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의 나라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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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의 나라 캄보디아

동동이 5 4280

저희는 캄보디아 씨엡립에 8월 19일 저녁부터 8월 21일 오후까지 짧게 머물렀습니다. 베트남을 주된 여행지로 선택한 후 기왕이면 주변국도 한 군데 정도 더 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캄보디아행 항공권을 add-on해서 일정을 잡았었구요. 별 기대 없이 들렀던 캄보디아가 여행이 끝난 지금 이렇게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길 줄은 처음에는 상상도 못했었답니다.
여행정보를 간략하게 소개해드릴게요. 참고로 저희는 무계획에 설렁 설렁 게으른 배낭여행객들이었다는 걸 참고해주세요. 여기저기서 부지런히 다양한 자료를 모으신 분들이 이 글을 본다면 아마 실망하실 것 같아요. 저희처럼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짧게 캄보디아에 들릴 분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9일 저녁 공항에 도착해서 20달러를 내고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이때 여권 사진 1장이 필요한데요 캐리어에 사진을 넣고 짐을 수하물로 보내버리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답니다. 같이 간 일행이 이랬는데요, ^^;; 다행히 직원 중 한 분이 괜챦다고 말해주며 비자 발급을 선선히 해주었답니다. 비자 발급을 해주는 직원분들이 웃는 얼굴로 악수까지 청하는 바람에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졌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상황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기내에 사진 1장 꼭 가지고 타시기 바랍니다.
공항 출구로 나오니 오른쪽에 택시 회사 직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타마트까지 7달러라는 걸 확인하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완전 친절한거예요. 여기 저기 건물도 설명해주고 이런 저런 간단한 인사말도 건네면서... 하노이에서도 택시를 2번 탔었는데 그때랑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제가 너무 친절하시다고 막 칭찬까지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센트럴 마켓까지 왔는데요, 갑자기 아저씨가 숙소를 정했냐고 묻는 겁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아직 안 잡았고 게스트 하우스로 갈거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를 어떤 숙소 앞으로 데려가는 겁니다. 여기가 게스트 하우스보다 훨씬 시설도 좋고 쾌적하다면서 은근 슬쩍 강요를 하길래 살짝 마음이 흔들렸지만 왠지 불쾌한 기분도 들길래 끝까지 거절했습니다. 사실 조금 떨리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기사 아저씨가 이번에는 내일 왕코르왓 하루 투어 운전을 자기가 30달러에 해주겠다며 예약하겠냐고 계속 묻는 겁니다. 이것까지 단호하게 거절하는 건 조금 그래서 우선 연락처만 받고 스타마트 앞에서 내렸습니다.
이때부터 수많은 툭툭 기사들이 우리에게 타라고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여행기에서 몇 번 보았던 롱라이브 게스트 하우스가 보이길래 서둘러 들어갔습니다. 에어컨에 뜨거운 물이 나오는 트윈룸이 1박에 12달러이고 방을 보니 괜챦아 보여 이틀을 여기에서 묵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말고도 한국 사람들이 몇 명 더 머물고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직원이랑 영어도 통하고 깨끗해 보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툭툭을 타고 (1인당 1달러) 센트럴 마켓으로 간 후 맞은편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이것 저것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캄보디아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게 직원분이 영어로 메뉴를 하나 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구요. 옆 쪽 마사지샵에서 발맛사지를 받았는데 직원들이 열심히는 해주었으나 이건 음... 좀 별로였습니다. 권하고 싶지 않아요. 마지막날 올드마켓에서 타이마사지를 받았는데 차라리 이게 약간 낫긴 했습니다.
둘째 날은 숙소에서 1.5달러짜리 조식을 먹은 후 예약한 택시를 타고 바이욘 사원, 앙코르툼, 앙코르왓, 프놈바켄을 하루 동안 돌아보았습니다. 가격은 25달러였구요, 기사 아저씨 이름은 "티"였습니다. 처음에는 점심 식사를 숙소나 시내 쪽으로 나와서 먹으려 하였는데 하루짜리 투어이니 시간이 부족할거라는 기사 아저씨 말에 따라 앙코르 왓 입구 쪽의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사원쪽 식당 음식이 비싸고 별로라는 글을 많이 보았는데 저희는 만족했습니다. 음식도 맛있었고 앉아서 좀 더 오래 쉴 수도 있어서 좋았거든요. (저흰 많이 게으른 편이라서...) 친절하고 매너 좋은 "티"아저씨는 저희랑 좀 더 이야기를 주고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나 안타깝게도 저희 영어 실력이 너무 짧은 지라... 간단한 말만 더듬 더듬 주고 받는 수준이었답니다.
