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인상기 2006] 05 - 웬쑤는 외나무다리에서, 거얼싼님 이세요?
시암인상기(Impressions of Siam) 2006
NO.05 - 웬쑤는 외나무다리에서, 거얼싼님 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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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두기
이 글은 올해 (2006 년) 우기가 영글어 갈 때
처음 가 본 앙코르유적과 오랜만에 다시 찾은 태국을
돌고 난 뒤 1 %의 사실과 99 %의 인상으로
얼버무린 조각들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음에 새겨진 이미지들이 더욱 돋보이게 새겨지거나
전문가가 아닌 나그네의 깊지 못한 생각으로
잘못도 있으려니 여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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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일정
방콕의 모칫마이(03:30) -> 아란(07:00)
I.
가이드북에서 웬수같은 게 바로.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다,
여자 혼자 가기에는 조금 외진 편이다.
취향에 따라 평가가 틀려질 수 있다,
다소 지저분한 편이다.
왜 이렇게 쓸 수 없단 말인가?
그냥 2 KM 정도의 거리다,
한국의 여인숙보다도 못 하다 등등같이.
II.
새벽 두 시 반에
깨어 있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는 데.
터미널 바닥에는
거의 난민수용소처럼 쓰러져 자는 사람들뿐.
30 번 창구는 열리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그 앞에 사람도 가방줄도 음따.
저 안 쪽에 보이는 편의점 불빛을 따라
마실 물과 주점부리라도 사두자라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난처한 분위기를 벗어나고픈 생각일지도.
III.
새벽임에도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너무나 시원한 바람 하나만으로 작은 위안이.
냉장고를 살펴 보니 사진으로만 보던
그 큼직하게 생긴 달기만 하다던 요구르트도 보이니.
오랜만에 보는 모습에 이것저것
물건마다 눈길을 빼앗겨 보내고 있는 데.
어디서 한국말이 사이사이 들려오니
아니 반가울 수가 음따.
IV.
얼른 다가가서 물어보니
둘이 고등친구로 함께 앙코르로 간단다.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서로 이야기중에
거얼싼님이세요? 저, XXX예요.
길동무 찾느라고 처음 전화하다가는
서로 그냥 따로 가기로 했었는 데.
이렇게 웬쑤를
모칫에서 맞닥뜨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유.
세 시도 가까워지니
어서 나가 아란행 창구앞에 줄을 서자고 나선다.
V.
이제 30 번 창구도 열리는 거 같고
그 앞에 가방줄도 생기고 사람들도 보인다.
207 바트를 주고 표를 받으니
물만 주지, 다른 먹거리는 안 주나 보다.
셋이서 표를 사서 승차장으로 나와
수다를 늘어놓고 있는 데.
어느 뇨자 분이 다가와 묻는다
- 한국분이세요?
이 분도 조금 뒤에 알고 보니
- 길동무 하자고 하다가 그냥 서로 떠났던.
이렇게 해서 한 새벽에
웬쑤들 넷이 함께 아란행 뻐어쑤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