메라 베터리가 다 닳았는데..
충전을 시키며 드래그머리 총각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인도를 다녀왔다던데.. 그리도 좋단다.
나에게 인도란..
어둑한 뒷골목에 정체모를 무언가를 피우는 남자들. 구정물이 흥건한 바닥에는 헐벗은 아이들과 노파가 구걸을 하고있는 곳.
왜 이런 이미지가 떠오르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너무 인도에대한 무서운 얘기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걸까?
나중에 남편과 가봐야겠다. 혼자는 아무래도 무섭다.
내가 인도를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도에 다녀온 여행객들의 꽤 많은수가 마약을 접한다는것.
아무 거리낌없이 대마초를 흡입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그들을 보며 점점 마약에대해 관대해지는 나를 느낀다.
나도 모범적인 인생을 산 사람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한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할일은 하지말자 이다.
호기심에 마약을 하게되면 부모님께는 물론 비밀로 해야할것인데.. 비밀로 한다는것은 그만큼 떳떳하지 못한일을 했다는것 아닐까?
나를 믿고 긴 여행을 허락해주신 부모님께 부끄러운 짓은 하지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마약을 경험한이들, 옹호하는 이들에게 나의 잣대를 들이대며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들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도 않는다.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것이니, 나에게 옳은것이 그들에게는 그른것일수도 있고 나에게 그른것이 그들에게는 옳은 일 일수도 있는것이다.
다만, 내가 내 자신을 평가하였을때 그르다 생각하는 일은 하지않아야 내 부모,배우자,자식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 수 있을것이다.
한참 이야기를 하고있으니 잠자리에 들었던 한 여행객이 밖으로 나온다. 이곳에서 기침이 너무 심해져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각종 분진과 매연이 그득한 도시에 있으니 기관지가 약한사람은 그럴만도 하다.
감기약을 먹어도 마찬가지라길래 혹시 알러지 때문이 아닌가 하여 가지고 있던 항히스타민제 한알을 주었더니 놀랍게도 기침이 멎었다.
다행이다. 알러지가 심해지면 순간 사망할수도 있다.
여행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자신의 알러지에 대해 파악하고 그에대한 비책을 가지고 가야 할 것이다.
배터리를 3개나 충전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기다리며 잠을 좀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