일본어, 불어, 영어를 구사하는 안내 가이드들이 있었는데요, 한국어 가이드는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배낭족들도 많이 있었는데 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가이드가 없는지 궁금했고 지금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추측컨데 우리 나라는 대형 패키지 형태의 관광이 많은지라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을 다 하니 현지 가이드가 굳이 한국어를 배울 필요가 별로 없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다만 현지 가이드가 규정상 따라 다녀야 하니 함께 패키지 관광객들과 다니기는 하나 그냥 할 일 없이 뒤를 쫒아다니기만 하더라구요. 영어 실력이 좀 더 있었으면 영어 가이드와 함께 했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가이드북을 보면서 지나다니는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도 조금 들으며 그렇게 구경했습니다. 일몰을 보러 프놈바켄으로 올라갔으나 안타깝게도 구름이 많이 끼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 서둘러 내려왔습니다. 저녁은 스타마켓에서 핫도그랑 컵라면으로 때웠구요. "티"아저씨가 압사라 댄스, 다음날 톤레삽 호수 관광 등을 할거냐고 물어봤으나 너무 피곤해서 못하겠다고 거절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툭툭을 타고 올드마켓으로 가서 늦은 아침을 먹은 후 아버지께 선물할 조각상을 15달러에 샀습니다. (35달러에서 깎았는데요, 12~3달러에도 살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한참 돌아다니니 더무 덥고 힘들어 "레드 피아노"에 들어가 음료를 마시며 쉬다가 옆의 마사지샾에서 타이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어제 예약했던 "티"아저씨 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갔습니다. 역시 요금은 7달러.
너무 짧고 건성으로 둘러 본 캄보디아여서 더 이상 아는 것도 할 말도 없지만 눈만 마주치면 미소가 돌아오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매력에 푹 빠진 3일이었습니다. 너무나 친절하고 선해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며 저희 얼굴에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가 운이 좋았던 것도 있겠지요. 좋은 사람들만 만났던 캄보디아. 미소의 나라 캄보디아. 짧은 일정은 저희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고 또 진한 여운과 함께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후 여행지였던 호치민에서 힘들고 불쾌한 일들을 수차례 경험하게 되었고 그 때마다 어김 없이 평화롭고 여유로웠던 캄보디아가 생각났습니다. 호치민이나 호치민 사람들이 나쁜 게 아니라 단지 저희가 그 곳에서 운이 안 좋았던 것 뿐이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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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는 수압이 낮고 조명이 어둡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저희에게는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지만요... 그 외에도 제가 언급했던 가게나 관광지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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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합니다.
역시나 정보 부족으로 인해 잘 몰랐던 부분이 있었군요. 한국어 가이드가 있었다니... 진작에 알았다면 하루 가이드를 부탁했을텐데요. 그날 한국인 배낭족들이 많았는데 영어 가이드랑 다니거나 보통 그냥 다니거나 하길래 아예 없는 줄 알았답니다.
참, 캄보디아 사람들 정말 한국말 1~2 단어 정도 잘 말하던데요? 거기 있다 베트남가니 좀 답답하기도 했지요. 시장에 가도 숫자나 가격은 다 한국말로 하구요. 앙코르왓 입장할 때 직원들은 꼭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예뻐요"라고 해주고요, 호객행위하는 꼬맹이들은 또 어찌나 "언니,언니"하던지. ㅋㅋ

5 Comments
속초두더지 2008.08.26 01:09  
  압사라 댄스 괜찮은데여...캄보디아 다시가면 식사하면서 다시 보구싶네여..남자주인공이 춤도 잘추고 재미있게 생김..ㅋㅋ
영타기 2008.08.27 00:58  
  한국어 구사할수있는 가이드들 많아요~^^ 
여행기 잘읽었습니닷~^^
리틀한비야 2008.08.27 09:44  
  애들도언니 이뻐. 이거사. 이런소리잘해여 ㅋㅋ
sch 2008.09.05 23:44  
  좋은 여행기네요...

근데요  아쉬움이있다면 요.. 

태클은 아니지만 .. 

글 쓰실때요 . 띠어 쓰기 좀  ..^^

저의 눈알의 압박이..ㅋㅋ
목련향 2008.09.06 13:50  
  개인적인 의견과 상세한 여행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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