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욘... 영원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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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욘... 영원한 미소

虛堂 4 2355

우리는 3일 입장권의 마지막 유적지 바이욘으로 향했다.

위대한 도시라는 의미의 앙코르 톰....

그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바이욘 사원의 수많은 얼굴상들....

누구는 부처님의 얼굴이라고 하고 누구는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도 한다.

앙코르의 미소라고도 부르는 얼굴상들은 보는 사람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오늘 이곳에 모여서 무슨 회의라도 하시는겐가?

웬 얼굴들이 이리도 많은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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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세로 3km의 정사각형 반듯한 도시며 동남아시아의 중심중 가장 중앙이라고 여겼던 그곳....

그 중심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바이욘은 위치만 보더라도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전성기에는 이곳과 주위에 100만명이 거주했다는 앙코르 톰....

우리가 8만대장경을 만들어 국가의 안녕을 원했듯이 이들은 이곳에 216개의 얼굴상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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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욘을 중심으로 북서쪽은 왕궁과 왕실 사원이 있는 곳으로 왕의 주거지며 북동쪽에는 국가 행사를

치르며 위용을 뽐내던 왕의 광장이 있다.

왕족이나 일반 귀족들과 고위 승려들은 바이욘의 아래쪽인 남부지역에 거주를 하였을 것이다.

일반 평민들은 역시 앙코르 톰 성밖에 살았을 것이다.

이때 프랑스 수도인 파리가 인구 10만여명 정도였다니.....

성벽 밖의 해자가 폭이 100m라고 하니 전쟁을 역사적 사명으로 삼은 자야바르만 7세도 방어에 신경을

많이 쓰긴 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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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곳 중심에 바이욘이 있다.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곳.... 

이 지역 사원의 구조는 중앙에 메루산이라는 성소탑과 4대륙을 의미하는 네개의 탑이 있는데 바이욘은

그 자체가 메루산이고 앙코르 톰의 네 군데로 구분한 것이 4대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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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아침에 이곳으로 왔으나 여유롭게 둘러보기 위해 먼저 자전거로 앙코르 톰 외곽을 돌고

오후 2시 50분에 이곳에 도착했다.

오후 내내 해가 넘어갈 때 까지 이곳에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톰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차량은 오른쪽으로 일방통행을 해야한다.

바이욘을 비키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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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건축 당시 54개의 탑에 각각 네개의 얼굴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36개만 남아 있단다.

그 얼굴상을 보고 "앙코르의 미소"라고 부른다.

잔잔한 얼굴에서 풍기는 은은하게 머금고 있는 미소....

부처님의 얼굴이라고도 하고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도 한다.

 

수리야바르만 2세는 자신이 세운 앙코르 왓의 부조에 자신이 존경했던 비쉬누의 얼굴에 자기의 얼굴을

슬쩍 오버 랩시켜 신격화 했다면 이곳 바이욘에는 부처의 얼굴에 자야바르만 7세는 자신의 얼굴을 넣어

부처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부처도 비쉬누의 9번째 화신이라는데 결과적으로 같은 신을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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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어느 위치에서 보나 佳人을 따라 다니며 미소짓는 모습에서 이곳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곳에 오면 4면상에 압도 당하고 얼굴에만 환호를 한다.

 

코끼리 테라스를 거쳐 바이욘 북단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는 우측으로 바이욘을 끼고 돌아야 한다.

일단 우측으로 돌아보면 그곳에 정자가 있고 커다란 부처님을 모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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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佳人은 사진 몇 장을 찍기위해 마눌님을 먼저 바이욘 동쪽 입구로 가서 기다리라고 명령(?)했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동쪽 입구에 갔더니만 !!!!!!

얼라리요? 마눌님이 없다.

입구 반대편 동문을 보아도.....

이곳 동문으로 뻗은 길에는 이 지역에서 그 흔한 개 한마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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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로 가면 바로 앙코르 톰 동문이다.

이 문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옛날에도 쓰레기나 시신들이 나가던 문이란다. 

그러니 서울에 있는 시구문 같은 역활을 하던 문으로 가는 길이다.

바이욘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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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클났다.

여기까지 와서 마눌님 잃어 버리게 생겼다.

그럼 이참에 참한 압사라나 하나 데리고 귀국해 버려?

우리 부부는 여권과 비행기표, 그리고 돈을 각각 나누어 보관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나이든 남자들이 지닌 불안감.....

버리고 갈까봐....

佳人은 온전히 귀국하고 싶었을 뿐이고....

내 여권과 비행기표는 내가 지킨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강해진다.

여기에 온 후로 바로 이 시간에 비가 세차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렸기 때문에 느낌이 온다.

급한 김에 냅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바이욘을 한바퀴 돌아 본다.

사실 마눌님을 잃어버리지는 않겠지만 우산과 비옷은 佳人의 배낭 안에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전 10분 전까지 이렇게 해가 비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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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누만 장군 부하들인 원숭이에게 물어보았다.

佳人 : "너희들 울 마눌님 보았니?"

위에 앉아 있는 원숭이들 : 모두 한 방향을 가르키며 "쪼기에 계세요~"

아래에 있는 원숭이들 : 능청을 피우며 "어디로 가셨지?" 뒤돌아보며 "너는 아니?" 

한 녀석은 아예 佳人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은 것 처럼 딴 곳을 보여 능청스럽게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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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서-남으로 한바퀴를 거의 돌 무렵 마눌님을 발견했다.

