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정이와 으네의 태국 여행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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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정이와 으네의 태국 여행기 3

수정 4 1357
1월 20일



벌써 두번째 밤을 지냈다. 우린 음식만 빼면 상당히 빨리 적응하고 있는듯 하다.오늘은 치앙마이로 가는 날이다. 치앙마이에서 쓸 물건들만 배낭에 챙기고 나머진 트렁크에 넣어 여행사에 맡겼다.

11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어제 환전 거부당한 토마스쿡 수표를 다른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 으네의 샌들을 사러 땅화생 백화점에 갔다.
사실 백화점이라구 하기두 좀 뭣하다~ 거기가 어딜봐서 백화점인가? 읍내 상가지,,,, 우린 가격도 우습겠다 싶어서 사러 갔는데 이런~ 가격은 우리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비쌌다. 그래서 다시 카오산로드로 내려갔다.왠 화교아줌마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흥정을 했는데 으네 발 사이즈가 엄따.그 화교 아줌마~ 사이즈가 없는걸 알곤 우릴 아예 여름내 찬장속에 넣어둔 쉰밥 취급이다. ㅠ.ㅠ 서럽다. 짱나서 그 가게를 나와 다른 가게에 가서 신발을 샀다. 이제 나는 흥정하는데 도가 텄다. 가격이 얼마든간에 나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첫마디는 항상 같다. It's too expensive!! 이럼서 고개를 갸우뚱하면 알아서 가격을 다운시켜준다.
재밌다~~ 움, 움, 움하하하하하하하~~


어제의 감동의 샌드위치를 잊지못한 우리는 하나씩 사먹자며 그 샌드위치 두개를 샀다. 그런데~ 헉~ 둘이 나눠먹을땐 몰랐는데 그걸 혼자 먹으려니 넘 큰거다. 정말 먹는게 고욕이었다. 혼돈과 무질서속에 식사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함박눈이 왔다 -> 휴지를 하도 많이 꺼내써서 주변이 하얗단 얘기다. ㅠ.ㅠ

뚝뚝을 타고 위만멕 궁전으로 갔다.
뚝뚝이란거 티비에서 몇번 보다가 태국와서 첨 타봤는데 생각보다 날쎄다. 오토바이에다가 뒤에 인력거처럼 의자를 개조해서 달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무척 허술해보이지만 태국에선 없어서는 안될 중요 교통수단임엔 틀림없다. 그런데 이것 타면 매연과 소음을 그대로 들이키기 때문에 좀 괴롭다. 난 그래서 뚝뚝을 타면 항상 썬글라스를 끼고 입을 막았다. 으네는 지 입에 먼지구댕이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옆에서 신나게 떠든다.
나는 그런 으네에게 기냥 살인미소 함 날려준다~ *^^*

위만멕 궁전에서 내렸다. 이 곳은 어제 가본 왕궁과 달리 현대식 궁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정말 가보고 싶었던 티크나무 궁전은 가보지두 못했다. 왜냐구?
왜긴 왜겠어? 나의 삽질 때문이지 ㅠ.ㅠ
티크 궁전은 포기하구 코끼리 박물관을 찾기로 했다.
앞에 검정치마에 흰 블라우스 입은 대학생 언니 지나간다. 우린 붙잡았다. 코끼리 박물관에 대해 물었다. 언니 열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발음이 넘 오리지널이라서 듣는 우리 왕빵 긴장했다.
그 여대생의 말을 대충 추려서 길을 가는데 아~ 너무 덥다.
그리고 다리 아푸다~ ㅠ.ㅠ 으네는 탈진할 기세다.
어쩔수없이 미터택시를 탔다. 우린 엘레펀트 뮤즈엄에 가자고 했다.
죽어도 못알아 듣는 할아버지 기사 아저씨 ㅠ.ㅠ 미칠뻔했당.~~~
가이드북에 나온 사진을 보여주니깐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아~ 드뎌 제대로 가나보다~ 기대왕빵하구 내렸는데 거긴 코끼리 박물관이 아니었다. 왠 사원인거다. 아~ 짱나... 정말 어이없지만 시간도 얼마 안남고 해서 결국 뚝뚝을 타고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우린 참 낯짝두 두껍다. 체크아웃은 이미 했는데 샤워할 곳이 필요했던 우리는 우리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들어가서 홀랑 샤워를 마치고 뽀사시한 얼굴로 당당히 로비를 지나쳐나왔다. 사실 난 좀 긴장했다. 나의 그런 긴장을 눈치챘는지 으네는 나의 뒤에서 낮게 속삭인다.
" 괜찮아 괜찮아~ 기냥 아무렇지 않게 걸어!!!"
"으~~~ 응~~~~"
그렇게 거길 벗어나 걷는데 으네가 말한다.
"야 천천히 걸어. 땀나면 주금이야! 절대로 안돼. 천천히 걸어"
"알아떠~~~"

우린 CH1 레스토랑에서 레몬쉐이크와 스프라이트를 마셨다.
한국에선 스프라이트 거의 안마시는데 마셔보니까 세븐업보다 훨 맛난다. 그리고 태국에서 맛나는게 있다면 그건 모두 과일과 관련된거다. 과일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레몬쉐이크도 정말 정말 시큼 달콤 찌릿찌릿 한것이 넘넘 쿨~~~~ 했당.

