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 12일의 여행-7 (시엠립이여~ 안녕~)
드디어 시엠립과도 이별의 시간이 왔다.
언제 또 오게 될런지...
다시 온다면 이번에 확실하게 돌아 보리라...
아침에 핼쓱해진 막내가 방문을 두드린다.
"아빠 언제 출발해요??"
덜컹 겁이났다.
"아직도 아프니? 힘들면 지금이라도 한국으로 가자"
"아냐 아빠 프놈펜까지 일단 가요"
"그래 12시 30분 버스니까 더 자라"
"넹"
일단 말은 했지만 마음은 뒤숭숭하다.
그냥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갈까?
나야 또 올 수 있지만 이쁜공주들은 언제 또 올까?
그나마 프놈펜까지 6시간을 잘 수 있으니 프놈펜까지는 가기로 결정을 했다.
12시 반 버스는 호텔로 픽업을 안하다고 하기에 11시반에 애들을 깨워서 check out을 하고 차량을 수배하는 중에 의동생인 리호가 툭툭이를 가지고 왔다.
툭툭에 가방만 3개,기타 가방이 무려 5개에 사람 세명이 타니 미안해진다.
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해서 돈을 주니 이넘 되려 화를 낸다.
가족끼리는 돈을 안받는단다.
암튼고마운 동생넘이다.
진한 포옹으로 이별을 했다.
버스를 타니 슬슬 걱정이 앞선다.
예전에는 5시간이면 충분했었는데 6시간이라니...
그나마 프놈펜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왜 이제야 전화를 하냐며 픽업을 나온다고 해서 다행이다.
출발을 하자마자 애들은 잠을 잔다.
"그래 자라 그래야 버틴다."
정확히 세시간을 가니 중간 휴게소에 차를 세운다.
이쁜 공주들이 아침도 안먹었기에 내려서 음료수와 파인애플, 그리고 만두를 샀다.
그나마 아팠던 막둥이가 조금은 풀린듯 만두를 먹는다.
"휴~~ 그나마 다행이다. 천천히 먹구 약먹자"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 생애에 이런 지평선을 본다는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를..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민주화를 후퇴시킨 박통은 밉지만 경제화를 이룬 박통은 고맙다고..."
나역시 이말에 공감을 한다.
한때는 우리보다 부유했던 캄보디아가 지도자 한명 때문에 이렇게 되다니....
프놈펜의 일본다리를 건너니 퇴근시간인지라 길이 엄청 막힌다.
그래서 정확하게 6시간만에 도착을 했다.
강면의 메콩버스터미널에는 수많은 툭툭이 기사들이 호객을 한다.
그런데 기다린다던 친구넘이 안보인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전화를 부탁하니 너무나 친절하게 도와준다.
전화통화를 하니 금방 온다고 하더니 진짜 1분도 안되서 만났다.
내일 시아눅빌로 간다고 하니까 완전히 미친넘 취급을 한다.
"야!! 애들을 잡으려 하냐?"
"여행이 아니고 애들을 군대훈련 시키냐?"
"니가 아빠냐?"
오만가지 말로 날 죽인다.
그러자 애들도 같이 성토를 한다.
"아저씨..ㅜㅜ 아빠가 우리를 죽이려 해요. 살려 주세요"
"에고에고 내가 나쁜넘이다. 미안하다."
결국 프놈펜에서 2박을 하기로 하고 부탁했던 호텔로 갔다.
친구넘이 여행사를 하는 덕에 25$정도로 부탁을 했는데 의외로 깨끗한 호텔로 우리를 안내한다.
(지송!! 호텔명은 기억이 안남)
그래도 친구가 왔다고 애들을 데리고 함께 저녁을 산다고 한다.(기특한 넘)
중국식 시푸드집인데 역시 기억이 안난다.
자기 마눌님도 부르고 해서 5명이 신나게 먹었다.
그나마 아프던 막내도 제법 먹는다.(휴~~다헹이네)
먹을만큼 먹구나서 친구넘이 자기 마눌(친구마눌이자 내친구)한테 내 핑계를 대고 술먹는다며
허락을 받고 애들은 호텔에 내려 주니까 요놈들 하는 말이 걸작이다.
"아빠~ 조금만 드시고 잠은 호텔로 와서 꼭 주무세요...(무슨 뜻이지???}"
차는 마눌님이 가져가서 툭툭이로 소냐 가라오케로 달렸다.
(중략)
오늘도 역시 몇시에 들어 온지가 기억이 안난다.
아~~ 나이때문인지 몸이 말을 안듣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