남쪽 출입구에 있는 출입표를 검사하는 청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니? 젊은 사내와 같이 있어?????

마눌님은 佳人이 오지않아 반대로 찾아 오는 중이란다.

 

벌써 비가 후둑 후둑 떨어진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바로 이 멋진 모습을 찍기위해 몇 분 더 지체했을 뿐인데....

지금은 우기가 끝나갈 시기라 바이욘의 남서쪽 모서리에는 이렇게 물이 고여 있고 그 물에 비친 바이욘의

모습도 보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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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북동쪽에서 몰려오고 아직 동남쪽은 날이 훤히 밝아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

해자에 비친 모습이 몽환적이라 佳人의 발을 꽁꽁 묶어 놓았다.

여기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주위는 이미 먹구름으로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바이욘의 얼굴상들만 태양이 비치고 있다.

잠시후에 쏟아질 폭우를 전혀 알지 못한체....  

그 바람에 마눌님을 데바타스나 락쉬미로 환생시킬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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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울 마눌님과 노닥거리던 바로 그녀석이 근무하는 남쪽 입구에는 일본에서 지원하여 5년간 안전을 위한 

보수공사를 한다는 간판이 서 있다.

그래서 그곳에다 자전거를 세웠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한 마디 했다.

佳人 : "나 들어 간데이~~ 자전거 잘 지켜라~~"

그 녀석 : @#$%& (알았쪄~~. 다녀 오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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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지붕이 있어 자전거를 세워 두어도 비 맞을 염려가 없고 그 녀석도 근무하는 의자가 그곳에

있으니 잘 지켜주리라...

한국을 좋아한다고 한국말로 인사도 하길래 사실 가져간 볼펜을 하나 주고 자전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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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세우고 들어가려는데 드디어 빗방울이 강해진다.

우선 비부터 피하고 보자.

우의를 입으면 더워서 힘들고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기란....  

동쪽 입구부터 벽의 부조를 보려다 말고 지붕이 있는 동쪽 입구의 탑문 밑에 자리를 잡고 비부터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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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가 쏟아진다.

오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가 되었다.

비는 점차 더 강하게 내린다.

우리나라에서 보듯이 집중 호우처럼 강하게 퍼 붓는다.

이미 쏟아지는 비로 시야가 흐려져 뿌엿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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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자전거를 타고 밀림속에서 비를 만나기 보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이곳에서 만나니....

쏟아지는 폭우는 바로 눈앞에 밀림의 모습도 감추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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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내내 이 시간 쯤 퍼붓는다.

유적 속에서 3일 연속으로 비 맞지 않고 절묘하게 비를 피해 보셨수?

나 피해봤수~~ 

유적에서 내리는 비를 피하며 바라보는 마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강한 빗줄기는 금방 더위를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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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탑문 밑이라고 믿지마슈~~

시간이 몇 분만 지나면 부실공사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내리는 비 보다 더 많이 흘러 내린다우~~

아마도 여러번 하도급으로 공사를 한 모양이유~~

뭐 세월의 흐름에 이곳도 어쩔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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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를 탑문 밑에서 바라본다.

이 비는 예전에도 이곳에 내렸을 것이고 오늘도 내린다.

과거의 그들도 이곳에서 내리는 비를 피하며 佳人처럼 쏟아지는 비를 바라 보았으리라....

사람만 다를 뿐 느끼는 감정은 같지 않았을까?

지금은 빗소리만 들릴 뿐 세상이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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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탑문 입구에서 떨어지는 비를 피하면서 요리조리  7-8명이 움직이며 그치기를 기다린다.

이곳에서 약 한 시간을 허비했다.

얼라리요?

그러면 중요한 유적 구경은 언제 하나????? 

내일은 우산도 없이 비 맞고 있는 바이욘의 미소라는 얼굴상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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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큰 사진은 : http://blog.daum.net/nhk2375 

오늘의 佳人 생각 : 이곳의 유적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그 뒤로는 밀림 뿐이기 때문이다.

                         바로 밀림이라는 여백에 장인의 혼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빈 손으로 태어나 빈 손으로 떠나지만

                         살아 있는 동안 손으로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4 Comments
홀로남 2009.03.02 01:16  
"버리고 갈까봐...."
여기에서 넘어 갔습니다.
이나라의 우기의 특징이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비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시간대가 매일 약간씩 늦어진다네요.
虛堂 2009.03.02 09:38  
맞아요...
비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내렸는데 매일 시간이 조금씩 늦었던것 같습니다.
그들은 비가 내릴 시간을 예측할 수도 있겠네요.

뢰글란 2009.03.02 19:29  
아랫목에 삭혀둔 감을 꺼내 먹는 기분입니다.
즐거운 맘으로 훌~딱 읽고는 혼자 감상에 젖어 봅니다.
물과 바람이 생기를 몰아가는것 처럼 시간 그 어딘가에는 생기가 뭉쳐 있겠지요?
미리 표현하신 악보의 쉼표처럼 어딜가든 마냥 갈수도 머물수도 없는 것이
순리인가 봅니다.
제가 돌아 볼때도 비를 간간히 볼수 있으면 좋을 텐데...
虛堂 2009.03.02 23:48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도 쉼터가 있지요....
뢰글란님이 그곳에 가실때 비가 내린다면 잠시 쉬어 가시란 뜻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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