저녁먹고 버스를 타야한다. 밤새 버스에서 시달리려면 든든히 먹어야 하는데~~ 우린 또다시 태국음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음식을 먹으러 갔다. 태국음식에는 [팍치]라는 아주 향이 강한 풀같은게 들어가는데,,,, 아~ 이것의 맛을 어찌 표현하리오, 맛은 커녕 냄새만 맡아도 위속에 있는 내용물들이 요동을 치며 쿠데타를 일으켜 도로 넘어올 기세랄까?~~~~
태국 재래시장의 노점식당들을 지나다보면 이 팍치냄새를 맡을 수 있다. 정말~ 토할것 같다. 난 맨날 무슨 냄새만 나면 코를 부여잡고
'야~ 팍치냄새야~~' 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날 보며 으네는 또 한마디 날린다.
"이 씨댕아~ 넌 아무 냄새나 맡으면 다 팍치냄새라구 하냐? 바보~ 이건 팍치 냄새 아냐"
그러나 나는 정확히 알고 있다. 팍치!! 우리말로 고수풀!!!
그 평범해 보이는 풀떼기의 위력을~~~~~ 평생 잊지못할 정말 특이한 냄새다.

드뎌 치앙마이 버스에 오른다. 12시간을 버스에서 견뎌야 한다.
아무쪼록 한국사람들이 많아서 같이 수다도 떨고 재밌게 보냈으면 조케따아~~~~~~~
는! 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허튼 소망일뿐~
우린 버스를 타곤 경악했다. 럴쑤럴쑤 이럴쑤~
동양인이라고는 으네와 나 단 둘뿐이었다.
모두 덩치는 농구선수에다가 푸르딩딩 눈을 가진 서양 포리너들인것이다. 아~ 열받아. 그동안 우리끼리 너무 외로와서 치앙마이 트레킹만은 제발~~ 말통하는 한국인들과 가고 싶었는데... 모두 서양인들이라니..서럽다.. 버스에 오르기도 전에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게 쭉쭉빵빵한 애들하고 트레킹하다보면 결국 우리만 뒤쳐질께 뻔하다. 정말 나라망신 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ㅠ.ㅠ 1박 2일동안 산을 헤치고 나가야하는 트레킹 걱정에 나는 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버스가 출발하고 우린 간식거리로 사간 불량식품같은 쥐포를 뜯어대며 수다를 떠는데 아휴~~ 씨~~~ 옆쪽에 앉은 남자가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보는거다. 첨에는 동양인이 우리뿐이라 신기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계속 끈질기게 쳐다보니까 나중엔 입에다가 우리 먹는 쥐포라도 한웅큼 물려주고 싶을만큼 화가 났다. 난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한번 응시하고 싶었지만 눈 마주칠까봐
한번도 고개도 못돌렸다. 그래서 옆에 으네에게 물었다.
"야 옆에 저남자 아까부터 계속 나 쳐다봐. 짱나 왜저래?"
"엉 그러게~ 아까부터~~ "
"야~ 근데말야,,, 잘생겼냐?"
"우욱~ 아니 꼭 원숭이 같이 생겼어. 대따 이상해"
"이런 씨댕이~~ 얼굴이라도 잘생겼음 용서해줄랬더니 뭐야 원숭이!!! 짱난다. 언넝 고개 반대쪽으루 돌려라!!!!
-----> 이걸 다 영어로 말할수 있으면 정말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 구사가 불가능할 뿐더러 씨댕이는 영어로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 그냥 단번에 포기했다. 그담부턴 그냥 쳐다보거나 말거나 무시해버렸다. 근데 으네나 나나 키가 작아서 그런지 천장쪽에 올려놓은 짐이라도 꺼낼까 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른 모든 여행자들의 시선 집중이다. 발꿈치 한껏 세우고 낑낑대며 가방을 끌어내리는 모습이 그들 눈엔 그리도 불쌍했던걸까? 불쌍하면~ 쳐다보지만 말구 도와줘야지~ 이런 밥팅들!!!!
아무튼 우린 버스에서 너무 외로웠당 ㅠ.ㅠ



경비 (2인)

멸치맛 나는 구리구리 빵 : 25밧

으네 샌들 : 190밧

샌드위치 & 파파야 쉐이크 : 115밧

물 3병 : 27밧

뚝뚝 & 택시 : 90밧

CH 레스토랑(스프라이트 & 레몬쉐이크): 50밧

피씨방 : 53밧

저녁식사 (김치찌게, 비빔밥): 190밧

편의점(불량 쥐포, 람부탄 통조림,우유맛 하드) : 66밧



4 Comments
요술왕자 1970.01.01 09:00  
다시 생각해보니 쫄쫄이 맛포가 아니고 홀쭉이 맛포였네요... ^^
연이 1970.01.01 09:00  
정말 잼있네요 계속 올려주세욥! ^^
수정 1970.01.01 09:00  
네 맞아여~ 뒤에 틀린 그림 찾기 있는거여~~<br>한국에 올때 두개 사왔는데 벌써 다 먹었어여 ㅠ.ㅠ
요술왕자 1970.01.01 09:00  
혹시 불량 쥐포라는게... 가느다랗게 잘려진...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쫄쫄이 맛포라고 불렀던.... 그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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