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내게 준 선물 - 9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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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내게 준 선물 - 9탄

이리니 1 3159

9>3월 22일(목) 오전 6시
비내리는 쌀쌀한 나짱 야간버스에서 내리며


언젠가 도버해협을 가장 빨리 건너는 방법을 공모한 적이 있는데 1등을 한 대답이 ‘좋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었단다. 역시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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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길은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가는 사적인 여행이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가는 업무상(?) 이라 우리팀이 누구이냐가 신경쓰였던게 사실이다. 우리 4기는 이제까지 서바이벌 팀중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최고의 팀워크가 아닐까 자부한다. 그런데 자부하던 이 팀워크가 지난 밤부터 조금씩 삐걱거린다. 정확히 말하면 조금씩 몸이 지쳐가던 내가 신경질을 부렸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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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메콩델타 투어에서 돌아오면서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호치민으로 들어왔을때에는 이미 스콜이 내리는 듯 빗줄기가 거세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많은 짐을 들어야했던 남자 직원들은 아마 더 지쳤겠지. 나중에 안 일이지만 숙소에서 헤어져 들어가면 밤마다 자기들끼리 나가서 한잔 했다고 한다. 그러니 얼마나 더 피곤했을까. 조금 더 일찍 눈치챘다면 더욱 일찍 헤어져 주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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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비까지 거세게 내리면서 또다시 힘든 강행군을 해야한다는게 사실 나역시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힘들게 나짱에서 오는 비행기표 예약한것도 아깝고(환불도 안될텐데..)버스티켓도 그렇다. 그리고 다시 오기 힘들꺼라는 생각도 한몫한다. 또 지금 당장 뚜렷이 뭐 할게 있는것도 아니다. 단지 이 비를 뚫고(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달고쓰고 향기로운 커피한잔과 함께 그냥 쉬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데)10시간 야간버스를 타고 가려니 왠지 서글프다는 것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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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우리 그냥 여기서 있으면 안돼요?’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직원에게 스스로에게 나는 짜증을 어쩌질 못해 괜히 엉뚱한 사람에게 신경질을 부린다. ‘아니, 간다고 했으면 가야죠. 그러면 미리 이야기를 하던가.. 딴거 할게 있는것도 아니잖아요.’


사실은 약해지는 내 마음에게 하는 소린데 말이 그렇게 나왔다. 마음이 편하질 않다. 미안하다. 그런데 말은 이미 내뱉었고, 분위기는 바깥 어둠만큼이나 싸하다. 비가 갑자기 많이 내려서인지 우리가 있는가게를 비롯해 주위가 온통 새까맣다. 이곳에 와서 처음보는 정전이다.


다리가 아프다. 잔뜩 쪼그리고 앉아 가려니 더하다. 사람들은 멀미를 하는지(하긴 벌써 몇시간째 버스안에 있는지 모르겠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밖에는 여전히 비바람이 약하게 부는지 창가에 빗방울이 도로록 떨어진다.


‘저.. 오늘 투어 안가고 그냥 해변가에서 쉬다가 온천만 가면 안될까요?’ 또다시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직원. 자기주장 잘 못하는 그 직원이 이렇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망설였을까.


그러나 나도 지금 심신이 엉망이다. 버스에서 구겨진채로 있다 지친몸을 꺼낸 나는 이제 스스로가 컨트롤이 안된다. ‘쉬고 싶으면 쉬어요. 나는 투어 갈테니까. 혼자서라도 갈께요. 그거 안갈려면 도대체 여기 왜 왔겠어요. 10시간이나 타고 왔는데.’ 자꾸만 못되게 말이 나간다. 어른 답지 못하다. 성숙한 사람으로서 태도가 아니다. 이유라도 들어봐야는데..

이런 모양은 아닌데.. 스스로를 다잡기도 벅찬데 딱 하루뿐인 나짱 일정을 바꾸자는 직원이 못마땅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그 직원은 안가고 싶을 수도 있는데... 그럴 수도 있는데... 속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뾰족하게 심통을 부린다. 일정은 우리 모두가 짜는건데.. 보다못한 선배가 눈치를 주는데도 어느새 나는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말하는 철없는 떼쟁이 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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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까페앞에 나짱행 버스는 정차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렸건만 약하게 비가 내리며 새벽공기는 쌀쌀하기만 하다. 우리팀의 분위기도 이 공기만큼이나 싸늘하다.


<여행일정> 3월 21일(수) 여행 5일차

06:00 기상, 짐점검

08:00 아침식사 완료(반미 바게뜨, 과일쥬스 한잔씩)
씬까페 앞에 있는 까페 신또에서 구입
바게뜨는 5-7,000동, 과일쥬스는 각 5,000동씩
토마토, 사과, 망고, 바나나, 수박 종류별로 구입

08:10 메콩델타 투어 출발(고기만두 2개 구입.. 몽고에서는 쌈싸라
는 이름으로 불리나 이곳에서는 모름. 개당 5,000동)
아참.. 찹쌀밥 찐거(이름 벌써 잊음) 1개 2,000동에 구입.
맛남


18:00 코코넛 섬, 드래곤 섬, 사과 섬, 맹글로브 섬 등등 투어
(오늘은 메콩델타 투어. 정확히 말하면 미토투어)
그러나 역시 내겐 별루 맞지 않은 투어들.. 내내 끌려 다니
는 느낌..)
점심, 과일, 꿀차 등등도 먹고 코코넛 캔디 수작업 하는곳
도 감(재래식 호박엿 만드는 분위기) 투어회사마다 가는
캔디 작업장이 다른듯.. 괜히 다른곳 기웃거리다가 가이드
가 얼른 데리고 감


20: 15 투어 돌아와서 사이버 까페에서(1번 사진이 그곳임)저
녁식사. 코코넛 아이스크림(40,000동)이 특히 맛있었
음. 코코넛에 담겨져서 나와 코코넛 속살을 함께 먹는 재
미도 쏠쏠.. 정전


20:30 나짱행 야간버스 출발(5분전에 출발함)
씬까페에서 표를 구입해서(1인 80,000동) 그곳 앞에서
탑승함


21:30 휴게소에서 20분 쉬어감


3월 22일 06시 나짱 씬까페 앞에 도착


*직원들에게 사전 양해를 구하지도 못하고 직원 사진 올렸음
(사후 양해를 며칠전에 구함 ^^)


*곧 여행기가 마무리되어 갈듯 하네요.. 이번주내로 끝내야지..

1 Comments
강남 2007.04.16 13:20  
  여러분이 뭉치고 심신이 지치면 의견 조율이
잘되지않고 짜증스러운 일들이 겹치죠?!!
하지만 슬기롭게 극복 하신 것같습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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