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 12일의 여행-10
너무 오랜만에 간단히 술을 먹어서인지, 아님 일찍 잠을 자서인지
눈을 떠보니 오전 6시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며 "이제는 나이도 먹었는데.. 술을 줄이긴 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한다.
오늘은 진짜 휴양의 시간이다.
애들은 아직 잠자리에 있는 관계로 혼자서 식당으로 간다.
아주 가벼운 아침을 먹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으로 갔다.
우리는 해변에 가면 물에 들어가서 노는걸로만 아는데 이곳에 온 외국인들은 선탠이
우선이다.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보기로 마음을 먹은지라 시엠립에서 받은 책을 들고 비치의자에
몸을 맡겼다.
왜 이리도 비키니만을 고집하는 언니가 많은지..
"아~~ 이게 진정한 자유구나"라는 마음을 먹고 느긋하게 있는데
헉!! 바로 옆에 누워있던 이쁜 서양언니가 뒤집더니 비키니의 상의를 풀어버린다.
가슴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눈을 어디에 둘지를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휴양이 아닌 수양이다.
앙코르유적지의 책을 보고 있노라니 지난 며칠간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머리에 정리가
된다.
"과연 언제쯤 다시 올 수 있을까??"
스스로 나에게 약속을 한다.
"2008년 상반기에 꼭 한번 오리라"라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느긋히 바다와 책을 보는데......짜~~~~안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국말.
"한국분이시죠?"
"예 그렀습니다만??"
"부탁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아니 언제 봤다고 부턱을....
"푸켓에서 직업을 구하려고 왔는데요..지갑을 분실해서..."
아~~ 말로만 들었던 한국인의 구걸행각.(일종의 사기극)
이럴땐 무식하게 과감한게 약이다.
"사정은 알겠지만 저희도 여행경비가 워낙 빠듯해서 도와 드릴 수가 없네요.
미안합니다"
(따식! 빌리려면 쥔장한테 빌리지...)
슬슬 애들을 깨우려 가는데 우리 공주님들이 나를 찾느라 헤메고 있다.
"어디 계셨어요?? 아빠!! 배고프당~~"
나이를 먹어도 애들은 애다.
물장난도 치면서 잘들 논다.(흐미~ 누가 저놈을 25살로 볼지...쩝!!)
손을 잡고 바다로 들어가니 자기 가슴밖에 안들어갔건만 살려달라고 난리다.
진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멋진 자유를 만끽하는듯 하다.
땀나게 선탠을 하고 질리게 쉬고..그런데 슬슬 지겹다.
유럽애들은 진득하게 있건만 왜 나는 지루하지??
애들도 슬슬 따분한지 올라가잔다.
한시간정도를 자고 나와보니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이 보인다.
애들을 깨워서 저녁을 먹으러 간다.
어제 부탁한 게요리와 새우요리.
게요리는 맛은 있는데 까먹기가 힘이 든다.
새우는 생각보다 알도 실하고 맛이 있다. (담에 오면 새우만 시켜야지..)
역시 반주는 앙코르맥주.
이곳도 크리스마스기간인지 나무에 장식을 했다.(아쉽게도 CD에 가겨왔는데 안나온다)
오늘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지난 열흘을 생각해본다.
자유를 가지려면 노력을 하자.
"그래! 6개월 고생하고 15일을 쉬자"
잘자요~~ 나의 사랑스런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